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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김동억의 마켓 인사이드(9)
미래 패션 시장의 ‘브랜드 윤리’

발행 2016년 07월 22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동억의 마켓 인사이드(9)

미래 패션 시장의‘브랜드 윤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 필요한 만큼의 의류를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미래의 브랜드가 만드는 가치일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접근이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다.




우리에게 옷은 어떤 의미일까. 삶에서 어느 정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까. 산업적으로 어느 정도의 위상을 갖고 있으며 세상에는 어떤 도움이 될까.
협의로는 옷이 없으면 밖에 나가거나 사람을 만날 수가 없다. 확장하면 옷은 커뮤니케이션의 크나큰 요소이다.
이런 의미에서 패션/섬유 산업은 필수재와 사치재의 경계선에 있다. 분명 입는 것이 먹고 자는 것보다 중하진 않을 텐데 衣, 食, 住 중 옷이 왜 가장 앞에 있을까. 여러 설이 있긴 하지만 한국의 체면 문화가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가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남의 눈을 의식하고 외형을 잣대로 타인을 평가하는 사회 풍조는 여전하다.
한국 사회에서 옷은 첫 인상을 좌우하는 큰 잣대임에 틀림이 없다. 스펙으로 대변되는 슬픈 현실처럼 옷은 본인의 신분과 센스를 한 번에 표현하기 때문이다. 아마 급성장한 나라가 잃은 것은 문화와 센스의 깊이일 것이다.
그렇다면 의류는 어떤 가치의 영역인가. 실제로 사람들이 옷을 잘 입는 것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어느 정도의 산업 발전을 마친 나라에서 의류는 필수재를 넘어선 탐욕의 영역이다.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면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을 넘어서는 정도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기업들은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더 많은 의류를 생산하고 마케팅 한다. 사람들은 사고 싫증내고 버리고 다시 새로운 제품을 산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정상적일까. 생산자는 조금만 더 신중하게 준비하고 생산하고 정확하게 가치를 전달하고, 소비자는 유행보다 본인의 옷에 대한 주관을 갖고 필요한 정도의 의류만 구입하는 방법은 어떨까.
스스로도 만족하지 않는 소재와 디자인과 기능을 가진 제품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환경적 재앙이다. 더 많은 옷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폐기하기 위해 소비되는 자원과 노력은 상상을 뛰어넘는 문제인 것이다.
요즘 먹고 살기가 워낙 힘들다며 직장인이 그런 생각까지 해야 하느냐는 반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다름 아닌‘직업 윤리’와‘브랜드 윤리’의 문제다. 내가 지금 하는 일들이 소비자와 사회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우리 브랜드는 가치를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 확실한가. 그저 그런 노력으로 대충 시장 트렌드에 맞춰 만들어 소비자에게 사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닌가.
‘좋은 제품을 만들어 필요한 만큼의 의류를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미래의 브랜드가 만드는 가치일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접근이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다.
세상은 갈수록 평평해지고 투명해지고 있어 과거의 방식과 브랜드로는 이제 성공하기 어렵다. 똑같은 제품을 팔던 시대는 이제 시장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일이 바빠서 이러한 부분들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패션 업계 종사자라면 더더욱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이다. 왜 바쁜 것인지, 방향은 맞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 보아야 한다. 골프로 치자면, 연습이 필요한 사람이 연습에 게으르고, 방향과 거리의 정확도보다 세게만 치려고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상황에 떠밀려 순간을 모면하려 하는 기업들이 지금 업계에는 부지기수인 듯 보인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숨을 고르며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고 명확하게 바라 볼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추종해 온 기업의 가치는 이제 시장에서 소비되지 않는다. 미래의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고 그에 따른 브랜드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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