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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패션 대형사 세 번의 ‘위기’, 그리고 세 번의 ‘변신’

발행 2022년 09월 27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출처=게티이미지

 

섬유로 시작해 패션, 그리고 유통으로 진격

이커머스와 해외 패션, MZ 포트폴리오 구축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원사와 모직이 모태인 LF(옛 LG패션), 삼성물산(옛 제일모직), 코오롱 등은 70년대를 기점으로 기성복 사업을 시작했다. 코오롱 ‘벨라’, 삼성물산 패션부문(당시 제일모직)의 ‘골덴텍스’, ‘버킹검’ 등이 이 시기 줄줄이 탄생했다. 섬유 산업을 일으킨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패션 브랜드 사업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80년대 호황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패션 기업으로 전환된 이들은 2000년대 이후 승승장구했지만, 몸집 불리기에만 열을 올린 결과 고객과 리테일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위기를 맞기도 했다.

위기를 인지한 이들은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3050 세대에서 1030 세대로, 내셔널 및 라이선스 볼륨 브랜드에서 해외 패션으로, 패션 중심에서 라이프스타일로 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착수했다.

 

이제는 완전한 이커머스 기업

외부 전문 인력으로 체질 개선

 

 

LF는 지난 10년 간 몇 차례 위기에도 2배 넘는 성장을 일궈냈다. 비즈니스 구조를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 브랜드도 세분화와 다각화로 시장에 대응한 게 주효했다.

 

우선 이커머스의 주도권을 잡았다. LF는 닥스, 헤지스 등 오프라인 볼륨 패션 브랜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매출과 손익에 민감하다. 이런 기업이 이례적으로 지난 10년 간 이커머스에 과감한 행보를 보여 왔다. 초기 5~6년 간 온라인 인프라와 자금 투자에도 불구하고 답보상태를 보이다, 5년 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 올해 6,000억대를 바라보고 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도 입체적으로 재편했다. 남성복과 여성복, 액세서리 중심에서 수입 잡화, 슈즈, 뷰티, 컨템포러리 등을 보강했고, 올해는 ‘라푸마’의 실패로 아킬레스건이 된 스포츠군, 캐주얼, 수입 컨템포러리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오피신 제네날, 챔피온, 리복 등에 투자를 본격화한다.

 

조직문화의 변화도 한 몫 했다. LF는 정통적으로 디자이너, MD 출신이 대표로 오른적이 없을 정도로 오프라인 영업 중심의 남성적인 조직이다. 하지만 2년 간 국내외 CD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심지어 CD출신인 조보영 전무가 부사장에 오르는 등 디자인 영역이 커지고 있다. 또 온라인 출신의 유입도 증가, 스타트업 조직문화가 녹아 들고 있다.

 

지속가능패션 선도하며 주목

미래형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코오롱은 2020년 8,000억 원에서 2년 만에 1조 원을 다시 달성, 반전의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보수적인 기업 이미지를 벗어 던지는데 성공했다. 온라인, 지속가능성, 트렌드 카테고리의 미래형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성공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대기업 중 유일하게 지속가능 패션을 선도, 래코드, 에피그램 등을 성공시켰고 친환경 패션 ‘케이오에이스’도 인수했다. 내년 50돌을 맞는 ‘코오롱 스포츠’도 ‘솟솟 리버스’ 등 지속가능 콘텐츠를 통해 젊은 브랜드로 재탄생, 10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올 초 업계 최초로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 부문을 신설, 과감한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포트폴리오의 방향성도 명확하고 실행력도 남다르다. 한동안 슈콤마보니, 쟈뎅드슈에뜨, 쿠론 등 디자이너 브랜드를 연이어 인수 일정 기간이 지나자 CD들과 모두 결별했다.

 

이후 주력 사업군인 골프웨어에 집중, 왁, 지포어, 더카트, 골든베어 등을 키워냈다. 이어 마크제이콥스, 닐바렛, 이로 등 수입 컨템포러리에 포커싱, 동시에 프로젝트팀을 꾸려 MZ세대를 위한 개성 강한 온라인 패션 육성에 돌입했다.

