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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철 요진개발 이사

새해 ‘시니어 랩소디’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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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시니어 랩소디’를 기대하며

 

 

12월 첫 주말 필자가 보컬 및 기타리스트로 참여하는 스탠다드 재즈 밴드의 공연이 있었다. 처음 해보는 재즈 보컬에 신경이 많이 쓰여 부족한 실력인 기타는 필자의 뒷 편에 공연 내내 세워져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결성되어서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 가기 전에 부랴부랴 공연을 꾸미게 되었고 지인들의 격려와 응원 속에서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하드락에서 재즈로 취향이 옮겨진 20대 후반의 필자가 지금까지 내내 꿈꾸어 왔던 스탠다드 재즈를 엄청 부족한 실력이지만 ‘한번 해본 것’이다.

한 신문 기자가 최근 퀸의 모습을 담아낸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언급하며 ‘보헤미안 랩소디’에 열광하는 중년들이 청소년, 청년기에 채우지 못한 문화적 결핍을 이제서야 발산하는 것이라는 표현을 했다. 해보고 싶은 것을 충분히 못해본 채 중년을 맞이한 사람들이다.

필자와 같은 시기를 보내온 친구들이 밴드를 만들고 드럼과 기타를 배운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올 초다. 최근에는 영국 록밴드 ‘퀸’ 광풍과 맞물려 악기별로 30~50%가 넘는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비싼 악기를 구입하지는 못하지만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나서 마음에 불이 붙은 것이다. 2011년 ‘세시봉’ 열풍이 불면서 어쿠스틱 기타의 판매량이 늘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량 소비가 아닌 마이크로 트렌드가 우리나라에도 많이 나타나면서 도심형 소비가 지역형 소비로 변화하고 소비의 취향은 점점 더 작게 쪼개어 지고 있다. 여가 시간의 중요성도 커지면서 일보다는 개인의 취미와 커뮤니티 활동이 더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 중에 특히 일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는 출산율 저하, 경제활동인구의 감소 및 40~50대 즉 ‘시니어 세대’의 부각 등이 중요한 환경으로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인구 절벽과 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은 이미 시니어 세대를 주요 소비층으로 보았고 이온그룹 등은 이들을 ‘그랜드 제너레이션’이라 부르며 건강, 문화, 펫, 편의 등 특화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 경로가 방문 빈도 및 체류 시간과 매출을 높이는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높은 구매력을 보유한 고객 집단에 마케팅을 집중한 ‘시니어 시프트’ 전략의 성공 사례이다.

시간과 구매력을 함께 보유한 고객집단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공급자로서 많은 기업들이 원하는 타깃의 이미지는 여전히 20~30대인 경우가 많다. 

반면 시니어 세대에 집중한 패션 기업들은 성과를 많이 보이고 있는데 이는 ‘세대 마케팅’이라는 개념없이 젊고 트렌디한 시장만을 추구해온 과거의 오랜 관성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골프, 테니스, 등산, 자전거 등 스포츠 활동부터 캠핑, 여행, 음악연주, 요리, 홈 데코 등까지 다양한 취미 영역에서 시니어들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고 소비의 형태도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물론 단순히 관련된 물건을 구입해 집안 곳곳에 ‘관물’로만 있는 경우도 많다. 보통 이러한 ‘관물’의 주인은 남성들인 경우가 많은데 소비에 대한 태도와 구매력은 있지만 시간이 따라주지 않아서 생긴 일이다.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관람객 700만 명 돌파로 악기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는 고교시절 기타를 잘 치던, 지금은 유명한 경영컨설턴트인 친구의 SNS 포스팅에서 본 것이다. 기타를 꺼내어 본지 매우 오래된 것이 틀림없을 그 친구의 ‘내 기타는 잘 있을까?’의 글에 ‘합주 한번 할까?’라고 댓글을 달아주었다.

과거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의 결핍을 이제라도 채워보고 싶은 세대, 그들이 연주해낼 ‘시니어 랩소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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