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배너 이미지

초/경/쟁/시/대
“다르게 행동하고 잘 하는 분야 찾아라”

발행 2016년 06월 27일

임경량기자 , lkr@apparelnews.co.kr

저가 신사복, 자체 브랜드(PB), 아울렛, 전문점, SPA 등이 인기를 끄는 저금리, 저물가, 저성장 기조의 국내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소비 패턴부터 90년대 일본과 겹치는 모습들이 대거 발견된다. 버블 붕괴 직후 20년간 일본의 히트상품 목록을 보면 장기불황으로 인한 저가 제품 선호 현상이 뚜렷이 나타난다.

 

일본을 대표하는 SPA인 유니클로와 생활용품 브랜드인 무인양품이 일본 디플레이션을 발판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소득 수준이 높은 소비자에게 더 비싸게 상품을 팔거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많은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거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어중간한 품질과 가격, 철학의 브랜드들은 급격히 설 곳을 잃어갔다. 경쟁자가 극단적으로 많아지는 초경쟁(hypercompetition)단계로 진입하면서 소비자의 주목을 받기가 점점 어렵기 때문이다. 다소 과장된 표현일수도 있지만 국내 남성복 시장의 환경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중간 영역 시장이 공존해 2등이나, 3등까지도 사이좋게 생존할 수 있었다면 이제 중간에 위치하면 점차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일본과 조금 더 비교해 보자.


버블 붕괴 이후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나 소자녀화 등으로 남성복 시장의 환경은 더 어려워졌고 사업 전략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거셌다.


매스밸류를 포함, 고급 남성복 시장에서는 빔즈나 쉽스, 유나이티드애로우즈 등이 편집숍으로 세를 확장 했고, 알프레도 던힐, 에르메네질도 제냐, 폴스미스 등 해외 브랜드는 더욱 튼튼하게 자리 잡게 됐다. 어정쩡한 위치의 자국 디자이너와 캐릭터 브랜드가 사라진 것도 이때다.


또 신사복 전문 기업 아오야마, 아오키가 새롭게 등장한다. 이들 두 기업은 슈트 한 벌의 최저 가격을 우리 돈으로 10만원부터 시작했다. 90년대 후발 경쟁 브랜드가 관련 시장에 뛰어 들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할 만큼 진입 장벽을 높이 쳤다.


아오야마의 ‘더 수트 컴퍼니’라는 브랜드는 가격 1만9천엔, 2만9천엔, 3만9천엔, 스타일은 베이직, 뉴베이직, 트렌드 3가지로, 슈트 판매량 분야에서 전 세계 1위다.


아오키도 젊은 샐러리맨를 겨냥한 물 세탁이 가능한 슈트 시장에서 독점적인 1위를 유지하며 지난 봄, 여름 시즌 10만 벌을 판매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오키는 최근 싼 가격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캐치프레이즈에서 물 세탁이 가능한 양복의 보급화로 바꿨다. 가격만이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슈트는 물론, 셔츠, 넥타이, 여성 슈트 등 다양한 라인을 보충하며 올해는 지난해 4배에 달하는 제품을 ‘물 세탁 용’으로 내놨다.


한쪽에서는 한 벌에 10만원하는 신사복이 등장하는가 하면 이와 달리, 다른 한쪽에서는 한 벌에 200만 원대 신사복이 등장하고, 300만 원짜리 점퍼에, 수입산 의류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불황이 오래 지속되면 무분별한 고객 확보와 유지보다는 ‘선택’과 ‘집중’ 현상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도 비싸든 싸든 위축된 소비 심리와 까다로운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소위 ‘팔릴 물건’을 만들어 낸 브랜드만 살아남았다.


신광철 크레송 상무는 “우월한 위치에서 현실에 안주하면 바로 나락으로 빠지게 되는 것이 요즘 업계의 현실”이라며“반대로 위기의식과 절박함으로 새로운 도전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것도 초경쟁 시대의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격으로 극단적으로 양분된 일본 시장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경쟁사와 다른 행동을 하고 잘하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큰 목표를 세우고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할 때”라고 부연했다.


국내 유통 업계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내 1등 백화점 롯데쇼핑이 다가올 브랜드 MD 개편 기간, 어정쩡한 브랜드는 퇴출시키겠다고 경고 했다.

 

브랜드 풀(Pool)이 넘쳐나지 않는 현 시절에 비춰보면 특단에 가깝다.


반면 새로운 구조를 띈 브랜드와 상품 하나하나에 가치를 둔 리테일 콘텐츠 등 후보군도 다양해졌다.


그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던 기업들도 변화를 시도 하고 있는데,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브랜드가 오히려 남성복 마켓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유통업계의 진단 때문이다.


“내셔널 브랜드가 고사 직전인데 말도 안 된다”는 여론 속에 찬성과 반대 측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거듭하고 있는 사이 일부에서는 격차를 낼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 등에 뛰어 들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캠브리지멤버스’는 늦어도 올 하반기부터 온라인에서 소비자의 맞춤 슈트 제작을 의뢰 받는 출장 서비스를 준비 하고 있다.


‘캠브리지멤버스’는 그룹 IT분야 계열사인 코오롱베니트와 관련 온라인 솔루션과 플랫폼 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된 단계다. 
그 동안 삼성물산, LF, 코오롱은 신사복 시장을 놓고 치열한 3자 경쟁 구도를 끌고 왔지만 이들 역시 변화에 나서고 있는 것.


현재 삼성물산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LF의 차별화 서비스가 신사복 시장에 새로운 판도 변화를 이룰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브랜드가 동시에 내건 1차 소비자는 30대 젊은 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험을 넘어 직관적으로 소비자와 소통 하는 것이 관건인 시대”라며 초 틈새를 공략하고 있는 업체들의 선전이 기대 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카카오톡 채널 추가하기 버튼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지면 뉴스 보기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