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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 벤치마킹한 ‘삐에로쑈핑’ 경영 마인드와 현실은 달랐다

발행 2020년 01월 06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조은혜 기자
조은혜 기자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삐에로쑈핑’이 1년 6개월 만에 안녕을 고했다.

 

‘정용진의 야심작’이라는 수식어를 내세운 만큼 이를 두고 많은 쓴 소리가 흘러나온다.


오너의 경영능력에 대한 강한 스크래치가 예상되지만, 새로 오른 이마트의 수장이 가장 먼저 사업 중단을 결정할 만큼 ‘삐에로쑈핑’의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


‘삐에로쑈핑’은 B급 감성의 ‘펀 앤 크레이지(fun&crazy)’를 컨셉으로 재작년 6월 코엑스에 1호점을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공격적 출점에 나섰다. 두타몰점, W몰점, 명동점, 대구백화점 등을 연이어 오픈하며 최대 9개점까지 출점했고, 런칭 1주년인 작년 6월만 해도 성과를 어필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2030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의 호응 속에 누적 방문객 수 420만여 명을 돌파했고, 매출액 상위품목 중 시중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던 수입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MD차별화 전략이 주효했으며, 지역상권의 핫 플레이스로 올랐다는 자화자찬이 이어졌다.


그러나 대구백화점에 이어 작년 하반기 중 2~3개 점포를 추가 오픈하겠다는 포부는 무너졌다. 7월 의왕점과 논현점이 폐점했고 지난 12월에는 명동점까지 폐점됐다. 나머지 유통망도 점포별 상황에 따라 내년 중 순차적으로 영업을 종료할 계획이다.


오픈 전부터 대놓고 일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했다고 밝히며 국내시장에 맞게 안착시키는 성공모델을 자신했지만, 결국 ‘벤치마킹이라 쓰고 카피라 읽는다’라는 비난이 현실이 됐다.


‘삐에로쑈핑’의 등장과 동시에 많은 비판들이 나왔지만, 단순짝퉁으로 남지 않을 다름, 기존 유통에 없던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MD력)에 기대를 걸었고, 공격적인 유통망 확장도 향후 PB 강화 등 나름의 복안을 두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결말에 아쉬움이 크다.


‘삐에로쑈핑’이 원작인 ‘돈키호테’의 흉내에 그치게 된 것은 소싱력의 한계가 가장 컸다.


온라인보다 저렴하지 않았고, 가격에 휘둘리지 않을 ‘삐에로 쑈핑’에만 있는 상품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마케팅에 열중했지만 이 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서비스도 없었다. ‘돈키호테’와 다른 점은 숍 이름과 시종일관 흘러나온 노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뿐이라는 말도 나온다.


‘돈키호테’는 PB 상품 비중이 높고, 각 점포의 점장에게 판매 상품, 진열, 가격결정권까지 모든 권한을 주는 시스템이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 각 상권의 특성과 고객성향 등 현장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점포별 다른 아이디어와 매력으로 무장하고 있고, 그것이 불황기를 거치면서도 창업 이후 끊임없이 성장하는 원동력이다.


반면 ‘삐에로쑈핑’은 거의 모든 것을 본사에서 핸들링 했고, 어느 점포든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같은 모습으로 운영됐다.


시도는 좋았지만, 유통시장 주도권은 이미 온라인으로 넘어가 있다. 저렴한 가격, 쉬운 결제, 집 앞까지 빠르게 배송되는 편의성 등 온라인을 넘어서는 ‘차별화된 경험과 가치’를 담지 못한 시도라는 지적을 다시금 되새겨보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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