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 D2C(직접 판매) ‘파상공세’

발행 2020년 06월 05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까르띠에 온라인 부티끄'
'까르띠에 온라인 부티끄'

 

스포츠, 명품 자체 온라인 판매 집중 투자
전 세계 통합 관리… 일관된 메시지로 소통
고객 데이터 확보전, 디지털 전쟁 본격화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코로나 시대에 패션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앙 집권적 콘트롤 관리 능력을 강화하고 D2C(Direct to Consumer: 직접 판매) 접점을 늘려야 한다.”


최근 세계 양대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와 BCG는 한 목소리로 이 점을 강조했다. 불안한 공급망, 공급과 수요의 동반 붕괴, 수익구조 약화 등을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라는 것이다.


D2C는 제조업체가 수출 및 수입업체를 거쳐 온오프라인 유통에서 소비자를 만나는 전통의 거래 과정을 한두 단계로 압축한 것이다. 제조, 브랜드 업체가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패션 리테일 업계로서는 글로벌 보더리스 경향에 코로나 사태가 겹치며 디지털화와 D2C의 필요성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D2C에서 가장 앞선 분야는 글로벌 스포츠 업계다.


국내 스포츠 브랜드의 카카오톡 플러스 회원을 살펴본 결과 ‘나이키’가 190만 명, ‘아디다스’는 110만 명에 달했다. 카카오톡 플러스는 공식 사이트와 직접 연결돼 있다. ‘나이키’는 직접 판매를 늘리기 위해 상위 벤더사와만 거래를 유지하는 전략을 실행 중이다. 동시에 ‘조던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를 최근 서울 홍대와 신사 가로수길 두 곳에 열었다.


리테일에서는 ‘나이키 메가 스토어’로 파상 공세 중이다. ‘나이키’ 글로벌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온 B2B 매출은 2017년 이후 성장을 멈춘 대신 D2C는 2012년부터 19년까지 매출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프라이탁’ DIY 오프라인 공방(SWEAT YOURSELF SHOP)
‘프라이탁’ DIY 오프라인 공방(SWEAT YOURSELF SHOP)

 

고객과 직접 소통, 브랜드 철학 심어

 

국내서 온오프라인 싱글 마켓화에 성공한 해외 브랜드는 비교적 많다. 쓰레기로 명품을 만드는 스위스 업사이클링 브랜드 ‘프라이탁’은 전 세계 MZ세대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는 브랜드 철학을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를 직접 컨트롤했기에 가능했다.


‘프라이탁’을 창업한 마르쿠스 프라이탁과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는 수시로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프라이탁은 전 세계에 온라인 자사몰, 직영점 10여 곳, 편집숍만 운영 중이며 연간 5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 사태 직후에는 글로벌 자사몰을 통해 온라인 DIY(Do It Yourself)서비스를 런칭, 전 세계서 화상 전화를 통해 직접 디자인을 주문할 수 있게 했다.

 

글로벌 지점 관리도 심플하다. 한국은 영업 직원만 유지하고 홍보는 국내 대행사가 본사와 직접 소통한다. 지난해 오픈한 압구정플래그십 스토어의 경우 스위스 본사와 일본 스텝이 방한해 매장 입지 선정부터 인테리어를 맡아 진행했다.


캐나다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룰루레몬’도 유사하다. 최근 룰루레몬은 온라인 전용 ‘디지털 스웻라이프 허브’ 페이지를 런칭했다. ‘디지털 스웻라이프 허브’는 '룰루레몬' 앰버서더들이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홈 튜토리얼과 라이브 클래스다.


코로나로 인해 외출이 어려운 고객들을 위해 당초 일정 보다 앞당겨 4월 초 개설했지만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룰루레몬 한국 지사 역시 유한회사 형태로 운영 중이다. 한국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권은 홍콩 본사가 위치한 물류센터에서 제품을 받고 있고, 국내 온라인 공식몰은 지사가 직접 운영한다. 


지미추 등 명품 선글라스 전개사인 사필로그룹도 한국 지사를 철수하고 아시아 헤드쿼터인 홍콩에서 국내 마켓을 직접 관리한다. 국내 마케팅은 에이전트를 통해 진행한다.

 

'프라다' 공식 온라인 몰

 

명품도 디지털 D2C 확산

 

이미지 관리를 이유로 온라인 판매를 지양해 온 명품 업계도 사뭇 달라졌다. 최근 국내 직영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하는 명품 브랜드가 급증하고 있다.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알리는 단순한 웹사이트에서 탈피, 커머스 기능을 더한 점이 이례적이다.


