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 ‘가치 소비’에 무릎 꿇나
‘브랜드’보다 ‘가성비’ 따지는 젊은 층 증가

발행 2016년 04월 04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패션 업계 가장 큰 이슈가 ‘가격’이 되면서 핸드백 업계에도 ‘엔트리 프라이스(Entryprice)’가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핸드백은 브랜드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지만 최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따지는 고객이 늘면서 상품, 가격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


세일을 지양해 온 보수적인 브랜드들이 가격에 민감한 젊은 고객을 흡수하기 위해 돌파구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적인 디자인의 ‘엔트리’ 전략을 앞서 구사한 일부 브랜드가 좋은 성과를 올리자, 이를 관망해 온 업체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LF의 ‘헤지스액세서리’와 ‘질스튜어트액세서리’는 가격에 민감한 젊은 고객을 위해 원부자재에 변화를 주고 엔트리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헤지스액세서리’는 20만원대 비(非)가죽 가방 ‘엠버’가 출시와 동시에 베스트셀러로 떠올랐고 ‘질스튜어트액세서리’도 엔트리로 접근하기 쉬운 지갑 등 SLG(가죽소품류) 매출이 전년대비 40% 이상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 액세서리’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겨냥한 30만원 후반대의 ‘보니’,‘ 허니’ 라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엔트리 라인의 스타일수는 7% 수준이지만 전체 판매량은 20%를 차지하고 있다.


한섬의 핸드백 ‘덱케’와 ‘랑방’ 역시 노세일 럭셔리 마케팅을 지향하고 있지만 ‘엔트리’ 기획을 수용했다. ‘덱케’의 비가죽 라인 ‘뉴비트’와‘ 랑방’의‘ 클레르’가 대표적으로, 38만~48만원대 가격에도 반응이 뜨겁다. 이 회사는 엔트리 스타일 수를 올해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성주디앤디의 ‘엠씨엠’은 사라, 컬러 비세토스, 스타크 베이직 라인의 가격을 구분해 엔트리로 운영 중이다.


엔트리 전략을 처음 시행하는 업체도 늘고있다.


태진인터내셔날의 ‘루이까또즈’는 처음으로 이번 시즌 20만원대 핸드백 라인을 선보인다. 시그니처 패턴을 재해석한 라인과 지오메트릭 비가죽 라인을 개발, 전체의 10% 미만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처럼 업계가 엔트리 상품 개발에 나선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무분별한 판매로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매출을 견인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최근 리딩 브랜드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진 탓도 있다.


‘엠씨엠’의 국내 마켓 쉐어가 점차 줄어들면서 이를 차지하기 위한 A급 매장 선점 경쟁이 중요해진 것.


일부에서는 할인과 온라인 판매 비중을 무리하게 늘려가며 실적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지만 브랜드 관리를 위해 엔트리 전략을 선택한 곳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합리적인 가격대로 주목받고 있는 ‘콰니백’, ‘플레이노모어’ 등이 젊은 층의 인기를 끌면서 기성 브랜드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온라인과 홈쇼핑 등 저가 채널의 세력 확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브랜드의 판매량이 좀처럼 늘지 않는 상황에서 저가 시장이 커지면서 가격선이 붕괴되고 있다. 핸드백 시장 역시 실용화, 합리화의 소용돌이를 피해갈 수 없어 보인다. 엔트리 전략이 근본적인 대안이 돼 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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