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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매장 시대의 역설… AI는 할 수 없는 ‘사람’의 역할 더 커진다
인력난·인건비 상승은 세계 공통의 문제
2018년 09월 04일 [01시 59분]
전종보기자, jjb@appar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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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탑재한 무인매장 증가 계속될 것
단순 판매직 줄고 쇼핑 돕는 전문인력화

 
[어패럴뉴스 전종보 기자] '아무리 온라인이 진화해도’라는 생각을 뒤집는 데는 1~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온라인쇼핑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제 어디서든 매장에 방문한 것과 비슷한, 혹은 더 편리한 쇼핑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바꿔 말하면 매장방문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운동화의 예를 들어보자.

운동화는 각 브랜드와 라인마다 착화감이 상이하기 때문에 방문구매가 원칙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컨버스’나 ‘아디다스’ 등의 온라인 몰에서는 착용중인 타 브랜드 제품들을 비교해 해당제품의 최적 사이즈를 추천받을 수 있다.

판매 사원에게 묻거나 게시판, 고객센터를 이용하지 않아도 원하는 상품을 실시간으로 추천받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매장이 제품 구매가 아닌 제품 확인의 공간으로 변해가는 이유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이상의 무언가를 얻지 못한다면 더 이상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는다.

‘아마존 고’의 실험… 무인 매장 시대를 열다
 
올 초 미국의 한 마트가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본사에 위치한 이 매장의 이름은 ‘아마존 고’다. 2016년 12월 문을 연후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험운영을 마치고 올해 1월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아마존 고’는 계산원과 계산대가 없는 무인 매장이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휴대폰에 ‘아마존 고’ 앱을 설치한 후 결제용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개인식별용 QR코드가 생성되고, QR코드를 출입문에 인식시킨 후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물건을 가방에 담거나 손에 들면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와 블랙박스센서가 이를 인식해 자동으로 결제서랍에 해당 물건을 담는다. 물건을 원래 자리에 두면 결제서랍에 담겨있던 물건도 자동으로 삭제된다.

원하는 물건을 모두 담은 후 매장 밖으로 나와 10분 정도가 지나면 앱을 통해 결제완료 메시지가 전송되면서 쇼핑이 완료된다.

기존에 국내에서도 계산원 없이 소비자가 직접 바코드를 찍는 소량 계산대 등을 볼 수 있었지만, ‘아마존고’는 그것과 차원이 다르다. 입장, 선택, 계산, 퇴장으로 진행되는 쇼핑과정 자체를 바꿔버린 셈이다.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지난해 선보인 ‘타오카페’ 또한 비슷한 원리로 운영되는 무인마트다.

‘타오카페’는 앱을 통해 매장에 입장하고, 쇼핑 후 퇴장하는 문에서 고객의 상품을 스캔한 뒤 모바일을 통해 결제가 완료된다. 인공지능이 고객의 얼굴을 인식한 후 표정으로 상품의 인기도까지 분석한다.

중국은 빈궈수이궈가 2016년 선보인 무인 편의점 ‘빙고박스’를 상용화하고 있는 것에 이어 징동에서도 이달 초 인도네시아에 무인마트를 오픈하는 등 무인유통 사업에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국내는 편의점, 외식업체 무인매장 등장
 
국내에서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와 이마트24 등 일부 편의점에서 무인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출입절차를 거친 후 쇼핑을 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퇴장 전 상품스캔 혹은 카드와 연동된 신체정보 인식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마존고’와 같이 계산과정 자체가 생략됐다고 볼 수는 없다.

하루아침에 그들의 기술력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머지않아 국내에도 ‘아마존 고’나 ‘타오카페’ 등과 같은 무인매장이 나타난다면 이들이 가진 편리함과 흥미요소 등은 충분히 소비자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인유통의 등장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무인매장은 말 그대로 사람이 없는 매장이다. 매장에서 기계와 기술이 판매사원을 대체한다는 것인데, 벌써부터 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매장 직원들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이미 매장 직원들을 줄이고 있는데 이제는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길 판”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우리는 앞서 언급한 무인매장 ‘아마존 고’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아마존 고’는 무인매장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 매장 내에는 많은 인력들이 배치되어 있다.

‘아마존 고’는 홈페이지를 통해 ‘매장 내에 재고나 진열, 보완, 고객관리 등을 담당하는 직원과 베이커리, 요리를 위한 전문가들이 상주해 있다’고 설명했다.

계산을 위한 직원이 없어진 대신, 매장운영에 필요한 전문 인력이 추가된 것이다.

판매 사원의 전문화… 컨시어지 증가

‘줄과 계산대 없이 쇼핑경험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이 아마존 고’라는 설명에서도 그들이 ‘아마존 고’를 선보인 이유가 단순인건비 절감이 아닌 새로운 쇼핑경험의 제공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장 내 전문 인력이 배치된 모습은 국내 대형서점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히는 일본의 ‘츠타야’서점에서도 볼 수 있다.

‘츠타야’ 내 여행서적 코너에는 여행전문가가, 자동차관련 코너에는 자동차 전문가가 배치돼 고객들에게 서적추천 이상의 정보를 제공한다.

왜 매장에 그렇게까지 전문 인력을 배치해야 하나 할 수 있지만, 확실한 점은 소비자들이 그들을 만나기 위해 매장에 간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일부 스포츠, 아웃도어 매장에서 해당 분야의 유경험자들이 고객을 응대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판매 인력이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다면, 오프라인 고객 증가와 일자리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판매사원이 친절하고 매장분위기가 좋아서 매출이 오르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 판매사원이 얼마나 전문적이고, 또 매장은 쇼핑하기에 얼마나 편리한지 따져봐야 할 시기다.
 
 판매사원의 진화가 이끈 신화 ‘루미네’
 
전문 지식 갖춘 판매사원 직접 선발
본사 임원, 점장으로 성장하며 견인

 
일본의 대표 쇼핑몰 ‘루미네’는 역 안에 패션브랜드 매장, 식당, 호텔 등이 들어선 역(驛)빌딩 형태다.

교통과 쇼핑 편의성을 모두 갖췄지만, ‘루미네’의 인기가 단지 편리함 때문만은 아니다.

‘루미네’는 일찍이 주 고객층을 여성으로 설정하고, 여성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판매사원을 고용·육성했다.

채용 시 브랜드에 대한 높은 수준의 지식은 기본이며, 연령이나 취향 등 여러 면에서 각 매장의 메인 고객 층과 잘 맞을 수 있는지 자세히 검토한다.

때문에 ‘루미네’를 방문한 고객들은 판매 사원이 자신을 정확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는 곧 구매와 재방문으로 이어진다.

‘루미네’는 판매사원의 동기부여에도 힘쓰고 있다. 매달 우수사원을 ‘루미네스트’로 선정해 프로필을 담아 책자로 제작한 후 온·오프라인 상에 배부한다.

현재 ‘루미네’를 이끌어가는 임원, 점장들은 20여년 전 판매사원으로 시작해 여러 프로모션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실제 사례를 보며 일하는 것은 직원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우리가 판매 사원에게 월 목표달성을 강조할 때, ‘루미네’는 동기부여를 통해 그들 스스로 전문 판매 인력이 될 수 있도록 도운 셈이다.

위축되고 있는 오프라인 시장에서 판매사원의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판매사원 육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루미네’의 사례가 힌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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