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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패션, 환경 파괴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자

발행 2021년 03월 16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이재경 ‘패션 법(法) 이야기’

 

2019년 프라다는 ‘리나일론(Re-Nylon)’ 프로젝트를 통해 2021년 말까지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재생 소재를 에코닐(ECONYL®)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 사진출처=프라다

 

 

2021년 벽두부터 빌 게이츠는 세상 사람들에게 ‘환경’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늘 앞서가는 그의 예지력, 실천력이 담긴 저서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을 통해 패션업계 입장에서의 환경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친환경 패션은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왔고, 많은 패션 업체들이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키워드이기는 하다. 하지만 패스트패션이 산업의 커다란 흐름으로 자리잡은 오늘날, 환경 이슈는 요란한 구호나 소비자들의 환심을 얻기 위한 겉치레로 끝날 문제가 더이상 아니다. 

생존을 위한 절대적 명제다. 

 

유행과 계절에 맞춰 발 빠르게 저가 의류를 다품종 대량 생산해 내놓는 패스트패션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옷의 홍수, 의류 쓰레기의 범람을 목격해왔다. 

 

옷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여기며 마르고 닳도록 입던 과거와 달리, 패스트 패션 시대 옷의 수명은 1년 남짓으로 줄어들었다. 저렴하게 구입한 만큼 의류의 경제적, 심정적 가치는 바닥에 떨어졌고, 결과적으로 의류 폐기물은 산더미처럼 쌓여간다. 의류 수거함은 극심한 포화 상태에 빠지면서, 1년 동안 버려지는 옷은 1인당 몇십 kg 분량이라고 한다. 재생산, 재활용되는 분량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땅속에 묻히거나, 불태워지거나,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들이다. 

 

물론, 유행이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을 믿으며, 리폼할 각오를 하고 안 버리는 알뜰족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패스트 패션의 태생적 운명은 뭐든지 빠르게 진행시킨다. ‘fast’라는 단어가 강조하듯 옷의 유통과 수명도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의류 가격이 낮아진 만큼, 가치와 기대치도 덩달아 낮아지기 때문이다. 

 

저렴하므로 내구성이 떨어진다고 느끼기 쉽고, 저렴하므로 버려도 그리 아깝게 생각하지 않게 된다. 당근마켓 등 중고시장이 활발해진 요즘, 뭐든지 땡처리 가능하다는 점도 의류 덤핑 사태에 한몫을 한다. 

 

패스트패션의 성공 비결은 스피드와 가격이다. 그들이 빠르게 생산하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나일론·아크릴 등 합성 섬유를 이용하면서 환경은 더 빠르게 위험에 노출된다. 합성섬유 제품이 매립되거나 세탁할 때 유해 가스, 미세 플라스틱 성분이 나오면서 생태계를 철저하게 파괴한다. 이쁘디 이쁜 옷들이 침묵의 살인 무기로 바뀌는 끔찍한 순간이다. 

 

그렇다면, 패스트패션이 매출과 점유율 욕심을 잠시 뒤로 하고, 세상 사람들과 이 땅을 위해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일은 뭘까. 바로 소재(textile)와의 전쟁이다. 유기농, 재활용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대나무, 파인애플에서부터 페트병, 폐비닐에 이르기까지 환경과 친한 소재를 개발하는 기술은 무한하다. 이미 친환경 소재들은 우리 곁에 많다. 바다에서 수거한 낚시 그물, 어망 등 폐나일론을 재활용한 ‘에코닐’까지 등장했다. 

 

소재에서 시작한 친환경 마인드의 다음은 생산 방식이다. 원단 생산에 있어 친환경 발수제를 활용해 물, 자원을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절감하는 생산 공정이 빠르게 번져가야 한다. 씨앗 재배부터 섬유 제조 과정에 이르기까지 환경을 좀먹는 화학비료나 살충제를 사용하지 아니하는 방식을 패스트 패션이 더 빠르게 일반화시켜야 한다. 이와 함께, 패스트패션이 솔선수범하여 리세일, 대여, 중고의류 물류시스템에도 눈길을 돌려야 한다. 

 

매장, 생산 라인을 넓힐 돈으로 소재, 생산 방식을 연구하는 R&D를 더 강화하여 컨셔스패션(Concious Fashion)을 앞당겨야 한다. 친환경에 대한 생산자, 소비자의 의식이 보편화되면, 수요, 공급도 저절로 확대된다. 친환경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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