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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백화점 골프 MD의 ‘조삼모사(朝三暮四)’

발행 2023년 03월 08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신세계 강남점 골프 조닝 / 사진=어패럴뉴스

 

골프웨어 매장을 늘려왔던 백화점들이 불과 2~3년 만에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연간 30~40%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던 골프웨어 시장이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역신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역신장 폭은 예상보다 크고, 중상위권과 하위권의 매출 격차도 커졌다. 이에 따라 면적을 쪼개면서 늘려왔던 브랜드 수를 다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사실 백화점 유통이 골프웨어 매장을 무리하게 늘려온 것은 맞다. 입점을 희망하는 브랜드가 워낙 많았고, 매출은 언제까지나 고공행진을 할 것 같았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테스트해보며 브랜드를 발굴하기에도 좋았다. 과거에 비하면 점포당 매장 수는 최소 1.5배에서 2배 이상 늘었다.

 

그런데 너무 과했던 모양이다. 많은 문제점과 부작용도 일어났다.

 

우선 지금의 백화점 골프 MD에서는 60~70대가 소외되고 있다. 럭셔리, 컨템포러리 등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한 고가 브랜드들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이를 중심으로 한 MD 쏠림이 컸다.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해왔던 브랜드들은 하나둘 자리를 내줘야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60~70대를 위한 브랜드 부재를 문제로 지적한다. 트렌드를 무리하게 쫓아간 나머지 균형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30~40대 젊은 층들이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엔데믹 이후 다른 분야로의 소비 이동, 고물가·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감축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50대 이상, 60~70대 고객들을 몰아내다시피 하다 보니, 예상보다 큰 폭의 역신장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매장의 컨디션과 비효율 매장 증가도 문제다. 브랜드 수를 늘리면서 매장당 규모가 크게 줄었다. 최근 리뉴얼을 단행한 신세계 강남점만 봐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다. 연간 수십억 원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지포어, PXG도 15평 남짓이다.

 

또 무리한 확장으로 비효율 매장들이 크게 늘었다. 주요 점포의 실적을 보면, 1등 브랜드과 꼴찌 브랜드의 매출 차이는 10배까지 난다. 브랜드별 실력 차이도 있겠지만 필요 이상의 매장 수로 인한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다.

 

어찌 됐든 백화점들은 이러한 문제점과 부작용을 보완해 골프 조닝의 구조를 다시 한번 조정하기로 한 듯하다. 이 과정에서 점포당 매장 수는 줄어들 것이며, 철수되는 매장은 늘어날 것이다. 뿐만 아니고 신규 브랜드들의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내로라하는 기업들조차 시장 안착을 못 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브랜드의 시장 진입은 더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백화점은 언제나 그랬듯 매출이 더 좋은 브랜드 위주로 MD만 하면 된다. 과잉과 불균형, 예측 실패에 따른 결과는 또다시 브랜드 업체의 몫이 될 것이다.

 

오경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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