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 템포, 브랜드 수명, 인지도, 매출 종합해 톱 20 선정
빅토리아시크릿, 갭, 아메리칸이글아웃피터스 상위권 올라

[어패럴뉴스 장병창 객원기자] 미디어 컴퍼니 24/7 템포가 미국의 가장 성공적인 패션 브랜드 20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세계 패션 시장에서 미국 패션의 위상 확인을 목적으로 추진됐다는 이번 조사는 단순히 몇 년간의 경영 실적 뿐 아니라 브랜드 수명, 글로벌 인지도, 매장 수, 매출, 소비자 트래픽 등과 함께 다양한 성공 요인들을 종합해 순위를 매긴 것이 특색이다.

때문에 최근 몇 년 경영 성적이 눈에 띄게 내리막 세를 보이고 있는 브랜드들도 상위권에 포진됐다. 라이프스타일 뉴스 플랫폼인 24/7 템포는 미국 전국 일간지 유에스 에이 파트너로 기사의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다.

20위에는 세계 주요 도시에서 5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며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는 브룩스 브라더스가 선정됐고 컨버스가 19위, 타미힐피거 18위, 케이트 스페이드가 17위에 올랐다.

남성복 메이커 브룩스 브라더스는 1818년에 창립, 지난해 200주년을 맞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브랜드다. 1853년의 리바이스나 1856년의 버버리보다도 역사가 길다. 특히 링컨 대통령을 비롯 오바마,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미국 역대 44명의 대통령 가운데 40명이 취임식 때 브룩스 브라더스 연미복을 입는 영광을 누려오고 있다. 남북 전쟁 당시 북군도 브룩스 브라더스 제복을 입었다.

아직 본사가 뉴욕 맨해튼의 메디슨 애비뉴에 있지만 소유권이 1988년 영국의 막스앤스펜서로 넘어간데 이어 2001년에는 이탈리아 리테일 브랜드 얼리언스(RBA)로 넘어가, 이탈리아 안경 재벌 루소티의 창업자 레오나르도 델 베치오의 아들인 클라우디오 델 베치오가 주인이 됐다.

16위는 전 세계에 걸쳐 4,000개 이상의 아울렛을 가지고 연 37억 달러의 판매 실적을 올린 캘빈 클라인. 에데 바우어, 반스, 언더 아머, 제이 크루, 폴로 랄프 로렌이 역순위로 올라있다.

가장 성공적인 톱 10은 정체성과 광범위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들이 주류를 이뤘다.

청바지의 대명사로 꼽히는 리바이스가 10위, 60년대 미국 청소년들에게 최고 인기 아이템이었던 아베크롬비 앤 피치는 자매 브랜드 홀리스터를 8위에 앞세워 9위에 올랐고 나이키는 7위를 차지했다.

연간 매출 372억 달러, 전 세계에 걸친 951개 매장을 가지고 매출이나 브랜드 가치등 에서 세계 정상의 브랜드로 꼽히는 나이키가 7위에 머문 것은 의아스럽다. 스니커즈보다는 패션에 중점을 두고 평가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에 비해 갭 그룹의 바나나 리퍼블릭 6위, 갭 3위, 올드 네이비가 1위에 올랐고 놀랍게도 최근 급속한 쇠락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빅토리아 시크릿이 2위를 차지했다. 코치가 5위,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가 4위다.

일본 유니클로에도 매출 실적이 뒤진 가운데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갭 그룹 브랜드들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한때 스페인의 자라나, 스웨덴의 H&M을 누르고 세계 최고의 캐주얼 브랜드로 영광을 누렸던 화려한 이력이 감안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빅토리아 시크릿도 최근 실적이 크게 떨어지기는 했지만 세계 란제리 시장 점유율 1위다.

내년 갭그룹으로부터 독립해 별도 법인으로 출발할 예정인 올드 네이비는 1969년 설립된 갭 보다 24년 늦은 1994년에 탄생한 늦둥이다.

갭의 전성기에 이를 보완하는 저가 브랜드로 출발해 최근 수년간 갭 그룹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올드 네이비라는 이름은 프랑스 파리의 ‘올드 네이비 까페’라는 한 까페 이름을 따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