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도시의 붕괴, 백화점 지방 점포가 흔들린다

발행 2022년 06월 20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프라다' 롯데백화점 부산점

 

생산 기지 해외 이전 등으로 고소득자 감소

럭셔리는 발 빼는데, 로컬 브랜드는 진퇴양난

지역 밀착형 점포 업태 변화 시급지적도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지방 대표 산업 도시에 위치한 백화점 점포가 위기를 맞고 있다.

 

부·대·울(부산·대구·울산)을 필두로 포항, 마산, 창원 등 대규모의 자동차, 조선, 정유, 화학 공장 고소득 근로자들이 많았던 지역이다.

 

코로나 이전부터 생산 기지의 해외 이전, 일부 산업의 경기 침체로 실업률이 상승하다 코로나 이후 직격탄을 맞았고, 최근 리오프닝 이후에도 경직된 분위기가 여전하다.

 

이 곳에 위치한 대부분 점포의 매출은 5년 전 대비 20~30% 하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백화점별 매출 순위를 보면, 신세계 김해점(58위), 롯데 포항(59위), 현대 부산(60위), 현대 동구점(69위) 롯데 센텀시티점(62위), 신세계 마산점(65위), 롯데 상인점(66위), 롯데 포항점(59위), 롯데 마산점(70위), 롯데 센텀시티점(62위) 등으로 대부분이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연 매출 규모도 1,000억 중반에서 1,000억 미만으로 중상위권 점포 대비 10~20% 수준으로 낮다.

 

울산은 경전철(태화경역~부산) 개설로, 인구 유입이 크게 줄면서 상권 및 유통사 전반에 걸쳐 매출이 급락했고, 창원은 핵심 상권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부산은 자영업이 위축되면서 명품 군의 실적이 5년 전 대비 한 자릿수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출점 점포 급증에 따른 경쟁 과열로 점포별 양극화도 심해졌다.

 

상징적으로 최근 이 곳 점포들에서 철수하는 럭셔리 브랜드가 꼬리를 물고 있다. 대표적인 고소득 남초 지역으로 분류되며, 한동안 럭셔리 남성 패션이 적극 진출했던 점포에서조차 퇴점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 울산점은 지난 2월 남성 잡화 ‘투미’가 퇴점했고, 최근 프랑스 명품 ‘S.T 듀퐁’도 철수했다. 현대 울산점은 남성 럭셔리 존에 ‘몽블랑’ 하나만 남아 있는 상태며, 남녀성 토탈 매장으로 ‘페라가모’, ‘엠포리오 아르마니’, 패션 잡화는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가 전부다. 롯데 울산은 버버리(여성), 페라가모, 발리 등이 영업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럭셔리 유치도 어려운 실정이다. 롯데 창원점은 애플타운 빌딩을 매입해 영플라자(신관)로 확장 오픈하면서 본관에 구찌, 프라다 입점을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현재 ‘페라가모’만 입점된 상태다.

 

롯데 포항점은 오픈 초반 버버리, 에트로 등이 입점했지만 매출 저조로 철수한 지 오래고, 신세계 김해점, 갤러리아 백화점 진주점 등도 럭셔리가 사실상 거의 전무하다.

 

경상권의 경우 신세계 센텀시티와 롯데 부산점으로 쏠림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 센텀시티에는 ‘발렌티노맨’ 등이, 롯데 부산 본점에도 ‘프라다 워모’ 등 다수가 입점한 상태다. 이 두 점포의 럭셔리 매출 비중은 30~40%를 웃돈다.

 

명품 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 업체들은 물론 해외 컨템포러리 실적도 저조해 수년 전부터 매장 철수를 요구해 왔다. 최근 백화점들이 주요 점포에 명품을 유지 혹은 유치하는 조건으로 하위 점포 철수를 양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는 백화점을 상대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진퇴양난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비효율 점포를 유지하고 있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과 컨템포러리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차라리 포켓 상권에 초점을 맞춘 지역 밀착형 점포로 업태를 전환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롯데 등 주요 백화점들이 서울과 수도권, 지방 핵심 점포와 신규 점포에 올인하면서 지방 점포의 MD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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