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2년 12월 24일
이채연기자 , lcy@apparelnews.co.kr
커리어 업계가 ‘캐주얼라이징(casualising)’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트렌드, 컨템포러리 감각의 흡수와 함께 궁극적으로 소비자 저변 확대를 목표로 해 상품, 가격, 매장 리뉴얼 등 캐주얼라이징을 핵심 키워드로 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캐주얼라이징’은 패션 업계 전반의 화두로 대두됐다. 그러나 보수적 성향이 강한 커리어 업계에서는 이를 소극적으로 구현하는 데 그쳤다. 88까지 전개했던 사이즈를 축소한다거나 우븐 소재의 영 라인을 일부 구성하는 등 실질적으로 체질변화를 꾀하지는 못해왔다. 충성도가 높은 고정 소비층이 오히려 새로운 시도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컨템포러리 트렌드, 글로벌 SPA 브랜드의 영향력 확대로 노후화된 이미지가 고착되고 더 이상 신 소비층이 유입되지 않을 뿐 아니라 주력 유통인 백화점에서 입지와 위상이 축소되면서 업계의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성창인터패션은 내년 봄 정돈된 캐주얼라이징, 뉴 커리어 컨템포러리로 표현하는 ‘앤클라인’의 첫 선을 보인다. 실질 소비자인 40대 여성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표정의 착장과 가격, 실용적 감성을 강화하는 작업이다. 구체적으로는 보다 젊고 신선한 이미지에 컬러와 프린트, 품질의 세 가지 요소를 극대화한 ‘더 레오(The Leo)’ 라인을 런칭한다. 또 가격 전개 범위를 확대하고 중가 가격존을 견고하게 해 접근성은 높이면서 변화에 대한 리스크는 최소화할 방침이다. 최종적으로 브랜드의 메가화와 토털화로 폭 넓은 소비층을 아우르는 ‘대중 명품’이 된다는 전략이다.
올 한해 백화점 커리어PC 서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한 인동에프엔의 ‘쉬즈미스’도 소비자 저변 확대를 위한 전방위 캐주얼라이징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봄 시즌 클래식하면서도 기능성과 모던함이 가미된 단품 위주의 ‘데이 캐주얼 라인’을 런칭한다. 한층 강화된 실용성과 기능성, 영(YOUNG) 스타일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체 물량도 전년대비 30% 가량을 확대하고, 원 쇼핑 라이프스타일 메가숍도 확대한다.
중장년 시장을 주도해 왔던 구미인터내셔날의 ‘후라밍고’ 역시 캐주얼라이징 감성에 주력한다. 컨템포러리 캐주얼이나 글로벌 SPA 브랜드에서 볼 수 있었던 ‘모녀가 함께 입는’ 컨셉의 상품기획을 확대하고 마케팅 활동도 강화키로 했다. 연령 경계를 허문 컨템포러리 아이템은 스타일 수로 볼 때 약 15~20% 선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VMD 역시 밝고 경쾌한 이미지로 변신을 꾀한다.
기존 브랜드의 변화 외에도 내년 봄 시즌에는 신규 브랜드 품귀현상을 겪어 온 커리어 PC에 캐주얼라이징 무드를 충실히 반영하는 ‘마리끌레르’ 등 신규 브랜드도 가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