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의 고액 연봉 경쟁...그 ‘거품’에 대하여
소성현의 '패션과 금융'

발행 2021년 05월 13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출처=게티이미지

 

 

요즘 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고액 연봉이 유행처럼, 아니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런 유행을 따라가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인재 채용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이 유행의 주인공은 개발자들이다 보니 같은 회사를 다니는 다른 직군의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고액 연봉자가 되기 위해 코딩 공부를 해야 하나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날 정도인데, 마치 이전 외국어 공부와 자격증에 열을 올리던 풍토가 개발자 영역으로 확대된 듯 보인다.

 

국내 IT 기업들이 워낙 빠르게 성장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수준의 회사들도 늘다 보니, 인력의 수요공급에 따라 생기는 변화이지만, 스타트업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혀 반가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다른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자 인력 풀과 교육이 얼마나 부족했는지 보여주는 단편적인 반증이기도 하다.

 

최근 중소기업 수준으로 성장한 스타트업 대표들과 다음 투자 라운드 준비, 조직 변화, 인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눌 기회가 몇 번 있었다. 그 중 “더 이상 리더급 인력의 외부인사 영입은 절대 없다”는 한 대표의 이야기가 가슴에 남아, 공유하고자 한다.

 

투자자는 기업의 사업성과 성장성을 판단하고 미팅에 임하지만, 결국은 현재 사업을 끌고 가는 경영진과 주요 인력의 구성을 가장 중요하게 보게 된다. 투자를 받으려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이를 알고 있다. 그래서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높은 연봉의 인재 영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간혹 투자 유치에 실패하게 되면, 약속한 연봉을 못 받게 된 직원들이 퇴사를 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런데, 투자를 유치하고도, 몇 개월 되지 않아 퇴사하는 경우도 정말 많다. 마치 투자를 받기 위해 임시로 고연봉의 배경 좋은 인력을 섭외했던 것처럼 보이는데, 그게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투자자는 상당한 배신감을 느낀다.

 

반대로 투자 유치 후에 우수 인력 영입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는 경우도 많다. 함께 노력하며 애정을 가지고 회사를 키워온 기존 직원들의 처우 개선과 동기부여보다 성장을 위한 외부인사 영입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인력의 이탈이 많이 일어나게 된다.

 

초기 기업의 경우 인사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성과 평가와 적절한 보상이 적절히 배정되지 못하고, 새로 영입된 인력에 쏠리게 되면서 기존 직원들이 큰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투자 유치 전후로 구분하여 예를 들었지만 사실 투자와 상관없이 자금 여유가 생긴 회사들도 변화를 주기 위해 전문경영인 또는 임원을 영입한다. 화려한 배경과 알려진 능력에 비해 큰 실망감을 주거나 조직과 융화되지 못하고 조용히 퇴사하기가 반복되는 일도 다반사다.

 

그간 여러 투자 기업의 사례를 통해 본 결론은 이렇다. 외부 인사의 영입은 성장국면에서 중요할 수 있지만 기존 직원과 회사의 성장이 함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동기부여에 투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물론 변화를 주기 위한 인사는 필요할 수 있지만 그 목적이 회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이거나, 유치 후 성장 압박을 새로운 인사에게 위임하기 위해서라면 시작부터 잘못된 판단이다.

 

지금 개발자 유치 경쟁에 발 벗고 나선 IT 기업들도, 경쟁 이후에는 고액 연봉을 유지할 만큼 지속 성장하는 곳과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급격하게 무너지는 곳이 나뉠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다른 직군들과의 융화, 기존 인력들에 대한 동등한 기회와 동기 부여가 제대로 주어지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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