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패션디자인 범죄와의 전쟁, 일벌백계(一罰百戒) 되기를

발행 2023년 11월 06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재경의 ‘패션법 이야기’

 

 

태초부터 사람과 돈이 있는 곳에는 범죄가 있었다. 정보와 지식이 중요한 21세기에는 범죄 패턴도 그에 따라 변화한다.

 

패션을 비롯한 디자인산업에 있어 디자인 침해범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나라 성장의 젖줄인 지식산업에 디자인 범죄는 치명적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동안 너무 허술하게 대처했고, 그에 따라 죄의식이나 처벌도 느슨했었다.

 

K-Pop 등 한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K-디자인도 커지고 있지만, 남의 디자인을 무단으로 베끼거나 유명상표의 짝퉁 제품을 버젓이 판매하는 불법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대로 두고만 볼 수 없었다. 사업자들끼리의 사사로운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사회적, 국가적 폐해가 너무 심각했다. 영세한 규모에서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쁜 패션사업자는 고소, 고발 등을 꿈꾸기도 힘들다. 사법기관도 다른 업무들에 치이느라 상대적으로 덜 급한 디자인 범죄에 대해서는 수동적으로 움직였다. 디자인 범죄자는 매번 빠져나갔다.

 

이렇듯, 누군가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그 순간, 국가 공권력이 동원될 수 밖에 없다. 최근 특허청이 디자인 범죄에 대응하여 두 팔을 걷고 나서면서 패션산업에도 서서히 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마치 1990년대 초 대대적으로 벌어졌던 ‘범죄와의 전쟁’을 연상시킨다.

 

특허청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이하 ‘기술경찰’)이 최근 대대적인 디자인 범죄 단속을 통하여 패션계 악당들에게 경종을 울린 사건은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2023년 9월 기술 경찰은 샤넬, 타임, 잉크 등 국내외 58개 기업 유명 브랜드의 의류, 신발, 귀금속 모방품 약 2만여 점을 제조·유통한 법인과 임직원 7명을 디자인 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붙잡았다.

 

특허청과 대전지방검찰청이 펼친 합동 작전의 결과에 의하면, 국내외 유명 브랜드 신상품 디자인을 베낀 모방품 2만여 점(정품가액 344억원 상당)을 제조·판매한 혐의로 SNS 인플루언서 기업 대표를 구속하고, 법인과 임직원 7명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특히, 동종 전과 2범의 인플루언서 대표자를 기술 경찰의 수사단계에서 사전 구속하는 등 디자인 침해범죄 최초로 1명 구속 및 범죄수익 24억 원 전액을 추징 보전한 것이다. 디자인 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취득한 범죄수익을 전액 추징보전하고, 피의자를 구속한 최초 사례로서 추징보전 금액도 특허청 특별사법경찰 출범 이래 가장 큰 규모였다. 솜방망이 처벌 덕분에 대충 벌금으로 때우던 과거 패턴을 더 이상 답습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오픈 마켓이 활발해지고, SNS를 통한 인플루언서의 커머스가 가품 진품 여부도 모른 채 매일매일 펼쳐지는 오늘날, 디자인 범죄는 바퀴벌레처럼 번식하고 독버섯 마냥 버틴다.

 

한 번이라도 법적인 수단을 동원해본 패션사업자들은 너무 잘 안다. 힘없는 사업체는 디자인 범죄 앞에서 금세 한계에 직면하고 결국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을. 하지만, 이제는 특허청이 검-경 수사기관과 합동으로 선제 공격을 펼친다. 구속이라는 극약처방까지 동원된다. 구조적으로 디자인 침해를 봉쇄하는 사법 시스템을 구축함과 동시에 소비자 인식부터 뜯어고치는 계몽도 펼치고 있다. 시민참여 대학생들과 펼치는 페어 슈머(Fair con-Sumer) 캠페인은 패션 시장, 그리고 어딘가 암약하는 범죄자에게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서고 있다.

 

‘일벌백계(一罰百戒)’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한 사람을 벌주어, 만인에게 경계가 되도록 한다는 뜻이다.

 

디자인 범죄에 대해 일벌(一罰)조차 부족했던 지난날과 결별하자. 패션 시장의 범죄집단에 보내는 일벌(一罰)의 메시지가 정확하고 강력하면, 백계(百戒)는 저절로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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