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6년 10월 12일
임경량기자 , lkr@apparelnews.co.kr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2015년 10월1~10일)에서 ‘코리아 세일 페스타’로 이름을 바꿔 지난 달 29일 시작된 두 번째 쇼핑관광축제가 시행 초반 흥행참패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현재 기준 작년 동 기간 대비 매출이 최대 30%까지 역신장했다. 행사 기간은 주말 공휴일 3차례, 총 20일이 남아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실패한 ‘한국형 쇼핑 축제’라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 일부 언론보도와는 달리 이 기간 국내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뒷걸음질 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 유통사 실적이 일제히 신장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는데, 실상은 첫 주부터 각 사 상품본부가 마이너스 실적을 놓고 간담회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정부의 여론몰이라는 분석이다.
심지어 유통사들은 협력업체에 이 기간 실적 공개를 꺼리고 있다고도 했다.
실제 확인된 자료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9월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세일 첫 6일간 여성복이 14%, 남성복과 스포츠 의류는 25%씩 각각 역신장했다.
같은 기간 아울렛도 13.5%, 21%씩 각각 역신장 했다.
세일 2주차에도 남성복 16% 등 역신장이 이어졌다. 9월 29일부터 시행된 김영란법 과 겹쳐 골프·레저 PC는 총 30% 가량 전년대비 역신장 했다.
현대와 신세계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를 고려해 기획한 행사였지만 생각만큼 구매력이 작용하지 않았고 지방권 점포의 역신장 폭은 더 크게 벌어졌다.
대표적으로 롯데 광주점이 들어선 광주 상권은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마트와 가전 할인점이 전년대비 10% 이상 저조한 실적을 거뒀고 신세계 광주점도 22% 역신장 했다.
짧아진 가을을 만회할 특수를 기대했던 패션 유통업계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고 나섰다. 유통사가 직매입한 제품의 재고를 연말에 큰 폭 할인하는 미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비해 실효성이 너무 크게 떨어진다는 것.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신만 커졌다는 지적이다.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한다는 근본적인 취지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시각이 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20일의 세일 기간이 남아 있어 섣부른 진단은 어렵지만 가라앉은 소비심리를 1차원적인 대책으로 움직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