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8년 08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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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장창식 대진대학교 교수
브랜드를 쉽게 만들자
얼마 전 요즘 핫 하다는 베트남 다낭에 다녀왔다. 다낭 여행의 필수 코스인 호이안에 들렀다. 베트남의 다른 도시를 여행할 때 볼 수 없었던 절제된 컬러의 건물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건물들이었지만 모든 벽을 노란색으로 통일시키고 나니 그 낡은 건물들이 동화 같은 마을을 이루는 매력 있는 모티프의 요소가 되었다.
이 오래된 건물들은 벽면만 노란색으로 통일시켰을 뿐인데 테마형 마을로 재탄생 한 것 같았다. 밤이 되면 노란 벽을 대신하여 형형색색의 등(燈)이 온 마을을 밝힌다. 심지어 마을을 가로지르는 강 위의 배들조차 등불을 환히 밝히고 다니니 그야말로 마을전체가 등들이 뿜어내는 불빛들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컨셉이란 것은 이렇게 단순한 통일성으로부터 출발한다. 컬러와 등처럼 한 가지 소재만을 통일시켜도 도시 전체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리스의 산토리니는 화이트 벽과 블루 컬러의 지붕으로 전 세계 광고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가 되었고,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는 화이트와 적갈색 지붕만으로도 잊지 못할 아름다운 도시로 기억되는 엄청난 힘을 가졌다.
다낭 시내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카페로 유명한 콩다방이 있다. 주위에 딱히 볼 것이 있는 것도 아닌데 단지 이 조그만 카페에 들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선다. 이유는 단 하나 6~70년대 사회주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베트콩의 컨셉을 가져와 현지인들에게는 향수를, 여행자들에게는 사회주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베트남 커피 맛은 사실 어디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어떤 문화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오느냐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어떤 문화를 배경으로 할 것인가.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가 브랜드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것이다. 홍익대학교 광고홍보대학원장인 성열홍 교수는 ‘신화와 브랜드 모티프’ 라는 책을 통해 신화에 응축된 수천 년의 모티프가 브랜드와 결합 됐을 때 브랜드의 본질과 차이가 최적화 된다고 분석했다.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매력적인 스토리가 브랜드와 결합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 때 너무 어렵게 접근 하지 말자. 너무 많은 고민으로 브랜드를 복잡하게 만들지 말자. 가장 단순하게, 그리고 쉽게 접근하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한 가지 컬러를 지정하면 거기에 또 다른 컬러를 첨가 하려 하지 말고 한 가지 컬러에 집중해야 한다. 보조컬러가 많을수록 브랜드의 힘은 더 약해기지 마련이다. 그 브랜드 하면 한 가지 컬러가 생각나게 만들어야 한다. 빨간색을 보면 코카콜라를, 진녹색을 보면 전 세계인이 스타벅스를 떠올리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창의적인 것을 만든다고 굳이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하는 순간 설명적이게 되고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다. 누구나 이해 할 수 있는 시대적 배경이나 문화를 가져 와서 스토리로 만들어야 한다. 잘 모르는 문화나 어려운 시대적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면 그 상황을 또 설명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한 가지 컬러, 이해하기 쉬운 문화, 단순한 이야기로 브랜드 컨셉을 만들어야 한다. 직관적이고 단순한 브랜드가 결국은 사람들의 감성을 불러일으켜 더 오랫동안 사랑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