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캐주얼의 몰락

발행 2021년 12월 06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백화점 SPA 매장

 

최근 2~3년 새 10여 개 브랜드 중단

글로벌 SPA, 온라인 브랜드들이 대체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오프라인 유통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중저가 캐주얼의 사업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또 이들의 유통 기반이 됐던 백화점과 아울렛이 중저가 캐주얼 조닝을 축소하거나 없애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2~3년 사이 전개를 중단한 굵직한 브랜드만 베이직하우스, 에이치커넥트, NII, 크리스크리스티, FRJ, 카이아크만 등 10여 개에 달한다.

 

여기에 중저가 캐주얼의 대표 브랜드 ‘A’가 전개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내년 봄 시즌부터 신상품 공급을 대폭 줄이면서 순차적으로 매장 철수 및 재고 소진에 나설 예정이다. 

 

또 다른 중저가 캐주얼 ‘T’는 물밑으로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브랜드 역시 한때 중저가 캐주얼 시장을 리드했던 브랜드로,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저가 캐주얼들의 위기가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등장한 유니클로, 자라, H&M, 탑텐 등 대형 SPA와 함께 무신사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과 브랜드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설 자리를 점점 잃어왔다.

 

특히 대형 SPA의 등장은 치명타였다. 무리한 가격 경쟁은 반복하면서 수익 구조 악화는 물론 브랜드 가치도 추락했다. 결국 일부 브랜드들은 제품에서 로고를 떼면서까지 경쟁에 나섰지만, 대형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도태되고 말았다.

 

백화점은 지난 10여 년간 국내 중저가 캐주얼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최근 오픈한 더현대 서울과 롯데 동탄점에는 조닝 자체가 없다.

 

이 자리를 대신해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커버낫, 널디, 키르시, LMC, 디스이즈네버댓 등이 들어섰다. 탄탄한 브랜드력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브랜드들이다. 백화점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1020 세대 유입을 위해 필수적인 조닝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중저가 캐주얼 중 건재한 곳은 지오다노와 마인드브릿지, 폴햄 정도다. 지오다노는 브랜드를 지우고 성인층을 아우르는 베이직 캐주얼로 태세를 전환해 자리를 잡았고, 마인드브릿지는 남성 중심의 비즈니스 캐주얼로 포지셔닝을 변경한 후 내내 선두권을 지켰다. 폴햄은 신성통상의 소싱력을 바탕으로 한 물량, 가격 전략이 무기다.

 

국내 캐주얼 전문업체들이 이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브랜딩 전략과 함께 빠른 포트폴리오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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