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소재, 올라도 너무 오른다

발행 2022년 07월 21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출처=게티이미지

 

캐시미어, 알파카 등 특수모 평균 15% 올라

공임비, 물류비 상승에 환율까지 첩첩산중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유럽산 수입 소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달러와 달리 유로 환율은 낮아졌지만 중국 제로 코로나 여파, 길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료 가격을 비롯해 에너지, 물류 등 전반의 비용 증가가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 연말 인상에 이어 연초 10% 가량이 더 올랐고, 매월 상승 추이를 이어가는 중이다.

 

면 소재는 7월 현재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올랐고, 특수모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캐시미어 10~15% 내외, 울 10~15%(파인 울의 경우 kg당 가격이 20%), 알파카 20% 등 평균적으로 15% 가량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유럽산 특수모 뿐 아니라 겨울 헤비 아이템에 쓰이는 구스, 덕 다운까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구스는 지난해 kg당 60~65불 하던 것이 70~80불, 덕은 kg당 40불에서 60불로 올라있다. 유로가 아닌 달러로 거래하는 경우는 환율 때문에 10% 이상 부담이 커진다.

 

장기간 원사 부족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고, 코로나를 지나며 현지 피니싱 가공 공장의 수도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 전기공급도 예전 수준을 밑돌면서 가격 뿐 아니라 납기 문제도 커지고 있다. 방모 기준 지난해 말 종전보다 15~20일 지연됐던 델리가 지금은 한 달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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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원단을 공급하는 I사 관계자는 “이탈리아의 경우 자가발전이 되지 않고 러시아에서 가스를 공급받아 전기를 생산한다. 전쟁으로 드문드문 수급되며 주 5~6일 가동되던 것이 3~4일 정도만 움직인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도 하루 10만 명 이상 나오고 있어, 짧게 잡아도 연말까지 지연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캐시미어, 알파카 등 특수모 사용이 활발한 니트 프로모션 업계는 납품 대상 업체에 오더 금액의 최소 10% 인상을 통보하고 있다. 선두 기업들은 여의치 않은 경우 받은 오더 일부를 취소하는 분위기다.

 

업계 상위 니트 프로모션 한 관계자는 “원료, 원단 가격 상승에 항공 운송료는 3배 정도 올랐다. 중국 공임비는 30%를 더 요구하며 옷을 넘겨주지 않는 등 물가가 미친 듯이 올라있는데 기존 납품가를 어떻게 맞추겠나.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에 대비해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브랜드 업체도 고충이 늘긴 마찬가지다. 향후 경기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불가피한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저항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백화점 여성복업체 한 임원은 “항공료, 달러 환율이 높아지고 하다못해 물류 박스까지 가격이 오르며 지금 입고중인 겨울 물량 비용도 발주 시점보다 계속 더 추가되고 있다”며, “가격 인상을 하지 않기로 했던 곳들도 최소 10~15% 이상 인상으로 변경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는 것이다. 발주 시점을 한 달여 앞당기고, 캐시미어보다 저렴한 울 혼용률을 높이거나 국내 소재 사용을 병행하는 정도다.

 

자주 사용하는 소재를 더 비축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원단 상사들이 수요상승이 예상되는 원단을 미리 비축하는 것에 소극적이고, 코로나 기간 생산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재고도 충분치 않다.

 

국내 소재 사용 병행도 니트, 방모는 내년부턴 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제일모직이 직물사업에서 철수, 수급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모 업계 관계자는 “방모방은 대광, 삼원 등 건재한 기업들이 남아있어 맞춰가고 있지만 소모방은 국내 어떤 업체도 제일모직만큼의 퀄리티와 가격을 못 만든다. 중국 등 해외에서 요구하는 대로 들여와야 해 가격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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