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서울' 가장 큰 성과는 유통의 순기능 회복"
현대백화점 영패션팀 이희석 수석 인터뷰

발행 2022년 09월 23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이희석 현대백화점 영패션팀 수석 / 사진=김동희 기자

 

‘더현대 서울’ 과거와 현재의 분기점

지난해 연간 3천만명 방문

20~30대 비중 54% 달해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여의도에 백화점을 오픈하는 것이 맞느냐부터가 고민이었다.”

 

더현대 서울의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지하2층)를 기획한 현대백화점 영패션팀 이희석 수석의 말이다.

 

여의도는 주민등록상 인구가 3만5천 명에 불과했고, 직장인들이 빠져나간 밤과 주말에는 유령도시라 불리기도 했다. 1982년에는 백화점이 문을 열었다 1년 만에 접은 전례도 있었다. 내부적으로 열 중 일곱이 반대했고, 협력사들도 말렸다.

 

이희석 수석은 “고민 끝에 회장님이 ‘젊은 직원들에게 기회를 줘봅시다’라는 말과 함께 결단을 내렸고, 더현대 서울의 시작이 가능했다. 오픈 결정 후 백화점 1차 상권인 5km 반경을 10km로 넓혔다. 그랬더니 영등포, 마포 등 200만 명 이상의 배후 인구가 있는 서울의 센터가 되어야 승산이 있다는 결론이 섰다. 그래서 점포 명도 광역 타깃에 맞춰 서울점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기존 영등포 롯데, 신세계, 타임스퀘어와의 경쟁에서 고객들을 어떻게 흡수할 것이냐도 관건이었다. 고심 끝에 경쟁 점포에 없는 브랜드 개발, 새로운 디자인의 점포를 만든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내가 아는 브랜드는 넣지 말라’는 경영층의 특명이 떨어졌고, 디자인 조경에 6개 글로벌 디자인 그룹이 참여했다. 


개발할 수 있는 다른 것, 새로운 것 은 다 영(young) 쪽, 온라인 브랜드들이었다. 

 

더현대 서울 외관 전경

 

그렇지 않아도 기존 영 패션은 매출의 15%를 차지해 온 유니클로 불매운동, 온라인플랫폼 급성장, 고객 고령화, 코로나 등 여러 요인으로 침체가 심해 변화가 절실한 타이밍이 었다. 


평 효율을 따지는 기존 관행으로는 변화가 불가능해 기존 틀을 과감히 깨야 했다. 층고 제약 등의 규제로 SPA, 서점, 영화관 등 대형면적의 MD를 구성하기 어려웠던 것이 새로운 것을 찾는 동력으로 역작용했다. 

 

실무 바이어의 권한도 강화, 4년간 영패션팀 열 명의 직원이 매일 브레인스토밍을 하며, 상품 군이 아닌 컨셉을 바탕으로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 공간이 만들어졌다.  

 

이 수석은 “빈티지, 스트리트, 리세일, 감성캠핑, 레트로, Y2K룩, 영맨 미니멀로 트렌드 키워드를 압축했고 MZ세대의 힙(Hip), 명분 있는 가성비(특이함+가격 메리트)를 갖춘 키워드별 주력 콘텐츠를 발굴했다. 국내 1호, 백화점 1호 매장을 다수 확보했고, 아이코닉 팝업존 등 기존 틀을 깬 공간연출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3천만 명 이상이 다녀갔고, 1천만 건의 구매가 이뤄졌다. SNS를 통한 더현대 서울 해시태그가 31만 건, ‘더현서’ 라 언급된 것만 100만 건을 넘길만큼 이슈가 됐다. 올해는 4천만 명 이상, 1500만 건 이상의 구매를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20~30대 비중이 높다. 카드 전산 기준 전국 백화점 20~30대 비중이 평균 24%인데, 더현대 서울은 54%를 차지한다. 


‘신규 오픈 백화점 그 다음 차 담당자의 저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통상 6개월~1년 이내에 그치는 오픈 효과는 더현대 서울과는 먼 얘기다. 성장을 지속, 올해 영 패션 기준 175%, 점 전체 60% 신장을 이어가고 있다. 광역화에 성공했고 광역범위를 넘어 전국화된 결과다. 해외고객 유입까지 원활해진다면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


이희석 수석은 “브랜드를 유통이 발굴 육성하는 이상적인 관계가 수립돼 간다는 점, 다른 온라인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도전은 물론 기존 제도권 브랜드 변화까지 이끌어 내는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점이 긍정적인 성과”라고 했다. 이어 “역쇼루밍을 이끌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 개발하며 온라인으로 쏠렸던 무게중심이 오프라인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울 소공동 미도파 본점의 1990년 전경(왼쪽)과 2021년 개장한 더현대 서울 모습.

 

百 50년 철옹성… 균열 그리고 진화

 

‘중장년층의 놀이터’라 불리던 백화점

더현대 서울 이후 MZ세대 다시 찾아

 

1969년 첫 현대식 백화점 미도파가 문을 연 이래, 지난 50년간 국내 유통 시장은 롯데, 현대, 신세계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대형 3사의 철옹성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백화점은 중장년층의 놀이터’라 불릴 만큼 MZ세대가 외면하는 노후화된 공간으로 여겨져 왔다.


시장 점유율 1위는 줄곧 롯데의 차지였고, 백화점이라는 업태는 영영 변화하지 못하고 도태될 것만 같았다.


이커머스의 성장과 채널 다각화, 소비의 다원화가 가장 큰 배경이었고, 코로나 이후 언택트 경제의 확산이 이어진 탓이다.

 

대반전은 코로나의 한복판, 2021년 2월 시작됐다. 50년 백화점 유통사는 이제 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현대백화점그룹이 2021년 2월 여의도에 개장한 더현대 서울은 코로나 확산, 3대 명품의 부재와 지리적 리스크 속에 출발했다.


영업 면적 절반을 할애한 휴식공간, 자연채광 유리천장과 숲, 인공폭포, 컨셉별 MD 등 기존 틀을 깬 이 점포는 지난해 8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 당초 목표인 6천억 원을 크게 뛰어 넘었다. 올해는 1조를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 기간 백화점의 동아줄이 되어준 명품도 없이, MZ세대의 핫플로 부상한 더현대 서울은 이후 백화점의 새로운 모델이 됐다. 이후 현대 계열의 점포는 물론이고 롯데, 신세계의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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