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산업, 삼중고…생산 농장 폐업 증가

발행 2021년 09월 28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퍼 프리 선언, 모피 제조 금지국 증가

공급량 줄고 가격 상승...수요량 감소

국내 백화점, 사계절 모피 매장 축소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리얼 퍼 기반 모피 시장이 급속히 축소되면서, 글로벌 옥션 모피 생산농장들의 부침이 심화되고 있다.

 

명품을 필두로 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퍼 프리’ 선언과 모피 제조 금지 국가의 증가, 코로나로 인한 살처분 여파, 팬데믹에 따른 옥션 사들의 경매 차질 등 복합적인 위축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구찌, 버버리, 프라다, 샤넬에 이어 리얼 퍼만 선보이던 펜디에서도 최근 에코 퍼를 사용했고, ‘오스카델라렌타’와 같이 모피가 주인공이고 우븐 비중을 낮게 가져가는 브랜드들까지도 퍼 프리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 여파로,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일부는 종자까지 살처분하는 등 공급 물량이 줄었음에도 경매를 통한 소진이 쉽지 않다. 가장 큰 수요국인 중국도 레귤러 스킨이 아닌 로우 그레이드 중심으로 구매량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고가 원피를 주로 구매해 온 백화점 기반의 국내 모피 브랜드들도 리딩사 일부를 제외하고는 올해 추가 구매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완제품 일부를 수입하고 국내 딜러들을 통해 저렴하게 구매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진도도 코로나 이전 대비 구매량을 60~70% 줄였다.

 

업계는 수요 진작이 쉽지 않고, 영업공간도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 백화점이 주요 점포의 모피 사계절 매장을 줄이기 시작한 가운데, 내년 춘하 개편부터는 더 많은 점포에서 모피 매장이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이미 상당수 점포가 시즌 매장만 가동한다는 통보를 한 상태로, 매출이 양호한 외곽, 지방매장만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백화점 측 한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도 모피 매출이 두 자릿수 하락세였고, 올해는 전년 대비 40% 선까지 떨어졌다. 메인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 정도만 유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경매가 원활하지 않은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로, 원피 가격의 상승도 꼽힌다. 올 2월과 4월 두 차례 가격이 상승, 작년 마지막 경매 대비 30~40%, 최대 50%까지 오른 상태다.

 

 

실제 눈으로 보고 만져보며 품질을 따져봐야 하는 고가 모피의 특성상 오프라인 경매가 정상화되지 못한 상황에서의 가격 상승이 생산 농장들에게 더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019년 10월 최대 모피 경매사였던 나파가 사라지면서, 세계 4대 옥션 중 2개만 가동되고 있는데, 이달 진행된 사가 퍼(9월 9일~16일)와 코펜하겐 퍼(9월 18일~30일)의 경매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한국모피제품협동조합 조수형 전무는 “대량 살처분으로 물량이 급감한 코펜하겐 퍼가 원래 올해까지만 경매를 진행하고 내년은 쉬겠다고 했는데, 계획을 바꿔 내년에도 진행하기로 했다. 그만큼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요 감소는 모피 생산 농장 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모피 농장들은 파이낸싱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생산을 하고, 판매 후 갚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는데, 판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파이낸싱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정부의 리얼 퍼 생산 금지 조치가 내려진 덴마크에서 다른 국가로 농장을 이동하려 했던 상당수 농장주들의 자금줄이 막히면서, 아예 폐업을 택하는 농장 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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