미국 패션 브랜드 ‘마이클코어스’는 한국 직영 온라인 스토어를 일찌감치 오픈했다.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도 지난 3일 국내 공식 온라인몰을 오픈했다. 오픈 당일에는 고객들이 몰려 주요 아이템이 완판되기도 했다. 이번 오픈은 아시아에서 중국, 일본 다음으로 세 번째다.


글로벌 디지털 전략 강화에 나선 ‘프라다’도 지난달 한국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했다. 옴니채널을 기반으로 한 에디토리얼, 이커머스를 융합한 형태다. 제품을 둘러보는 ‘미니 비디오’는 물론 온라인 전용 ‘타임캡슐’ 컬렉션, 패션쇼, 캠페인을 담은 ‘프라다스피어’ 페이지 등으로 구성됐다.


‘까르띠에’도 얼마 전 ‘까르띠에 공식 온라인 부티크’를 개설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고객,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를 감안해 부티크와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무료 배송 및 반품 서비스, 프라이빗 배송, 부티크 픽업 예약, 라이브챗, 퍼스널 라이징 서비스 등 서비스를 차별화했다.


D2C는 심플하고 강력한 전략처럼 보이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 없다.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는 기본이고, 콘텐츠와 스토리를 생산해내는 능력, 뛰어난 마케팅 전략이 수반될 때 성공할 수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D2C를 통해 지속적이면서도 일관성 있는 브랜드 철학을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고 있다. ‘프라이탁’은 지속가능한 패션을, ‘이케아’는 즐거운 라이프스타일을, ‘나이키’는 인류를 위한 스포츠 문화를, ‘룰루레몬’은 힐링 라이프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설파한다.


국내 업체들도 해외에서 인지도를 쌓고 있는 일부 브랜드들이 D2C를 강화하고 있다. 성공 사례는 희소하지만, 주목할 만 하다.


‘MCM’은 글로벌 사이트를 일찍 시작해 코로나 이후에도 선방하고 있다. 현재 28개국 7개 언어로 판매 중이며 미국 지역 거래량은 매년 급상승 중이다. ‘젠틀몬스터’는 글로벌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해 30개국에 직접 판매 중이다. 이외 대부분은 중국의 티몰, JD닷컴에 입점해 판매하거나 라이브 커머스로 판매하는 정도다.


국내 업체들의 니즈가 커짐에 따라 IT 전문 기업들의 글로벌 통합관리를 위한 서비스 런칭도 활발하다. 카페24는 글로벌 통합 관리 솔루션을 운영, 아마존, 라쿠텐, 쇼피 등에 연계 판매를 시작했고, 일본에 물류 기지도 구축 중이다. 플레이오토도 해외 이커머스를 통해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솔루션을 오는 7월에 시작한다. 오는 6월 베트남부터 테스트로 서비스를 런칭할 예정이다.

 

 

 

글로벌 브랜드 D2C 실험 무대는 ‘차이나’

 

버버리, 디올, 프라다 줄줄이 입성
나이키, D2C 4년 만에 3.5배 증가

 

글로벌 스포츠와 명품 상당수는 D2C 실험 무대를 중국에서 펼쳐 보이고 있다.


명품 ‘프라다’는 지난 3월 티몰에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했는데, 한 달여 만에 5만4,000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2014년 버버리, 2016년 크리스찬 디올, 2018년 보테가베네타 보다 입성이 늦었지만 빠른 성장으로 주목을 받고있다.


‘프라다’는 티몰의 가상 모델인 에이미와 춘하 컬렉션을 공개했고 중국 아이돌 가수인 차이 쉬쿤을 모델로 발탁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속가능 패션 등 차별화된 콘텐츠로 플레이 했다.


웨이보, KOL 등 로컬라이징 미디어 전략도 빛났다.


나이키는 중국에서 파일럿으로 ‘홈트’ 프로그램인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디지털 앱을 출시했다. 몇 개월도 안돼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용자는 코로나 이전 보다 8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2월 말까지 ‘나이키’의 중국 온라인 매출은 동기간 대비 35% 증가했다. 5,000여개의 매장을 다시 오픈한 이후 세 자릿수 성장이 전망된다.


‘나이키’는 훨씬 이전부터 디지털 전략을 펼쳤다. 8년 전 티몰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고 이어 온라인몰 스니커즈 앱(스니커즈 구독 서비스), 위챗 스토어를 런칭했다. 덕분에 ‘나이키’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2015년 대비 두 배 늘었는데, D2C 매출은 3.5배 증가했다.


로레알 그룹은 중국에서 2월부터 오프라인 PR을 중단하고 모바일 앱으로 판매와 PR을 진행중이다.


타오바오에서 진행한 싱글데이 라이브 스트림 시청률은 목표 대비 70% 더 높았다. 앱과 위챗 미니 프로그램, 심지어 위챗 그룹의 D2C 터치 포인트로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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