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애] ‘파타고니아의 유일한 주주는 지구입니다'

발행 2022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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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 파타고니아 회장은 지난 9월 14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인과 부인, 두 자녀가 소유한 파타고니아 주식 전체를 비영리 재단과 파타고니아의 의결권을 갖는 신탁에 넘긴다고 발표했다.

 

또 파타고니아 홈페이지를 통해 '이제 파타고니아의 유일한 주주는 지구입니다'로 시작되는 편지를 게재했다. 쉬나드 회장은 편지에서 '우리가 향후 50년 동안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생각보다 지구를 되살리겠다는 희망을 훨씬 크게 갖고 있다면, 우리가 가진 모든 자원을 사용하여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썼다.

 

이본 쉬나드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암벽등반 전문가였던 그는 1962년부터 약 2년간 주한 미군으로 한국에 머물며 북한산 인수봉에 ‘취나드 A, B’ 코스를 개척했다. 이 기간 그는 한국 등반가들과 여러 루트를 개척하며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당시의 쉬나드는 암벽 장비를 대장간을 찾아다니며 직접 만들어 사용할 정도로 열정적인 사람으로 전해진다.

 

그가 기부한 파타고니아는 연 매출 약 100억 달러의 아웃도어 전문 업체다. 이번 기부로 약 30억 달러의 쉬나드 일가 비의결 주식 98%로 환경 단체에 기부되었으며 이들에게는 매년 이익금이 배당되게 된다. 2%의 주식은 신탁사에서 관리하는데, 쉬나드 일가가 의결권을 가진다. 쉬나드의 두 자녀도 파타고니아의 직원으로 계속 근무하게 된다고 한다.

 

이번 이본 쉬나드의 행보는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에 선한 영향력을 주기 바란다'라는 그의 소망과 같이 앞으로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패션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지속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섬유패션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 해양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의 약 35%, 살충제 사용량의 약 25%, 물 소비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트렌드에 민감한 패스트 패션의 확대와 무관하지 않다. 값싸고 저렴한 폴리에스테르의 활용이 많아지면서 세탁 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 발생량이 늘었고, 소각 시에도 발암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배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해 약 10만 톤 이상의 의류 페기물이 발생되고 있으며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이 초래되고 있다. 이에 많은 패션 업체들이 탄소배출량 저감 및 환경오염 물질 배출 감소, 업사이클, 리사이클 등 패션 자재의 생산 단계부터 완제품의 재활용을 위한 ESG 경영에 힘을 쓰고 있다.

 

버버리는 생산 단계에서 남은 원단을 패션학과 재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기부를 하고 있고 폴햄은 폐원단을 활용하여 유기묘를 위한 회복 담요를 제작 지원하고 있다. 코오롱FnC는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하여 자사 3년 차 재고를 활용한 업사이클 패션 브랜드 ‘래코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문제는 파타고니아 한 기업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소비자들부터 ESG 기업의 제품을 우선 구입하고, 버려지는 물건에 대한 생각을 재정립한다면 '자연에서 캐낸 가치를 부로 바꾸는 대신, 부의 근원을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라는 쉬나드 회장의 선한 출발에 동참하는 일이 될 것이다.

 

“지구는 거대하지만 지구가 가진 자원은 유한합니다. 인류는 지구의 한계를 확실하게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지구는 매우 뛰어난 회복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진심을 다해 행동한다면 우리는 지구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쉬나드 회장이 편지 마지막에 쓴 문장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다. 아마도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자신의 뜻을 실천하는 모습을 통해 그의 진심이 전달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뿐인 지구를 위해 우리 각자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깊은 고민을 할 때이다.

 

유미애 세원아토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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