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종] 패션, 10년 대운(大運)

발행 2021년 01월 0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호종 오쏘 익스체인지,오쏘앤코 씬다운 대표

 

 

 

물극필반(物極必反),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역전된다’. 주역의 한 구절이다. 


마케팅에서 자주 쓰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도 ‘일순간에 바뀌는 전환점’이라는 뜻이다. 


패션 산업에서의 최근 변화는 ‘패스트 패션과 슬로우 패션’ 그리고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계’의 충돌이다. ‘충’은 부딪혀 깨져 파괴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변화와 재생의 동력이기도 하다. 이 충돌은 오늘날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티핑 포인트 즉, 새로운 시작점이자 전환점에 코로나가 가속 엑셀레이터가 되어준 것이다. 


첫번째 전환점은, ‘슬로우(Slow) 패션’으로의 전환이다. 한때 패스트푸드는 바쁜 뉴요커들의 멋진 라이프스타일이었고, 패스트패션은 커리어 우먼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1년에 생산되는 옷이 1,000억 장이 넘는 지금 패스트 패션은 ‘쓰레기 산’을 의미한다. 

 

 

파타고니아 ‘원웨어(Worn Wear)’
파타고니아 ‘원웨어(Worn Wear)’

 

 

‘오래 입는 옷을 만드는 것, 수선해 입는 것, 중고를 다시 입는 것’이 패션에서 환경 보호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패션의 대표적 사회적 기업인 파타고니아는 기획 단계부터 10년 이상 ‘오래 입을 옷’을 생산한다. 중고 옷을 거래하는 온라인 플랫폼 쓰레드업(ThredUp) 같은 미국 리세일 산업은 2023년 60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 되고, 10년 내로 거대한 패스트 패션의 1.5배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중고 플랫폼 ‘당근 마켓’도 일 트래픽이 156만으로, 쿠팡 397만 이어 2위 쇼핑 앱이 됐다. 그야말로 고물을 보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중고 마켓의 성장은 공유 오피스 위워크에서 일하고, 에어비엔비에 묵고, 전동킥보드를 타는 MZ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이고,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유’에서 ‘사용과 경험’으로 생각하는 그들의 가치관이기도 하다. 

 

 

당근마켓
당근마켓

 


두번째 전환점은, 너무 익숙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디지털 생태계의 시작점인 빅데이터는 ‘미래의 석유’라고도 불린다. 이는 옴니채널 같은 고객 접점에서 생긴 ‘빅데이터’(원유)를 ‘초 지능’ 알파고로 분석(정제)해 ‘디지털 자산’(유연, 무연, 경유)으로 자사몰 플랫폼(주유소)에 축적하는 것이다. 이 디지털 고객 자산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효용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초 지능’ 알파고는 개인 스타일리스트처럼 내가 원하는 것을 딱 맞춰 필요할 때 제안해 준다. QR 코드로 소재, 할인 쿠폰 등 정보를 확인는 것은 이미 기본이 되었고 스마트 폰의 가상 바구니에 상품을 넣으면, 피팅을 하고 싶을 때 피팅 룸에 옷이 준비된다. 또 계산대에 길게 줄을 설 필요 없이 모바일로 체크 아웃할 수 있다.

 

이렇게 상품 탐색부터, 스타일링, 구매, 배송에 이르기까지 고객 구매 경험을 매끈하게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디지털 전환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다. 정말 구미 당기는 것은 ‘초 지능 알고리즘’이 정밀한 수요예측을 해서 패션의 골칫거리인 재고를 줄여준다는 것이다. 하드웨어에서는 이미 나이키가 인공지능 ‘그래비트 로봇’으로 스마트 공장과 스마트 물류를 운영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소비자의 좋은 ‘구매 경험’과 효율적인 ‘기업 이윤’과 관련이 있다. 궁극적으로 ‘초 연결 빅데이터’와 ‘초 지능 AI’는 고객의 생각, 습관, 행동을 분석하여 기획, 판매, 마케팅의 신(神)이 되고자 한다. 


10년 전 우리는, 온라인 마켓이 전자 제품이나 파는 곳이지 패션 브랜드가 들어가면 큰일 나는 곳인 줄 알았다. 그리고 10년이 흐른 지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자율  주행차에나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패션 10년은 하이테크를 기반으로 브랜드의 세계관, 공감 능력을 소비자와 공유하는 하이터치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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