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캐릭터 젊어지기 ‘찻잔 속 태풍’

발행 2020년 05월 21일

이종석기자 , ljs@apparelnews.co.kr

현대백화점 무역점 남성 패션

 

상품, 유통 변화에도 젊은층은 시큰둥

온라인, 캐주얼에 슈트 수요까지 뺏겨

 

[어패럴뉴스 이종석 기자] 남성 캐릭터의 변신 노력에도 불구 신규 고객 유입은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사복 다음으로 큰 조닝을 형성해 온 남성 캐릭터는 과거 30대를 메인 고객층으로 두고 있었다. 하지만 캐주얼라이징 경향이 일반화된 후에도 슈트와 코트 외 제품을 안착시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20, 30대 사이에 인지도가 낮아지면서 신규 고객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20~30대 수요는 캐주얼 브랜드들이 흡수하고 있다. 남성복에서 강세를 보이는 일부 캐주얼, 그 중 온라인에서 성장중인 브랜드가 나날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전년대비 18% 증가한 134조5천억 원이며, 패션은 13% 신장해 31% 비중을 차지했다. 문제는 기존 제도권의 남성 캐릭터는 이 새로운 그라운드에 발조차 제대로 내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4대 패션 플랫폼들의 성장도 이어지고 있는데, 작년 한해 무신사, W컨셉, 스타일쉐어, 29CM는 각각 9천억, 2천억, 1천억, 1천억 대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무신사의 거래액은 작년 1조원대인 롯데 부산본점과 9천2백억 대의 매출을 기록한 현대 판교점과 비슷한 규모로 백화점 순위를 통틀어 5~6위에 해당한다.

 

제도권 남성복 중 이들 4대 플랫폼에 입점해 1-2년간 영업을 시도한 곳들이 많지만, 오프라인에서 500억 이상의 외형을 가진 브랜드들도 무신사 연간 랭킹 100위권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상품 변화, 젊은층 경향 못 담아내

 

무엇보다 캐주얼라이징을 꾸준히 시도해왔지만 ‘찻잔 속의 태풍’이다. 요즘 젊은 층이 추구하는 패턴과 실루엣 등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다는 지적이 많다. 한 온라인 브랜드 관계자는 “한 남성복 중견사가 우리 브랜드 옷을 스타일 별로 대량 주문했다”고 말했다. 작년에는 중견 A사와 온라인 브랜드 간 디자인 카피 논쟁이 일기도 했다. 일부 남성복 업체들은 온라인 브랜드를 대상으로 시장 조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남성복 업계는 수년간 슈트를 줄였다 늘리기를 반복해왔다. 슈트를 대체해야 하는 캐주얼이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슈트가 아직 건재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았는데, 최근 수치는 정반대의 상황을 가리킨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2007년 서울 시청·삼성·여의도역에서 직장인 옷차림을 조사한 결과 슈트와 캐주얼이 비율이 7대 3 이었으나 2018년에는 4대 6을 기록했다. 공무원과 금융 종사자들이 주된 지역임을 감안하면 캐주얼라이징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고 봐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남성복은 이런 경향에 맞춰 슈트를 줄여왔는데, 현재 30대 이상 소비자들이 많은 남성 브랜드 비중은 알맞게 줄여진 편이다. 10년 전에 비해서 평균 20% 줄었다.

 

20~30대 슈트도 온라인서 구매

 

문제는 온라인과 캐주얼 브랜드들이 캐주얼 수요만 흡수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 있다. 인지도를 높여 온 브랜드들이 제법 완성도 높은 셋업 제품를 늘리면서 슈트 시장의 점유율마저 늘려가고 있다. 동시에 일상복이 아닌 예복 등의 용도에 따른 슈트 구매가 늘면서, 위로는 맞춤이나 해외 고가 브랜드로 이탈하는 고객도 적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보 방식이 젊은 층과 맞지 않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남성복들은 룩북과 마네킹 컷에 비교적 적은 예산과 시간을 들였는데, 이미지와 동영상을 중시하는 온라인 브랜드들은 이 부분에 많은 투자를 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온라인 소비에 익숙한 20~30대의 트래픽을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20~30대를 위한 남성복 마케팅 창구로 떠오른 대표적인 플랫폼인 디젤매니아에 따르면 대표적인 내셔널 남성복의 관용어구로 자리잡은 ‘지지엠티커’ 언급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오지아’, ‘지이크’, ‘엠비오’, ‘티아이포맨’, ‘커스텀멜로우’를 가리키는 ‘지지엠티커’에 대한 게시글 언급은 2015년 265개에서 2019년 120개로 줄었다. 디젤매니아의 회원 수가 2017년 70여 만 명에서 2020년 현재 100만 명이 넘어 매해 20%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급격한 감소다. 반면 무신사 위주로 전개하는 온라인 브랜드들의 언급은 매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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