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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억 팀장

신드롬은 획일화된 시장의 ‘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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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드롬(syndrome)이라는 단어가 있다.

원래 의학용어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다양한 문화현상 등에 쓰인다. 피터팬 신드롬은 성년이 된 이후에도 성장하지 않는 어른들을, 슈퍼우먼 신드롬은 모든 일을 다 잘해내려고 하는 여성들을 지칭한다. 최근 그 열풍이 거센 아이돌에 이 단어를 결합해 ‘강다니엘 신드롬’이라고 쓰기도 한다. 문화에서는 주로 긍정적인 강세를 나타내지만 사실 이 단어는 병적 징후를 일컫는다.

이번 겨울 ‘롱패딩’, ‘벤치다운’ 광풍이 불고 있다. 아웃도어 스포츠 업계에선 행복한 비명을, 부모에게는 그만큼의 짐이 더해졌다. 아웃도어가 다가왔을 때도 얼마 전 골프가 시작되었을 때도 태풍처럼 다가왔고, 래쉬가드도 롱패딩도 그러했다.

패션시장이 모멘텀을 가지고 활성화된다는 것은 업계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일이고 기회의 시장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패션의 다양화와 깊이보다 모두가 입어서 나도 입어야 하는 획일화가 반복되는 것은 분명 마이너스일 것이다.

여러 번 언급했지만 브랜드라는 것은 차별화의 낙인이다. 한 조닝에서 어떤 브랜드가 태어나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겪게 되는 일련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그 브랜드가 가져야 할 분명한 아이덴티티가 있어야 하고 아이템이 있어야 한다.

트렌드와 시장 이해력은 필요하지만, 그 브랜드만의 것이 없으면 사전적 의미에서 ‘브랜드’라고 할 수 없다. 그냥 의류를 제조하는 생산자라고 보는 것이 맞다.

다음 시즌에 뜰 아이템이 무엇일까 라고 분석도 해야겠지만 우리 브랜드가 롱런으로 밀 아이템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 특정 아이템에서 TOM(Top Of Mind)을 갖고 가는 것이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확보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것이다.

그런데 국내 업계는 언제부턴가 ‘브랜드’를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계산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의 지향점을 무시한 채 무작정 유행을 따라가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다.

애시 당초 지향점을 설정하지 고민조차 하지 않는 곳들도 물로 있겠지만 오랫동안 지속가능하기를 원한다면 남들과 다른 정체성, 그 정체성을 대표하는 뾰족한 아이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 모든 일들은 글로벌화가 시작된 이후부터 국내 업계가 상품 ‘외적인’ 것들의 혁신에만 매달려 온 결과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유니클로나 자라처럼 공정과 운영 상의 혁신을 제대로 이루지도 못한 채 어정쩡한 상태로 유행과 볼륨에 매몰된 시간의 결과인 것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나 국내에서나 성공한 사례들의 공통점은 ‘상품’에 있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명품이나 하이엔드가 아니더라도 상품 자체에 대한 진정성이라는 브랜드 철학으로 성공하는 브랜드는 시대를 막론하고 언제나 출현해 왔다.

획일화 신드롬은 우리 삶에서부터 패션까지 다양하게 사회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경쟁력은 점점 없어지고 모두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행복을 꿈꾼다.

다양성과 규모의 경제를 동시에 획득하기 어려운 내수 시장의 좁은 한계를 더 이상 탓하는 것도 이제는 멈춰야 한다. 클릭 한번으로 유럽의 상품이 배달되는 시대이고, 온라인 플랫폼이 해외 바이어가 찾는 쇼룸을 대신하는 시대다. 준비된 사람들에겐 글로벌 시장이 말 그대로 활짝 열려 있는 것이다. 신드롬은 기회가 아니라 병이다.

/다이나핏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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