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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왕 에스비텍스 대표

어패럴 산업의 인력 품귀 현상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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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박일왕 에스비텍스 대표

 

어패럴 산업의 인력 품귀 현상 이대로 괜찮은가

 

 

오랜 거래처의 담당자들로부터 자주 듣는 부탁 중 한 가지가 상품 기획 인재의 추천이다. 대리, 과장급은 금 대리, 금 과장으로 불리 울 만큼 인력 품귀가 심하다.

 

또 예전 같으면 50대가 임원진의 주류였으나 최근에는 40대 임원진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달리 이해하면 패션업의 정년이 짧아졌다는 의미이다.

 

이는 단순 캐주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어패럴 업계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더구나 팽창하는 중국 어패럴 시장에서의 한국 인력에 대한 신뢰도는 상당히 높게 자리 잡고 있어, 국내 과장, 대리급의 인재들에게 좋은 조건의 스카우트 제의가 많다. 국내 인력들 입장에서는 젊은 시절 외국에서 근무할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기에, 선망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실무 능력과 경력보다는, 대리 또는 과장이라는 직급이 채용의 큰 ‘무기’로 자리 잡은 현재 상황에서 직급 대상자는 한 브랜드에 머물며 오랜 기간 경력을 쌓기보다, 최대한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단기간 회사를 옮겨 다니는 것이 유행이 되어버렸다.

신입사원을 뽑지 못하는 브랜드의 입장도 이해할 만하다. 대학 졸업자가 실무에 적응하는데 까지 상당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나, 어느 정도 업무 능력이 쌓이게 되면, 타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꾸준히 직원에 대한 투자를 하기 보다,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은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은 불필요한 코스트를 줄이는 인사관리의 한 방편으로 이해된다.

도대체 왜 대학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패션 및 섬유에 대해 공부를 하고 졸업장을 손에 쥐었음에도 현실 실무와의 괴리가 이렇게 크게 되었을까.

80~90년대에 국내 섬유산업은 수출지향의 호황기였으며, 그에 따른 섬유 인력 확충을 목표로 많은 섬유공학과가 생겼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수출대기업에 취업을 했고 국내 어패럴시장의 성장과 함께, 브랜드 상품기획의 수요도 증가하게 되었다. 현재 국내 상품기획 MD의 80% 이상이 섬유공학과 출신인 것은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그러나 어패럴의 상품기획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과의 필요성에 따라, 의상디자인과 섬유공학을 통합하는 의류학과가 생기게 되었으며, 의류학과 출신들이 현재의 상품기획으로 취업하게 된 것은 그리 멀지 않은 과거 이야기이다.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과거에는 섬유공학과 출신들은 MD, 의상디자인학과 출신은 디자이너였으나, 최근 들어 의류학과 및 다른 학과 출신의 MD들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화학과 섬유공학을 전문으로 교육하는 섬유공학과보다는 실무능력 중심으로 교육하는 의류학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브랜드는 신규 직원을 뽑지 않는 채로, 대리급, 과장급의 구인난을 겪고 있고, 패션전공 졸업생들은 구직난을 겪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되어 간다면, 한국의 어패럴시장에서의 상품기획 인프라의 능력은 정체되고 인력난은 심화될 것이며, 졸업을 해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패션 관련 학과는 신입생을 받지 못해 폐지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이는 결국 한국패션산업 전체를 쇠락으로 이끄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더 늦기 전에 대학은 실무에 가까운 교육으로의 전향이 필요하며, 기업은 신입사원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학계와 기업이 함께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육성을 위해 머리를 맞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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