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업계, 버추얼 기술 속속 도입

발행 2021년 05월 13일

송창홍기자 , sch@apparelnews.co.kr

버추얼 기술로 구현한 의류 / 출처=CLO

 

가상 샘플로, 비용·리드 타임 단축

이커머스 콘텐츠 등 적용 분야 확대

 

[어패럴뉴스 송창홍 기자] 패션 업계가 나라 간 이동이 막힌 팬데믹 기간을 계기로 ‘버추얼 샘플(가상 샘플)’을 본격 도입하고 있다.

 

샘플 제작에 따른 시간과 비용, 샘플 폐기물을 줄일 수 있어 패션 산업이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한 방편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문제는 소재감, 컬러, 드레이프 성 등 민감한 실물의 특성을 얼마만큼 구현하느냐다.

 

버버리, 프라다 등 럭셔리 하우스를 비롯, 나이키와 뉴발란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은 이미 버추얼 샘플 제작 기술을 적극 도입해 사용 중이며, 국내도 클로(CLO), 옵티텍스, 브라우즈웨어 등을 활용한 버추얼 샘플 제작이 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버추얼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클로버추얼패션’은 2009년 설립, 지난해 3월 기준 460여 개의 벤더 업체를 파트너사로 보유하고 있는데, 팬데믹을 거치며 거래처가 30% 가량 늘었다.

 

버추얼 기술의 핵심 경쟁력은 리드 타임 혁신이다. 기존 샘플 리드 타임은 평균 37일이 걸리지만, 샘플 채택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반면, 버추얼 샘플의 리드 타임은 27시간, 샘플 채택률은 55%에 달해, 물리적 샘플 보다 4배 가까운 수치로 집계된다.

 

그동안 글로벌 섬유 기관·원단 생산 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원단 물성 DB를 구축, 원단의 성질을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고, 단추를 비롯한 부자재와 후처리 가공 등의 디테일도 적용이 가능해졌다.

 

그렇다면 물리적 샘플과 디지털 샘플이 100% 같을 수 있을까. 클로버추얼패션의 김광일 부사장은 “원단의 드레이프성 등의 조건에 따라 20% 가량의 차이가 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인정해야 버추얼 시스템 도입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간 국내 여러 패션 기업들이 버추얼 기술을 도입했지만 실패한 이유는 20%의 한계에 봉착, 이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헤지스' 21FW 버추얼 런웨이 리허설 장면

 

LF의 헤지스는 지난해 버추얼 기술을 도입, 이번 시즌 핵심 전략 상품을 공개하며 국내 최초의 성공 사례가 됐다. 헤지스 남성 최우일 부장은 “기존 수개월에 걸쳐 진행되던 작업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결, 리드 타임을 45% 줄이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 회사 김훈 CD는 랄프로렌, 타미힐피거 외 칼라거펠트 수석 디자이너를 거치며 해외에서 버추얼 기술의 순기능을 경험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버추얼 런웨이의 총괄 디렉팅을 맡아 조직 내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헤지스는 3D 부서를 신설, 올 추동에는 가상 런웨이를 공개하는 등 장기적인 사업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이 외에도 버추얼 기술은 샘플 제작을 넘어 다양한 비즈니스에 활용되고 있다.

 

전통적인 럭셔리 하우스들은 기존 방식에서 탈피, 가상 모델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방식을 일찍이 도입했다.

 

세계 최초의 디지털 모델 ‘슈두’는 2018년 사진작가 캐머런 제임스 윌슨이 3D 이미지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낸 가상 인물로, ‘발망’의 캠페인 모델로 캐스팅되기도 했다.

 

미국 ‘아마존’의 판매자들은 상세페이지에 실물 이미지가 아닌, 3D 이미지를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트라이본즈의 온라인 맞춤 셔츠 ‘셔츠스펙터’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한 이미지를 상세페이지 컨텐츠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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