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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시장 ‘거품이 빠진다’

발행 2019년 11월 11일

오경천기자 , ock@apparelnews.co.kr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다시 한 번 흔들리고 있다.

 

최근 LF가 ‘라푸마’의 중단 결정을 발표했고 케이투코리아는 내년부터 ‘살레와’ 사업 정리에 들어간다. LF는 내년부터 전국의 80여개 매장을 정리할 계획이며, 케이투코리아 역시 내년부터 ‘살레와’ 매장을 순차적으로 철수한다.

 

‘라푸마’는 LF가 2005년부터 전개, 2009년에는 국내 상표권을 인수하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워 한 때 시장 점유율 톱5 브랜드로 꼽혔던 브랜드. ‘살레와’는 케이투코리아가 2016년 2월 새롭게 런칭해 프리미엄 아웃도어로 전개해왔다.

 

2개 브랜드 모두 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해왔던 만큼 이번 사업 중단은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최근 아웃도어 시장의 축소는 물론 업체별 실적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유력 업체 올 누적 실적 10% 감소

20177조원 정점, 작년 4조원

 

실제 올해 10월까지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의 매출 실적은 작년대비 10% 가량의 역 시장을 보이고 있다. ‘디스커버리’와 ‘컬럼비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3개 브랜드만 성장했을 뿐 나머지 브랜드들은 작년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재작년만 해도 아웃도어 업계는 되살리는 듯 했다. 2017년 롱 패딩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아웃도어 업체들은 다운에 대한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만큼 롱 패딩을 쏟아내며 오랜만에 활기를 띄었다. 떠났던 젊은 층들도 다시 유입됐다.

 

하지만 이도 잠시. 올해 롱 패딩 실적은 극 부진이다. 판매율은 기대치에 한참을 못 미친다. 뿐만 아니라 다운 제품에 대한 전체적인 반응도 미지근하다. 경기와 날씨 등의 영향도 있지만 작년, 재작년만큼의 분위기는 확실하게 아니라는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품이 꼈던 아웃도어 시장이 정상적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과정에서, 작년과 재작년은 ‘롱 패딩’이라는 변수로 잠시 호황을 누렸던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국내 패션 시장의 큰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규모는 2005년 1조원대에 불과했으나 2010년 3조원대로 성장했고, 전성기인 2014년에는 7조원대까지 커졌다.

 

중장년층들에게 ‘등산 붐’이, 1020대들에게는 ‘점퍼 붐’이 일어나면서 아웃도어 제품에 대한 구매가 폭발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층들이 등산복을 일상복으로 활용하면서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을 부추겼다.

 

당시 블랙야크, 노스페이스, 케이투 등 굵직한 기업들은 연 매출이 5천억 원을 훌쩍 넘었고, 벌어들인 이익금도 1천억 원을 상회했다. 탄탄한 자본과 규모를 갖춘 만큼 아웃도어 업체들은 국내 패션 시장의 중심이었다. 담합 아닌 담합처럼 시장의 트렌드를 좌지우지하기도 했다. 또 후발 브랜드를 런칭하는 등 아웃도어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도 이어졌다.

 

일상복 거품 꺼지며 조정기 이어져

외형 경쟁 탈피, 전문 영역 세분화해야

 

하지만 시장은 2014년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구매 주기가 긴 등산화, 배낭, 텐트 등 용품의 매출이 크게 줄었고, 지나친 등산복 패션으로 일상복으로의 활용과 호응도 떨어졌다. 퍼포먼스 제품들도 실용주의적인 소비로 인해 객 단가가 하락했다. 여기에 1020세대들의 이탈도 큰 공백으로 다가왔다. 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거품’들이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은 매년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4조원 미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전성기 시절의 절반 수준까지 규모가 줄었다.

 

그 사이 굵직한 신세계인터내셔날(살로몬), 휠라코리아(휠라아웃도어), 금강제화(헨리한센), 패션그룹형지(노스케이프), 세정(센터폴), 네파(이젠벅), 동일에이글(에이글), 독립문 계열사 펠(오프로드) 등 굵직한 기업들이 줄줄이 아웃도어 사업을 접거나 축소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중단한 브랜드만 굵직하게 10여개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아웃도어 시장의 침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일어난 구조조정으로 큰 폭의 하락세나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대체 전략이다. 먼저 비대해졌던 몸집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지철종 케이투코리아 부사장은 “5천억 원에 달했던 매출이 2~3천억 원이 된다고 해서 수익이 안 나는 구조는 아니다. 결국 이에 맞는 몸집을 다시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성기를 거치면서 불어난 조직과 유통, 생산인프라 등의 비대해진 구조를 효율적으로 조정하지 못한다면 계속되는 침체를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핵심역량에 대한 강화와 함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지 부사장은 “현재 아웃도어 업체들의 규모와 노하우, 자본력 등 기반은 탄탄하다. 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월등한 제품 기술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하며 이와 연결될 수 있는 시장 진입을 위한 전략, 다운 에이징을 통한 새로운 세대 공략 등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웃도어 시장의 재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2020 도쿄 하계 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등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에 따른 효과, 미국 아웃도어 시장의 부활도 큰 요인이다. 실제 최근 JC페니 등 미국 주요 백화점들이 아웃도어 군에 대한 확장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2~3년 후 한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주요 아웃도어 중단 현황

2020년 라푸마, 살레와

2018년 빈폴아웃도어 빈폴스포츠로 전환

2017년 이젠벅, 에이글, 센터폴

2016년 살로몬, 오프로드, 노스케이프, 잭울프스킨

2015년 휠라아웃도어, 헨리한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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