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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벤처캐피탈과 패션 M&A

발행 2021년 05월 28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박현준의 ‘스타트업의 세계’

 

카카오, 무신사 로고

 

지난 3월 쿠팡의 역사적인 NYSE 상장을 시작으로, 최근 벤처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뉴스에는 유독 M&A, 상장과 같은 투자자들의 엑시트(Exit) 뉴스가 많다. 불과 5~6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의 테크 대기업들은 많은 M&A를 진행하는데,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M&A에 대한 현실성이 없다고 여겨졌었다.


그런데 최근 국내 VC 생태계의 M&A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다양한 시각에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한 가지를 꼽는다면, 국내 경제 메인 플레이어들의 미션이 ‘성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는 각 산업 메인 플레이어들이 재벌(또는 그룹계열사) 기업에서 창업 기업으로 바뀌고 있는 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창업자들이 만들고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성장해온 기업의 지상과제는 늘 ‘성장’이다. 그것도 ‘빠른’ 성장이다. 투자자들이 ‘빠른 성장’을 요구하면서, M&A가 그 ‘빠른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달 간 패션 관련 VC 업계에서 가장 큰 소식은 카카오의 ‘지그재그’ 인수와 무신사의 ‘스타일쉐어&29CM’ 인수일 것이다. 필자는 이 두 뉴스 중 후자인 무신사의 인수 건이 더 관심이 간다. 


카카오야 워낙 다방면에서 활발한 투자와 M&A를 진행하며 성장해왔고 국내 모바일 대표기업이니 ‘빠른 성장’이라는 과제에 대해 더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무신사는 그동안 워낙 돋보이는 숫자들(실적)로 국내 패션 커머스에서 압도적인 톱 플레이어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금번 인수에 더 관심이 간다. 인수의 직접적인 목적은 업계 전문가들이 훨씬 더 많이 알것이니, 필자가 관심을 갖는 부분은 다른 지점이다. 무신사가 만약 2019년과 2021년에 각각 1900억 원과 1300억 원의 투자를 받지 않았다면, 이러한 M&A가 있었을까. 무신사는 2019년에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2021년에는 세쿼이아캐피털과 IMM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무신사는 2018년 대략 1천억의 매출액과 250억 원의 영업이익, 2019년에는 무려 2200억의 매출액과 490억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1년 사이 엄청나게 빠른 성장을 기록했다. 이 시점에 동종업체들(패션 커머스) 중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은 드물었고, 이익률이나 성장률 측면에서 무신사는 단연 군계일학이었다.(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 시점에 무신사는 세쿼이아캐피털이라는 미국의 가장 유명한 VC를 새 주주로 받아들인다.


창업가가 정말 죽을 고생을 해 회사를 키우는 일은 규모가 크든 작든, 어떠한 업종이든 존경받아 마땅하다. 정말로 어려운 일이니까. 그런데, 이 시점에 대부분 창업가들은 새로운 주주(투자자)를 받아들이는 것을 주저한다.그리고 대부분 정점을 지나 약간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익성이 위축되기 시작할 때 투자유치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무신사는 성장세가 절정에 달할 때 새 주주를 받아들이는 결정을 했고, 그 결과가 이번 스타일쉐어&29CM 인수라고 생각한다. 무신사의 투자자가 M&A를 결정했다는 것이 아니라, 무신사가 외부 투자를 받아들임으로써 ‘빠른 성장’이라는 지상과제에 ‘계속’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무신사의 2020년 매출은 전년 대비 50% 성장한 3320억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하락한 456억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수익성 둔화로 보지만, 매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고, 이번 M&A를 보면, 그들의 최우선과제인 ‘빠른 성장’에 여전히 집중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상대적으로 오래된, 전통산업으로 인식되어 온 의류 비즈니스는 최근 MZ세대로의 주 소비층 변화, 패션커머스 벤처기업들의 경쟁 격화, 그리고 그에 따른 M&A까지, 다이내믹한 신생 시장을 보는 것 같다. 이러한 역동성이 기업들에게는 대응하기 힘든 과제이겠지만 소비자에게는 더 많은 효익을 주는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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