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과 시공을 초월한 콘텐츠 파워가 뜬다

발행 2016년 09월 13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크로스 보더(Cross border).


국경을 넘어선다는 뜻의 이 말만큼 지금의 세계를 잘 표현하는 말이 또 있을까. 이제 세계는 국경을 넘어선 ‘싱글 마켓(Single market)’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디지털 혁명이다.


그런데 온라인 세계에서의 크로스 보더는 사람들의 가치관까지 바꾸어 놓고 있다.


산업 간, 기업 간, 국가 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무한 경쟁의 시대가 도래 하면서 비즈니스 방식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모든 한계가 사라진 시장에서의 단 하나 경쟁력은 바로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과거와 같이 거대한 조직과 대규모 마케팅이 없이도 탁월한 콘텐츠만 있다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홍보하고 판매하는 일이 가능해지는 시대가 열렸다.


이러한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공존을 향한 협업’, ‘산업의 융복합’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국경 없는 이커머스 … 산업 패러다임 전환

 

미래 세계는 인구 절벽으로 인한 소비 감소를 우려하고 있지만 시장은 점차 더 마이크로화 되어가고 있다. 더불어 상대해야 할 유통과 홍보 미디어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봉진 인디텍스코리아 대표는 “백화점 고객 중 30%는 이월상품을 싸게 사기 위해 백화점을 찾고, 아울렛 고객 중 70%는 신상품을 싸게 사기 위해서라고 응답할만큼 전통 유통은 카오스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는 사이 국경과 세대를 초월한 브랜드가 속속 출현하고 카테고리의 경계를 무너뜨린 라이프스타일 산업의 부상도 이어지고 있다.


국경을 넘어선 이커머스의 활황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세계 전자상거래 규모는 2015년 기준 3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 전자상거래 B2C 수입 규모는 2,064억위안으로 연평균 60%의 고속성장을 기록 중이다. 국경을 넘나들며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70% 이상이 80, 90년대 생 여성이고, 이들 중 80%가 모바일을 통해 구매했다는 통계도 주목할 만 하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수출)은 4974억원,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3%나 증가했다. 대상 국가는 중국 3732억원, 미국 350억원, 일본 317억원 순이며, 화장품 3,333억원, 의류·패션 및 관련 상품 875억원으로 패션과 뷰티가 가장 많은 거래 품목이다. 이에 따라 패션 업계도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은 자사 브랜드가 입점된 해외배송 통합쇼핑몰 ‘워너비K(www.wannabk.com)’를 런칭했고 한섬 역시 ‘더한섬닷컴(www.thehandsome.com)’을 열어, 자사 브랜드를 40개여 국에 직접 판매 중이다.


이밖에 엠씨엠, 제로투세븐, 루이까또즈, 메트로시티 등 상당수 브랜드들이 글로벌 온라인 판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채널의 부상도 눈여겨 볼 일이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은 매장 픽업 서비스를, ‘엠씨엠’을 전개 중인 성주디앤디는 국내 중국 관광객에 대한 호텔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면 소셜 커머스 ‘위메프’는 현대아울렛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영업중이다.

국경을 초월한 협업 콘텐츠의 출현


국가를 초월한 오픈 이노베이션은 이제 먼 나라 일이 아니다.


유럽 명품 회사 중 상당수가 일본이나 중국 소유인 경우가 허다하다.


한, 중, 프랑스 합작 애니메이션인 ‘레이디버그와 블랙캣’, 한국 말을 쓰는 곰들이 등장하는 미국 카툰네트웍스의 ‘위 베어 베어스’, 국내 토종 애니메이션이지만 뉴욕 한복판 애벌레들이 주인공인 ‘라바’ 등 국경의 경계가 사라진 콘텐츠들이 늘고 있다.

 

패션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 런칭한 라이프스타일숍 ‘미니소’는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R&D센터는 중국에 위치해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R&D센터에 온갖 국적의 개발자 수백명이 근무 중이라는 사실이다. ‘미니소’는 국내에도 R&D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스포츠 ‘스파이더’를 전개 중인 글로벌브랜즈그룹은 태생은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대표는 물론 CD, 영업, 인적 인프라가 모두 한국에서 시작됐다.


아동화 KC글로벌의 ‘다이노솔즈’는 미국에서 개발됐지만 유통은 한국 기업이 담당한다.

생활의 패션화 … 라이프스타일숍 부상

 

라이프스타일숍은 탈세대, 탈아이템의 대표 주자다.


패션에 대한 개념이 단순 ‘옷’을 넘어 생활이라는 범위로 확장된 대표적인 영역이다.


향후 10년간 패션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라이프스타일숍이 부상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모든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수천가지 아이템을 담아낸다는 데 있다.


신세계의 ‘자주’와 이랜드의 ‘모던하우스’, ‘버터’를 비롯해 최근 런칭한‘ 미니소’,‘ 플라잉타이거’, 모노 브랜드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탈바꿈한 ‘메트로라운지’, ‘블랙마틴싯봉 리빙’ 등 시장은 이제 만개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가드닝 라이프스타일, 우먼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등 보다 전문화된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세분화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완전하게 개방된 시장과 다원화된 소비자들의 욕구는 결국 더 차원 높은 전문성,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혁신, 소비자와 기업 간의 상호 소통을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환경에서는 하나의 기업이 모든 것을 감당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고 조언한다. 경계를 넘은 협업과 공존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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