 

현재는 1030 브랜드 포트폴리오 라인 업이 가장 탄탄하다. 이 가운데 최근 남성복 ‘지오투’, 아동복 ‘리틀클로젯’ 등은 정리했다.

 

7년간의 구조조정, 다시 해외 패션으로

10꼬르소꼬모·비이커 통해 브랜드 발굴

 

 

삼성물산패션부문은 2015년 삼성가의 이서현 사장이 경영을 맡은 후 변화에 착수했다. ‘빈폴’과 ‘갤럭시’ 등 빅 브랜드 중심에서 탈피, 다채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구호’, ‘준지’, 한국형 SPA '에잇세컨즈‘, 편집숍 ‘10코르소코모’, ‘비이커’ 등이 이 시기 런칭됐다.

 

이서현 사장이 자리를 떠난 후 삼성전자 출신의 CEO가 합류, 라베노바, 니나리치 등을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팬데믹의 시작과 동시에 3년 만에 두 번째 구조조정도 이어졌다. 실적이 부진한 빈폴 스포츠, 액세서리 등을 정리 및 축소하는 과정에서 수백 개 매장을 정리했다.

 

최근 삼성은 그 결실을 보고 있다. 편집숍 ‘10코르소코모’, ‘비이커’를 통해 발굴한 아미, 톰브라운, 르메르, 메종키츠네 등의 브랜드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MZ세대의 호응이 일며 오랜만에 신규 사업도 재기한다. 27년 만에 남성복 ‘시프트 G'를 런칭하고 구호, 란스미어 골프웨어를 런칭한다.

 

물론 대기업들의 행보에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최고의 자본력과 인프라를 갖추고도 해외 브랜드 도입에만 열을 올리고, 해외 진출은 지지부진한 모습은 오랜 기간 입방아에 오르내려 온 주제다.

 


 

30년 브랜딩 노하우 초격차 역량 구축

 

 

한섬과 에프앤에프는 30년 넘는 시간 동안 전문업체로 시작해 대기업 반열에 오른 역량있는 패션 기업이다.

 

에프앤에프는 팬데믹 기간인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를 돌파했고, 올해 1조9,000억 달성이 예상된다. 김창수 회장의 주도로 해외 라이선스를 도입, 대형 브랜드로 키워내는데, 특히 시장성을 간파한 카테고리 변주가 특기다.

 

일례로 여성복 ‘베네통’, ‘시슬리’로 성장을 거듭하다, 이탈리아 본사의 직진출로 전환 됐지만, 캐주얼 ‘MLB', 아웃도어 ‘디스커버리’로 과감하게 도전, 사업 내용을 완전히 바꾸게 된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이탈리아 명품 패딩 ‘듀베티카’, ‘세르지오 타키니’를 인수했고, 4,000억 원을 들여 ‘테일러메이드’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물론 트렌디 마켓인 골프웨어, 테니스 시장에 포커싱하고 있다. 또 메타버스 패션 ‘수프라를’ 런칭, 빅토리콘텐츠 인수 등 젠지 세대를 위해 디지털 전환 속도도 가장 빠르다. 여기에 F&F 파트너스를 통해 신규 사업도 모색하고 있다.

 

타임, 마인, 시스템을 런칭한 한섬은 1세대 한국형 컨템포러리 시장을 개척했고, 최초로 브랜딩의 개념을 정착시킨 기업으로 평가된다. 탁월한 상품력과 프리미엄 전략으로 수십년 째 남녀성복 조닝 1위를 지키고 있다. 정재봉 회장과 문미숙 감사의 난공불락 철옹성은 현대백화점에 매각된 이후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최근 수년간은 해외 럭셔리와 이커머스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무이'와 ‘톰그레이하운드’를 통해 다양한 럭셔리 패션을 발굴했고, 더한섬닷컴, 온라인 편집숍 EQL 등 이커머스도 크케 강화됐다.

 

올해는 뷰티와 스웨덴 패션 ’아워레가시‘, ’톰그레이하운드‘ 남성 등 수입 사업을 확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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