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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쇼핑몰 시대 전망과 과제

발행 2012년 10월 26일

박선희기자 , sunh@apparelnews.co.kr

쾌청한 가을 날씨를 보인 지난 21일 일요일 오후, 신도림에 위치한 대형 복합 쇼핑몰 디큐브 시티는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과 연인들로 종일 북적였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이어지는 ‘유니클로’ 매장은 유모차를 끄는 가족 단위부터 연인, 노인층에 이르는 고객들로 북적였고, 4층 아동 수요를 겨냥한 ‘뽀로로테마파크’ 입구에는 입장 티겟을 구매하려는 이용객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30대 주부는 “아이들과 여의도 한강 공원에 놀러 나왔다 간단한 쇼핑을 하기 위해 들렀다”고 말했다. ‘유니클로’를 비롯한 ‘자라’, ‘H&M’, ‘버쉬카’ 등 해외 SPA의 대형 매장들은 고객들이 북적이는 반면 국내 도매스틱 브랜드 매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여 대비를 이뤘다. 몰 바깥 쪽 야외 테라스에 위치한 ‘지이크’ 매장의 판매 사원은 “백화점과 달리 이곳 고객들은 가격이 비싸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복합몰이 라이프스타일 바꾼다 

오랜 기간 백화점이 주도해 온 국내 유통 시장에 대형 복합 쇼핑몰이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2009년 영등포에 문을 연 경방 타임스퀘어를 시작으로, 이달 5일 개장한 인천의 스퀘어원에 이르기까지 서울 및 경기 인근에만 4개의 대형 복합 쇼핑몰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소비자 삶의 저변을 파고들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국내 유통 시장은 백화점 주도에서 벗어나 아울렛, 대형마트, 인터넷몰 등 매스 채널의 팽창으로 이행되어 왔다. 유통 채널의 다변화 속에 이 시기 미국이나 유럽, 일본과 같은 교외형 쇼핑몰의 붐업을 예상하는 전망이 많았지만, 우리는 이 단계를 뛰어넘어 2009년을 기점으로 도심형 복합 쇼핑몰 시대로 직진했다. 교외형은 아울렛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2013년부터는 서울 부도심을 중심으로 시작된 복합 쇼핑몰이 지방 도심을 중심으로 확장되면서 인근 도시까지 흡수하는 초광역 점포의 출현이 예상된다.

일본은 2000년대부터 복합 라이프스타일 쇼핑몰이 백화점의 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전통 백화점 업태는 암흑기를 맞았다. 하지만 동시에 전통의 단일 브랜드를 유통시키는 낡은 구조를 넘어 다양한 콘텐츠가 꽃을 피우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역시 소비 수준의 향상과 라이프스타일의 질적 진전, 가족 단위의 시간 소비 증가 등을 이유로 유통의 발전 과정에서 필연적인 결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2만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민 소득과 생산성 저하에 빠진 국내 경제를 감안할 때 고비용의 도심형 복합 쇼핑몰이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고 효율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어 왔다.

◆2013년부터 지방까지 확산


복합 쇼핑몰은 2009년 가을 문을 연 부산 센텀시티와 영등포 경방 타임스퀘어가 그 시작이었는데, 꽤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해외 기업을 포함한 전문 디벨로퍼의 개발 능력과 글로벌 SPA 등 대형 콘텐츠의 증가, 여기에 소비자들의 욕구 등이 맞물리면서 복합 쇼핑몰에 대한 확신이 구축됐다. 

이에 따라 작년 하반기에는 신도림 디큐브시티와 김포공항 롯데몰이, 올해 8월과 10월 여의도 IFC몰과 인천 연수구 스퀘어원이 잇따라 개장하면서 도심 한복판에서의 몰링 경쟁이 전면전에 돌입했다. 2013년에서 2017년 사이 완공을 앞두고 있는 전국의 복합 쇼핑몰만 12개에 이르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등 대형 유통사들이 복합 쇼핑몰 사업에 적극 뛰어드는 한편 지방 도심으로의 복합 쇼핑몰 확산이 향후 5년간 지속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는 셈이다.

한편에서는 이렇다 할 성장 동력이 없는 지방 상권의 무리한 진출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유통 업체 측의 입장은 다르다. 롯데자산개발 한 관계자는 “복합 쇼핑몰은 해당 상권을 넘어 인근 도서 지역까지 아우르는 초광역 상권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에서 시작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지방으로 이어지고, 복합몰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와 경험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브랜드 콘텐츠 개발 시급


현재까지 복합 쇼핑몰을 통한 수혜는 대부분 해외 SPA 쪽에 쏠려 있다. 집객력을 위해 전면에 SPA를 내세우면서 도매스틱 브랜드들은 들러리를 서고 있다는 혹평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쇼핑몰에 입점한 도매스틱 브랜드들의 매장이 투자 대비 실익을 거둘 만큼 성과를 내는 경우는 매우 미비한 상태다.

그만큼 국내 업체들이 보유한 콘텐츠의 다양성이나 질적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복합 쇼핑몰 확대에 따른 내수 업체들의 콘텐츠 개발이 시급한 만큼 이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많다.

편집숍이나 SPA, 라이프스타일숍 등 그동안 유통에 자리가 없어 시도하지 못했던 리테일 비즈니스의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실제 그러한 사례들이 생겨나고 있다. 반면 복합 쇼핑몰의 확대가 유통 시장의 양극화만 더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소 업체들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박탈되고 대기업의 대형 브랜드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중소 매장들이 운집한 지방의 가두상권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현재 건립을 예정한 지역 중 상당수가 현지 상인들과의 마찰을 빚고 있다. 대형마트가 지방으로 확산되면서 제기됐던 상권 잠식의 부작용이 복합 쇼핑몰을 통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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