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 스트리트 패션의 대표주자 ‘카니예 웨스트와 손잡았다’

발행 2020년 07월 01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지난 2월 파리 패션 위크 무대에 선 카니예 웨스트와 그의 딸 노스 웨스트

 

10년 계약 ‘이지 갭’ 출범, 5년 내 10억 달러 목표

웨스트 “갭 디렉터 평생의 꿈, 패션계 애플 만들 것”

갭 노후화 이미지 벗고 MZ세대 공략 전환점 기대

 

[어패럴뉴스 장병창 객원기자] 수년간 계속된 매출 부진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쳐 한없이 움츠려드는 것처럼 보였던 미국의 대표적 의류 회사 갭(GAP Inc)이 깜짝 뉴스를 발표했다. 이 뉴스가 알려지며 당일 갭 주식 가격이 25%나 뛴 것을 보면 투자자들이 얼마나 반겼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장중 45%까지 폭등했었다. 갭과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가 손을 잡은 것이다. 오랜 가뭄 끝에 한줄기 소나기와 같은 낭보로 평가 된다.

 

갭 그룹과 카니예 웨스트의 패션회사 웨스트 앤드 이지(West and Yeezy)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 새로운 의류 라인 이지 갭(Yeezy Gap)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10년 계약에 매 5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며 카니예 웨스트 측이 디자인을, 생산, 판매 등은 갭이 맡는다.

 

카니예 웨스트는 판매 실적에 따라 로열티를 받는 조건이다. 앞으로 실적이 좋으면 갭의 지분 보상도 약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 브랜드 라인 가동과 판매 일정은 내년 상반기로 잡았다. 남성, 여성, 키즈웨어가 주 업종이다.

 

오픈 준비중인 'YEEZY GAP'의 시카고 플래그십 스토어 건물_@yeezymafia

 

어린 시절 갭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다는 카니예 웨스트는 ‘그동안 갭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이번 계약 체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또 ‘앞으로 갭을 패션계의 애플로 만들겠다’며 자신은 갭의 스티브 잡스(애플 창시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패션 모델로 활약하는 그의 부인 킴 카다시안도 ‘웨스트가 갭의 디자인을 맡게 된 것이 무척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거들었다.

 

갭과 카니예 웨스트의 파트너십 계약 체결이 주목받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웨스트의 합류로 90년대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고루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갭 브랜드 이미지 쇄신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래퍼로 출발해 사회 저명 인사, 기업가, 디자이너 등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웨스트의 영향력과 스트리트웨어 패션의 대표 주자로 쌓아온 그의 명성은 갭 이미지를 보다 젊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예고한다. 51년 연령의 갭 이미지를 보다 젊게 단장시켜 Z 세대, 밀레니얼 세대와 접목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그동안 미국 패션계는 캘빈 클라인이 라프 시몬스를 영입해 유럽풍 럭셔리를 미국 패션에 접목시키려던 노력의 실패, 버질 아블로(Virgil Abloh), 리한나 등이 LVMH에 영입되면서 스트리트웨어마저도 유럽에 주도권을 빼앗겨온 상황이었다. 이지 갭의 등장은 이에 대칭되는 판세로도 읽힌다. 아베크롬비,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 등 다른 브랜드들에도 새로운 자극이 아닐 수 있다.

 

Adidas CMO Eric Liedtke and Kanye West._이미지출처:BUSINESS INSIDER

 

카니예 웨스트의 탁월한 비즈니스 역량은 이미 아디다스와의 협업을 통해 검증됐다는 점도 높이 평가된다. 웨스트의 스니커즈를 중심으로 한 아디다스 이지 시리즈는 2013년 런칭 이후 지난해 매출이 13억 달러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이지 스니커즈 가치를 30억 달러 규모로 평가했다.

 

특히 갭 못지않게 카니예 웨스트도 ‘대량 판매’에 목말라하고 있어 이 대목에서 양측이 의기투합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한때 세계 최대 의류 리테일러에서 10년 넘게 내리막길을 걸어온 갭에게는 매출 신장이 절대 절명의 과제다. 웨스트는 뉴욕,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도 섰지만 매스 머천다이징, 대중을 상대로 한 대량 판매 사업을 펼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이번 계약 성명을 통해 양 측은 이지 갭 출범이 기존 ‘패션 리테일을 붕괴(Disrupt fashion retail)시키도록 디자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의 대담하고 독창적인 디자인과 갭의 오랜 경험, 글로벌 인지도, 패션 리더십 등을 바탕으로 편리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세계 수백만 소비자들을 찾아가겠다고 선언했다.

 

갭은 새로 런칭하는 이지 갭 브랜드를 통해 5년 내 10억 달러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나이키의 마이클 조단과 같은 새로운 브랜드가 생기는 것이다. 갭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 46억 달러와 비교해보면 앞으로 이지 갭이 갭 그룹에 미칠 파급 영향을 어림할 수 있다. 나이키의 마이클 조던은 지난해 매출이 31억 달러(전체 매출의 8%)에 달했다.

 

이지 갭 콜라보레이션 출범이 갭 그룹의 올드 네이비를 이끌다 지난 3월 그룹 CEO로 발탁된 소니아 싱갈 여사의 첫 작품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싱갈은 취임 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나마 전망이 밝다는 남성 애슬레저 브랜드 힐 시티(Hill City)마저 런칭 2년 만에 포기하는 긴축 경영을 강행해왔다. 이 같은 초긴축 배경이 이지 갭 투자를 위한 정지 작업이었던 것으로 설명된다.

 

올드 네이비를 진두지휘하며 공격 경영으로 호평 받았던 싱갈의 제 2탄은 무엇일가. 우선 팬데믹 기간 중 턱없이 약세를 드러낸 디지털 판매 시스템을 어떻게 보강할 지가 관심사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면 뉴스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