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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디자이너가 뛴다 … 기성 패션유통은 길을 터라

발행 2016년 12월 30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해외에서 먼저 알아본 신진 디자이너’, ‘신진 디자이너 전성시대’, ‘주목할 만한 신진’. 신진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관련 뉴스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불과 5~6년 전만해도 이들에게 이만큼 관심이 쏠리기는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 디자이너가 갈 수 있는 유통은 백화점 정도였고, 그마저도 이름 있는 중견 디자이너가 아니면 진입하기 쉽지 않은 구조였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비 제도권’으로 분류되던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제도권과 비 제도권이란 구분이 무색해진 지금을 상상이나 했을까.


젊은 창작자들이 만들어낸 ‘뉴 웨이브(new wave)’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자 대세가 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붐 타고 날아오르는 신진

 

온라인 시장의 가파른 성장, 오프라인 편집숍의 진화, 인스타그램 등 SNS의 발달, 최근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확대는 젊고 가능성 있는 디자이너들과 온라인 기반 브랜드에 새로운 길을 터 주었다.


채 2~3년이 안 돼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브랜드들이 줄을 잇기 시작하면서, 시장을 독점해왔던 기성 패션업계가 이들의 스트리트 감성을 벤치마킹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더 고무적인 현상은 온라인 세상에서 국경이 사라지며 국내 젊은 창작자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금력을 갖춘 기존 패션업계가 오랜 동안 공을 들여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생각보다 빨리 해내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 국내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온라인으로 하는 사례가 늘면서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2014년 설립된 스튜어트가 그해 12월 런칭한 ‘앤더슨벨’은 런칭 1년 만에 1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데 이어 지난해에는 50%의 성장률을 기록, 단숨에 업계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무신사, 힙합퍼 등 온라인 유통과 국내외 편집숍 대상 홀세일 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앤더슨벨’뿐 만이 아니다. 벤엔데릭의 ‘그래피커스’, 이세의 ‘이세’ 등 다수의 온라인 기반 브랜드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피커스’는 지난해 7개국, ‘이세’는 미국, 호주, 홍콩 3개국 홀세일에 성공했다.


이동기 디자이너의 ‘이스트로그’, 이명신 디자이너의 ‘로우클래식’ 등 신진 디자이너들도 해외에서 성과를 내는 사례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지난 추동 서울컬렉션에서는 2030 디자이너가 41회의 온 쇼 중 절반을 넘겼을 만큼 어느때보다 활발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재작년부터는 뉴욕 패션위크 신진 디자이너 패션쇼 컨셉코리아 컬렉션에서 참가 디자이너들이 평균 2억 원의 수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6년 전만해도 이곳에서 신진 디자이너들이 실적을 내기란 하늘의 별따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만큼 해외의 관심이 늘었다는 증거다.

 

해외서 먼저 알아봤다 … 홀세일 수출 증가


2년 전 박윤희 디자이너의 ‘그리디어스’가 죽재킷을 미국의 팝 가수 비욘세가 착용한 것은 매우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이제 국내 신진 디자이너 제품이 해외 스타와 셀럽들로부터 선택받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만큼 주목도가 높아졌다.


이처럼 해외에서 국내 신진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는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다. 신진 디자이너들은 국내 기반이 일정 수준에 올라있지 않으면, 해외에서의 확장도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국내외 전시 박람회와 유통을 쉼 없이 공략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는‘ 키미제이’의 김희진 디자이너와 2015년 3월 ‘노이스트’를 런칭한 강민정 디자이너는 “국내 채널이 다양화됐다고는 하지만 직매입이 아닌 위탁형태가 많아 아직은 자금력이 약한 개인 디자이너 브랜드가 자리 잡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역량은 갖췄지만 영업이나 마케팅에 있어서는 시행착오가 많기 때문에 비즈니스 감각을 높일 수 있는 조언 창구나 측면 지원이 절실하다”고도 했다.


신진 디자이너들이 온라인을 통해 더 활발히 움직일 수밖에 없는 데는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하고 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에 비해 투자비용이 적고 무신사, 힙합퍼, W컨셉, 29CM 등 전문 플랫폼들이 홍보 마케팅 등에 상당한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매출 요구를 무시할 수 없고 자금 확보라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런칭 2~3년도 안 돼 현실과 타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창의적이기 보다 일반적인 디자인, 낮은 가격대의 대중적인 세컨 라인을 런칭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기성 패션유통업계가 나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와 오랜 경험, 자금력 등을 갖춘 중견 디자이너들도 기업이나 유통과 손잡지 않으면 외형확장에 한계가 오는 것이 현실이다. ‘럭키슈에뜨’가 이만큼 클 수 있었던 것도, ‘SJYP’가 처음부터 다수 매장을 확보하며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것도 패션 대형사와 손잡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부 지원 한계 … 대형사 적극 나서야

 

김소희 말콤브릿지 대표는 “널리 알려진 브랜드 제품보다 차별화된 가치를 지닌 제품이 뜨고, 자기만족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해외에서의 가능성과 국내 시장의 한계들에 비춰보았을 때 1인 브랜드라 불리는 신진이나 온라인 기반 브랜드들이 열어놓은 지금 이 기회를 잃지 않으려면, 그리고 국내 패션유통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가능성을 가진 젊은 창작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 지원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국내업계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확인했다. 다행인 것은 지난해부터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원을 확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백화점이 신진디자이너에 할애하는 면적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은 국내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수주 전시회 ‘패션코드’ 공식 후원사로 2015 F/W부터 참여하고 있다.


현대 측 관계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신진디자이너의 발굴·육성지원·판로 개척 등 각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 등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한 종합적 방안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화S&C 드림플러스는 글로벌 패션 에이전트 ‘원오원글로벌(101GLOBAL)’을 통해 국내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채널 개척, 마케팅, 물류·통관, C/S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신진디자이너와 글로벌 바이어가 온라인상에서 거래할 수 있는 홀세일 플랫폼(www.101.global)을 제공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젊은 창작자 지원을 위한 ‘디자이너 윈도’를 오픈, 강동준, 고태용, 곽현주, 이석태 등 12명의 국내 탑 디자이너와 46명의 유망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개별 페이지를 선보였다.


상품 뿐 아니라 컬렉션·룩북·쇼룸 등 차별화된 패션 콘텐츠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패션 창작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 향후 가능성 있는 콘텐츠 제작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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