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배너 이미지

美 패션 시장 난기류…‘명품, 하이패션만 잘 팔린다’

발행 2022년 06월 03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메이시스

 

명품의 미국 시장 비중 커지고, 메이시스, 랄프 로렌 호실적

월마트, 타깃, 갭 등 중저가 리테일은 재고 늘고 수익성 악화

무디스, 美 의류 및 리테일 산업 신용 등급 ‘부정적’으로 하향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지금 의지할 수 있는 곳은 미국뿐이다. 팬데믹 기간 중 성장을 주도했던 중국이 팬데믹으로 흔들리면서 아시아, 중동 등 지구촌 곳곳을 찾아봐도 가장 큰 시장 미국을 빼고는 배팅할 곳이 없다.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명품 매출은 890억 달러, 세계시장의 31% 점유율로 중국의 736억 달러를 29%를 앞섰다. 올해는 팬데믹 등의 여파로 미국 GDP 성장률이 2.8%로, 2.0%의 중국을 1976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한다는 것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최근 예측이다.

 

그래서 유럽 명품 브랜드들은 미국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이애미에서 오스틴, 찰스턴, 내슈빌, 애틀란타 등으로 투자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1850년대 중반 금광을 찾아 캘리포니아로 몰렸던 포장마차 행렬을 연상케 한다. 고소득층은 인플레에 둔감하다는 믿음이 이들의 발길을 독촉하는 추세다.

 

최근 루이비통이 캘리포니아 해변 도시 라 졸라에서 선보인 최신 크루즈 컬렉션 쇼나 디올이 캘리포니아 베니스에서 런칭한킨 남성 캡슐 컬렉션, 발렌시아가가 뉴욕 증권거래소를 무대로 선보인 2023년 봄 컬렉션 등은 투자 행렬이 남긴 발자취다. 캘리포니아의 토팡가. 뉴욕 외곽 뉴저지의 프린스턴도 신흥 패션 개척지로 부상하고 있다.

 

샤넬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49.6%, 2019년보다는 22.9% 증가한 156억 달러, 영업 이익은 전년보다 57.5% 증가한 55억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는 전년보다 무려 79.5%나 늘었다. 4월 말 마감의 에르메스 1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27억 유로, 미국 시장 증가율은 44%에 달했다. 루이비통의 LVMH나 구찌의 케어링그룹, 까르띠에의 리치몬트 그룹도 비슷한 추세다.

 

출처=샤넬 공식 홈페이지

 

유럽 명품 못지않게 미국 패션 가운데 프레미엄 브랜드로 분류되는 랄프 로렌, 핸드백의 코치 등과 하이 션 아이템을 많이 취급하는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도 판매가 기대 이상으로 늘어 연말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올들어 랄프 로렌의 4월 말 마감 4분기 순 매출은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15억2,000만 달러. 지난 한 해 매출은 전년보다 41% 증가한 62억 달러, 순익 6억 달러 실적을 올렸다.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를 찾는 고객층이 두터워 운임 등 원가 압력을 가격 인상으로 커버할 수 있다며 올 회계연도 매출도 높은 한자리 성장을 낙관했다.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12.8% 늘었다. 이에 힘입어 연간 매출은 전년과 같거나 1% 늘어난 244억6,000만~247억 달러로 확정하고 순이익 목표를 11.0~11.5%에서 11.2~11.7%로 상향 조정했다. 블루밍데일, 백스테이지 등을 가지고 있는 메이시스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캐주얼 등의 매출이 줄어든 반면 하이 엔드 패션 아이템과 가방, 액세서리 등 명품 아이템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고액 소득자들은 가격 상승 부담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팬데믹에서 정상을 되찾고 결혼식 등 각종 이벤트가 활기를 띠어, 관련 제품 판매가 크게 느는 추세다. 미국의 올해 결혼 커플은 팬데믹 이전의 220만 쌍에서 260만 쌍으로 늘어나 1984년 이후 정점을 이룰 전망이다. 메이시스는 이에 따른 하이패션 아이템의 판매 영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노드스트롬은 4월 말 1분기 매출이 전년 30억 달러에서 35.7억 달러로 늘었다. 손익도 전년 동기 1억6,600만 달러 손실에서 2,000만 달러 흑자로 반전됐다. 프리미엄 아이템들이 인플레 압력을 덜 받고 잘 팔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연간 매출 목표도 당초 5~7% 성장에서 6~8%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반해 저가 아이템 중심의 밸류 체인으로 분류되는 월마트와 타깃, 할인 체인의 티제이맥스, 중간 가격대의 브랜드 아베크롬비앤피치, 갭 등은 판매 부진으로 연말 목표를 하향 조정하는 등 어려움을 맞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40년 만에 처음 경험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운송, 임금, 원가 상승 압력에, 판매 부진과 공급망 관리 차질에 따른 과잉재고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점이다. 하루 이틀 사이에 월마트와 타깃 주가가 각각 17%와 25%나 폭락해 실적 부진의 충격을 보여주기도 했다.

 

월마트

 

월마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 증가한 1,416억 달러, 영업 이익은 23% 줄어 53억 달러에 머물렀다. 타깃의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23%에 비해 3.3% 증가한 251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순익은 전년 동기 21억 달러에서 10억1,000만 달러로 52% 감소했다. 오프 프라이스의 티제이맥스 역시 기대 이하의 실적으로 연말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아베크롬비앤피치는 1분기 실적에 실망, 주가가 29%나 폭락한 가운데 당초 2~4% 성장을 예상했던 연간 매출 목표를 제로 성장 내지는 2%로 낮췄다. 분기 중 매출은 4% 늘어 8억2,800만 달러에 달했지만, 손익은 전년 동기 4,270만 달러 흑자에서 1,480만 달러 적자로 반전됐다.

 

갭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4월 말 마감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3% 줄어든 34억8,000만 달러로 1억6,2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주력 브랜드인 올드 네이비와 갭의 부진이 결정타로 주가가 20%나 폭락했다. 규모가 작지만 성장 잠재력이 있어 보이는 애슬레타를 분리시키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들 실적 부진 브랜드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엄청난 재고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갭 34%, 월마트 32%, 타깃 43%, 메이시스도 17%의 재고가 늘었다. 판매 부진 탓이 크지만 서플라이 체인의 혼란에 대비해 앞당겨 주문을 하는 등의 관리 잘못이 지적되는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조기 할인 판매가 러시를 이룰 것으로 점쳤다.

 

한편 신용 평가 업체인 무디스(Moody’s Investors Services)는 5월 24일 자로 미국 리테일 및 의류산업 신용 등급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낮췄다.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리스크, 서플라이 체인 애로, 수요 감퇴 등에 따른 이익률 감소가 그 이유로, 향후 12~18개월에 걸쳐 매출은 2~4% 늘고, 영업이익은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보그 비즈니스는 유럽 명품 브랜드들의 미국 진출 러시에 대해 미국 경제의 스테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카카오톡 채널 추가하기 버튼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지면 뉴스 보기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