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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디자인 윤리, 도덕부터 지키자

발행 2022년 08월 12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명품 가방 위조품들 / 출처=게티이미지

 

디자인 도용 문제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부쩍 늘었다.

 

다양한 플랫폼, SNS 활성화로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온라인 기반 보폭을 넓히기 수월해졌지만, 그만큼 디자인 카피를 당하기 쉬워져서다.

 

온라인 상세페이지를 통해 세세한 디테일까지 볼 수 있고, 어떤 소재를 어떤 함량(%)으로 썼는지까지 쉽게 확인된다. W컨셉, 29CM 등 주요 플랫폼을 통해 인기 브랜드와 아이템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앉아서 쉽고 빠르게’ 카피가 가능한 세상이다.

 

디자인 도용 문제는 국내외 패션계에서 끊이지 않는 문제지만, 인지도와 규모를 갖춘 제도권 기성업체들이 온라인을 키우며 도용 정도를 더해가고 있어 개인 디자이너들이 입는 타격이 더 커지는 실정이다.

 

약간씩 변형하며 양심껏(?) 베끼는 것은 양반이고, 판박이처럼 과감한 카피를 하는 곳이 늘었다. 전개 6년차 디자이너 여성복 브랜드 A사는 19, 20년도부터 시그니처로 전개해온 디자인을 그대로 도용당했고,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 B사는 상품을 똑같이 만든 것뿐 아니라 이미지까지 비슷하게 쓰는 일을 겪었다.

 

A사 대표는 “작년 여름부터 우리제품을 카피한 여성복기업 사례를 지적하며 법적조치를 검토해왔는데, 황당한 것은 수집하다보니 하나가 아닌 두 개 브랜드에서 카피해온 정황이 확인됐다는 것”이라며 공분했다.

 

포켓의 위치와 사이즈, 버튼 위치 등 한 눈에 봐도 동일한 디자인의 재킷, 점퍼, 원피스를 많은 물량을 기반으로 훨씬 저렴하게 풀어내고 있었다. 소량으로 움직이는 디자이너들은 가격경쟁력에서 제도권을 이길 수 없고, 매해 판매를 주도하는 시그니처 상품이 대상이라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무엇보다 핵심 무기인 창작 디자인 ‘차별성’을 잃게 되는 것이 큰 문제다.

 

A사는 해당 분야 전문 변호사 3인을 구성해 사례를 찾고 논의를 통해 조치를 개시했지만, 대부분은 이와 같은 대응에 나서기 쉽지 않다.

 

디자인 등록 출원이 돼 있지 않은 경우 인지도 낮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시시비비를 가리기 쉽지 않고, 1년 내외의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등록 과정도 복잡다단하고, 1인 또는 5인 이내의 작은 조직이 주를 이뤄 비용부담도 커 일일이 등록이 쉽지 않다. 출원이 돼 있다하더라도 도용이라는 증명이 명확히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한 중견 디자이너는 “패션은 기본적으로 동일하게 갖추는 요소들이 있고 그 안에서 디자인 변형을 주기 때문에 고의성이 없는 도용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도용한 측보다 도용당한 측의 증명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결국은 업계의 도덕적인 양심에 달렸다는 얘기다. 윤리적, 도덕적 경영을 지향하는 ‘서스테이너블’을 너도나도 내세우는 지금, 윤리, 도덕과는 먼 ‘아이러니’한 행보들이 씁쓸하다.

 

디자인 도용은 사람들이 점점 더 옷값을 가치로 소비하지 않게 만들고, 꾸준히 시장을 망가뜨리는 유해 요소인 만큼 업계가 꾸준히 각성하며 개선해나가길 바란다.

 

조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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