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준] 보편타당하고 일반적인 평균의 상식

발행 2023년 10월 29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박현준의 ‘스타트업의 세계’

 

 

나이가 들면서 특정 단어에 대해 기존에 가졌던 인식이 바뀌는 경험을 종종 하곤 한다. 그중에서도 요즘 필자가 가장 많이 의미를 되새겨보는 단어들이 바로 ‘일반적인’, ‘보편적인’, ‘평범한’, ‘상식’, ‘평균’… 이러한 단어들이다.

 

20년도 전에 사회생활을 증권투자업에서 시작할 때에는 이러한 단어들에 대한 대략의 인식이 아무래도 긍정보다는 부정의 의미가 더 짙었다. 그때의 나를 확 잡아당기는 단어들은 ‘압도적인’, ‘특별한’ 같은 것이었고, 위의 단어들은 긍정의 의미보다는 부정의 의미로 인식되곤 했다.

 

10년쯤 전부터 서서히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평범한 것들이 실질적으로는 매우 얻기 힘든 것일 수 있겠다는 것을 생활에서 경험하면서 그렇게 되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부모님께 효도하고 형제자매 간에 우애 있는 가족은 그 당시 교과서의 ‘철수’와 ‘영희’처럼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것이었지만 요즘에는 많은 노력이 따라야 하는, 보기가 힘든 것임을 주변에서 보고 느낀다.

 

이전에는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부정되거나 반박되는 경험들을, 오히려 그래야만 하는 ‘과학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겪는 일들도 부지기수다. 그러다 보니 보편타당함, 일반적, 상식, 평균 등의 단어들이 와 닿는 느낌이 갈수록 새롭고 귀하게 된다.

 

투자를 위해 많은 창업자들을 만나고, 이야기해보고, 겪어보다 보면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초기 투자의 경우에는 창업자 몫의 스타트업이 적어도 구할 이상이기에, 창업자의 사람됨에 대한 판단이 곧 투자 여부의 분기점이 될 수밖에 없다.

 

1개월에 적게는 10~20명에서 많게는 40~50명의 새로운 창업자와 창업팀을 만나는 필자로서는 이러한 창업자의 사람됨에 대한 판단 기준이 되는 한 가지 원칙이 있다. 바로 지극히 보편타당하고 상식적인 기준에서 창업자를 바라보는 것이다.

 

많은 이들은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을 연상할 때, 특이한 점 많은, 소위 ‘똘끼’있는 창업자를 떠올린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엄청난 성공을 이루는 바로 그 이미지들이다. 필자도 초기기업 전문투자 초기에는 그러한 이미지가 일정 부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창업자와의 대화, 전화, 이메일 등의 의사소통 속에서 가끔 창업자의 언행이 주는 위화감(?)이나 이상 신호에 대해, 스스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투자자가 느끼는 위화감 또는 이상 신호는 정말로 창업자의 교만함의 편린일 수도 있고, 아니면 반대로 투자자의 매우 주관적인 해석에 따른 오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 두려워 찜찜함을 묻어두고 넘어가는 것보다는, 오랜 사회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나 자신의 보편타당한 기준을 믿고 그 직관을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소위 ‘대박’ 투자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FOMO(Fear Of Missing Out)보다는 스스로의 기준을 믿지 못해 투자금이 0이 될 위험을 피하지 못한 트라우마가 훨씬 클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그 창업자의 스타트업이 대박을 낸다고 하더라도, 투자자 본인과 맞지 않는 창업자와 짧게는 수년, 길게는 십년 이상을 같은 배(기업)를 탄 채 같이 노 저어 나가는 일은 고역일 수 있다.

 

투자자가 기업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특히 기술이나 시장에 대해서는 늘 열린 자세로 끊임없이 공부하려는 자세가 필수다. 늘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틀릴 수 있다는 융통성을 가지는 것은 다른 분야의 투자와 마찬가지로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서도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반면 창업자를 판단하는 기준은 곧 사람됨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투자자 본인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고 다져온 기준을 단단하게 믿고 그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즉 사람됨을 판단하는 기준은 보편타당하고 상식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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