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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유통 PB 프랜차이즈화 한다
매각 ‘티니위니’ 패션 전체 이익의 절반

발행 2016년 09월 13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이 패션 사업 핵심 브랜드인 ‘티니위니’의 글로벌 사업권 매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티니위니’는 패션 부문의 매출 약 10%,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중에서도 핵심이다. 지난해 중국에서만 매출 4218억원, 영업이익 1120억원을 올렸다. 이랜드그룹의 패션 부문 전체 매출은 5조297억원(작년 기준), 영업이익은 2235억원이다. 사실상 패션 전체 이익의 절반이 ‘티니위니’에서 나왔다.

재무구조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해 뼈를 깎는 아픔으로 ‘티니위니’를 팔기는 했지만 이에 따른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그룹이 현재 주력하고 있는 SPA 사업은 수익을 내기까지 오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티니위니’의 공백을 메울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이랜드 측은 ‘티니위니’ 외에도 중국에서 매출 1천억원 이상의 브랜드가 7개나 있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포스트 ‘티니위니’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2~4선 도시로 유통망을 넓히고 온라인 비즈니스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미 글로벌 브랜드들이 대거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이랜드의 의지대로 그림이 그려질지는 미지수다.

이랜드는 또 유통 PB의 프랜차이즈화를 검토 중이다. 테레지아, 오스본, 멜본, 엠아이수트 등 이랜드리테일 내에 자체 브랜드를 로드숍으로 진출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의 PB(Private Brand)는 30여개에 달한다.

이랜드는 몇 해 전 패션 사업의 방향을 ‘SPA’로 잡으면서 쉐인진, 브렌따노 등 브랜드 사업을 상당수 정리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사업도 대폭 축소됐다.

대신 직영 체제 중심으로 SPA 사업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지금까지 순수 개발된 SPA만 6개에 매장 수는 250여개(국내외 포함)에 달한다.

하지만 SPA 사업은 부동산 투자가 필요하고 대부분 직영 체제라는 점에서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수익을 내기까지도 장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패션 사업의 핵심인 ‘티니위니’가 빠진 상황에 SPA 사업에만 몰두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만은 않은 길이 될 공산이 크다. 대형 유통몰과 온라인 시장의 확대로 로드숍이 많이 무너져 내린 상황에서, 과거와 같이 프랜차이즈를 통한 성공이 가능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랜드는 왜‘ 톱’브 랜드 매각을 선택 했나

 

신용등급 강등 … 재무 구조 개선 최우선 과제로 떠올라
킴스클럽 매각 불발되며‘ 티니위니’매 각 고육지책 선택
급한 불 껐지만‘ 패션 영업이익 절반’공 백 숙제로 남아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은 지난 1일 중국 패션기업 브이그라스(V-GRASS) 측에 ‘티니위니’ 중국 사업권과 14개국 상표권 매각에 대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금액은 59억 위안(한화 약 1조원).

당초 중국 사업권만 1조원 이상에 팔겠다는 의지와 달리 최종계약에는 글로벌 상표권이 포함됐다.


이규진 M&A 총괄 상무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브이그라스 측에서 향후 글로벌 사업까지 영위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이랜드그룹이 그간 추구해 온 방식과 큰 차이를 보인다. 글로벌 상표권을 샀으면 샀지 자체 브랜드의 글로벌 상표권을 매각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티니위니’는 중국 시장에서 높은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있고, 이랜드가 자체적으로 키운 토종 캐릭터 브랜드로, 향후 확장성이 큰 만큼 매우 이례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랜드 내부 관계자들도 “글로벌 상표권 매각은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결국 그만큼 자금 압박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그룹의 지난해 연말기준 부채비율은 303%로 올해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재무구조개선 해결이 긴급했던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그룹은 연말까지 200% 초반대로 낮추겠다는 계획 하에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하기 위한 자산 매각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1차 카드로 꺼내든 것은 ‘킴스클럽’. 이랜드리테일의 효자 부문이지만 재무구조개선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매각을 선택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인수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적었고 최종인수 후보자였던 미국의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도 거래 조건이 맞지 않아 협상이 한참 지연됐다. 최종 가격협상 과정에서 매각가는 3천500억원∼4천억원대로 낮아지면서 결국 매각을 철회했다.


결국 이랜드로서는 패션 부문의 핵심 ‘티니위니’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하지만 이 협상 과정에서 역시 코너에 몰린 이랜드의 상황상, 주도권을 쥔 쪽은 브이그라스일 수 밖에 없었고 ‘글로벌 상표권포함’ 조건을 수락하기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나머지 5000억원에 대해서는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매각(4000억원)과 영업이익 개선(1000억원)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매각은 진행이 순조로워 보인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특1급 호텔을 지을 계획이었던 합정역 인근 부지를 최근 1천억원에 매각했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부지도 가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다. 또 강남 점프밀라노 빌딩도 1500억원 가량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입이익도 2분기 1049억원으로, 최근 5년 대비 최대 실적을 거뒀다.


문제는 ‘티니위니’의 공백이다. ‘티니위니’는 이랜드 패션 부문의 핵심이다. 패션 부문 매출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영업이익의 절반을 벌어들였다.


그런데 이를 메워 줄 자원이 현재로서는 없다. 최근 5~6년 동안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SPA도 수익을 못 내는 매장을 철수하는 등 부담을 느끼는 듯하다.


최근 건물 계약 기간과 상관없이 매장을 철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네이버 ‘라인’측에 명동 ‘스탭’ 매장을 넘겼다.


‘티니위니 매각’이라는 히든카드로 급한 불은 껐지만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해야 한다는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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