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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선] 도급과 파견을 구분하는 기준

발행 2022년 10월 0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문선의 ‘Q&A 일과 사람’

 

출처=게티이미지

 

안녕하세요, 김문선 노무사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철강업체(원청회사)와 사내 협력업체 소속의 크레인 운전 업무 종사자들 사이 근로자 파견 관계가 성립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번 판결은 기존의 도급과 파견에 대한 대법원의 법리를 다시금 확인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판단함에 있어 철강산업에서 실질적인 노무 제공 관계를 고려하였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 오늘은 최근 대법원 판결에서 새로이 제시한 내용을 포함하여 사업현장에서 매우 중요한 도급과 파견의 구분기준을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도급과 파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도급이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는 계약’(「민법」 제664조)을 말하며, 기업 간 분업 생산방식의 일환으로 원칙적으로 도급계약 관계는 산업 안전이나 임금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노동법적 규제 대상은 아닙니다.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 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파견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파견대상 업무를 엄격히 제한하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됩니다.

 

형식적으로 원청사와 하청 업체 간에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하더라도, 원청사가 실질적으로 하청 업체의 근로자를 직접 사용하는 관계로 평가될 경우에는 파견에 해당하는데, 근로자파견에 관한 판단 기준은 대법원 판례에 의해 정립되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서는 원청사의 전산관리시스템인 MES를 통해 협력업체 종사자들이 지시를 전달받고 이에 따라 작업을 하는 것이 단순한 정보전달이 아니라, 협력업체에서 독자적으로 수정 및 변경할 독자적 권한이 없어 원칙적으로 그 정보에 따라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구속력 있는 지시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간 MES를 통한 작업 정보 제공이 원청의 직접적인 업무지시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법원의 판결은 사안에 따라서 직접적인 원청회사의 지휘명령을 인정한 경우도 있고, 부정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판결의 경향은 도급회사가 업무 매뉴얼이나 작업지시서 등을 제시한 경우에도 하청회사의 재량이 인정되는 경우나 도급업무 수행을 위해 원청사의 전산시스템이나 매뉴얼을 사용할 필요가 인정될 경우에는 직접적인 지휘·명령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철강업체 P사의 사안에서는 하급심 법원이 아니라 최고법원인 대법원이 MES를 통한 작업 정보 제공은 원청의 직접적인 지휘, 명령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기에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또 작업의 결과가 아닌 작업의 내용을 정하는 작업 표준서를 원청에서 작성해 줬다면, 이 역시 원청사가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작업내용에 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이 되므로 상당한 지휘, 명령의 근거가 되고, 작업 사양서가 도급의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인력, 작업의 내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면, 그 실질은 하청 업체 종사자들에 대한 업무 지시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많은 기업이 전산관리시스템을 통해 협력업체에 작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외부노동력 활용을 둘러싼 법적 분쟁의 척도가 될 판결이 나온 만큼 도급과 파견의 판단 기준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대책수립이 필요한 때입니다.

 

김문선 공공노무법인 대표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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