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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온라인 생산 중개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시타테루’
“봉제업도 스마트해진다면 젊은이들이 꺼려할 이유 없다”

발행 2019년 02월 15일

박선희기자 , sunh@apparelnews.co.kr

[어패럴뉴스 박선희 기자] 최근 일본 패션 제조 밸류 체인의 혁신 사례로 조명받고 있는 시타테루는 기획자와 소규모 봉제 공장을 이어주는 ‘의류 생산 중개’ 플랫폼이다.


2014년 창업 이래 빠르게 성장, 현재 시타테루의 플랫폼에 연결된 봉제공장은 644개로 일본 내 전체 봉제공장의 10%를 차지한다. 1만700명의 클라이언트가 현재 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달 말 국내 봉제공장 현장 조사와 투자 유치를 위해 시타테루의 경영전략 디렉터 세이지 츠루와 기술최고임원 시노부 이즈미가 방한했다.


국내 봉제 공장을 둘러본 소감에 대해 그들은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규모가 작고 영세하며 인력이 노후화되어 있는 상황은 일본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겪었다. 제조업 중에서도 가장 낙후된 분야인 봉제업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제조 기반의 해외 이전으로 영세한 상태를 벗어날 수 없었고, 이는 현재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이지 디렉터는 “봉제업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봉제 산업 구조에 문제가 있다. 바로 ‘정보의 불균형’이다. 일본은 기획자와 생산자 사이 2~3단계의 에이전시들이 존재하며 정보를 차단하다보니, 공장은 오더가 부족하고 소량의 봉제를 원하는 다수의 클라이언트는 공장을 못 찾는 비효율적인 구조가 만들어져 있었다. 에이전시에 의존해 클라이언트를 직접 만날 수 없는 공장들은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거나 시대적 흐름을 읽는데도 둔감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40세에 시타테루를 세운 고노 히테카즈 사장은 구마모토에서 셀렉트샵을 운영하는 친구가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300장 이상이 아니면 만들어주는 곳이 없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다고 한다. 결국 문제는 공급자와 수요자 간 정보의 불균형에서 오는 문제라 판단했고, ‘클라우드 소싱’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타테루를 창업했다.


1인 브랜드, 마이크로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내수에서 소규모량을 스피드하게 생산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 역시 일본과 우리가 같다. 규모가 있는 업체들 역시 근접 기획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내수 생산의 밸런스가 중요해지고 있다.


봉제공장 644개와 1만700여 클라이언트 온라인상에 연결

세이지 디렉터 “문제는 산업 아닌 일하는 방식의 낙후성”

 

시타테루는 각 공장의 강점, 작업량, 작업 시간을 파악해 작은 물량도 생산할수 있도록 돕는다. 공장은 유휴 시간을 활용해 소물량을 작업하며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세이지 디렉터는 “일본의 경우 규모는 영세하지만 장인급 기술을 가진 봉제 공장들이 많다. 이들이 일년 중 한가한 비수기가 4~5개월에 달한다. 그때그때 공장의 작업량과 공정 스케줄을 공유할 수 있다면 클라이언트와 공장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 시타테루에 연결된 공장들은 비수기 평균 가동률이 10% 이상 상승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흔히들 시타테루의 성공 요인으로, 봉제업이라는 낙후된 산업에 IT 베이스를 접목한 전략을 꼽지만, ‘기술’보다 어려운 것은 발품을 팔아가며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켜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이었다고 한다.


시노부 기술총괄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고령화에 시달리고 있었던 봉제공장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구글 크롬을 깔아주고 와이파이를 연결해줬다. 인터넷 사용법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네이버 ‘라인’은 모두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쉬운 기능부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시타테루와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처음 공장을 찾아다니며 끌어모으는 단계에서 포기하는 회사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타테루의 혁신이 크게 조명받고 있지만, 이들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만큼 투자 유치가 필요하고, 기술 버전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장기적으로는 일본에 머물지 않고, 봉제 현장과 패션 업체들을 이어주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세이지 디렉터는 “모든 산업이 그렇겠지만, 문제는 산업 자체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후진성에 있다. 봉제업도 일하는 방식이 스마트해진다면 젊은이들이 외면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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