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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불확실성 커진 글로벌 소싱 환경, 대응책을 찾아라

발행 2021년 09월 07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베트남 하노이 타이빈지역 공장 전경

 

베트남 락다운에 가을 장사 ‘속수무책’

관건은 소싱 다각화 통한 위기관리 능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 최대 생산기지인 베트남이 락다운에 걸리면서 국내 패션업계가 초비상이다. 8월 말이면 40~50%, 9월 말이면 80~90%의 가을·겨울 물량이 입고되어야 하는데, 예년보다 입고율이 10~15%p가량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심한 곳은 8월 말 입고율이 20%도 채 안 된다. 업계는 가을·겨울 물량 입고가 최소 2~3주에서 많게는 6~7주까지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본지는 국내 패션업체들의 생산현장 상황을 조명하고, 포스트 팬데믹 시대, 달라진 소싱 환경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살펴봤다.

 

베트남은 국내 패션 업계의 최대 생산기지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내수물량 증가로 국내 패션업체들의 핵심 생산기지가 됐다. 중국과 비교해 리드타임은 길지만, 인건비가 저렴하고 관세도 없다. 특히 국내 브랜드들의 중소물량을 컨트롤 하기에는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업계는 국내 물량의 50~60% 비중이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브랜드들은 베트남 생산 비중이 100%를 차지하기도 한다. 홈쇼핑 물량도 대부분 베트남이다.

 

이러한 베트남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락다운에 걸렸다. 남부 도시인 호치민은 9월 15일까지 연장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호치민은 다이마루 생산의 핵심기지다. 지난 7월 9일부터 락다운이 이어지면서 발 빠른 업체들은 베트남 북부의 하노이나 중국, 캄보디아 등 타 국가로 물량을 돌렸고, 일부 소 물량은 국내로 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녹록하지 않다. 베트남 하노이는 수요가 폭발하면서 인건비가 40~50%가량 치솟았다. 또 검증되지 않은 공장에 대한 리스크도 불안 요소다. 공장 출입의 제약도 커 현장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지에 있는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각 공장마다 오더가 쏟아지고 있지만 받아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숙박이 가능한 중소형 공장만 운영되고 있고, 대형 공장들은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형 공장 역시 출입이 안 돼 택배 등 배달을 통해 상품을 관리하고 있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베트남섬유의류협회는 “팬데믹으로 8월 중 섬유 의류 공장의 30~35%가 문을 닫았고, 호치민 등 남부 지역은 기능이 90% 이상 마비 상태”라며 “이에 대한 후유증은 올 연말에서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은 물량 제약이 많고 관세 등을 포함하면 한국과 비교해 가격 차이가 크게 없다 보니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다. 고경재 KI글로벌 대표는 “중국은 내륙으로 들어가야 소량 오더 가능한데, 이조차 내수물량이 쏟아지면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븐의 경우 1천장 이하는 주문장도 못 내민다. 소물량의 경우 국내로 돌아오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베트남 락다운 사태로 생산 시스템 다각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핵심기지인 베트남은 하노이나 호치민 인근 도시는 물론 내륙까지 이동해서 생산 포인트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것. 또 베트남 외 중국이나 국내에도 라인을 구축함으로써 리스크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얀마나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제3국에 인프라 구축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주나 유럽 등 해외 대물량 위주일뿐더러 생산 인프라는 잘 돼 있지만, 물류 환경이 열악하고 생산 시스템도 안 맞는다는 지적이다 크다.

 

아웃도어 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의 생산 경쟁력이 워낙 뛰어나 보니 국내 물량이 상당히 몰려가 있는 상태다. 이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번 락다운으로 피해가 컸던 만큼 생산기지 다각화에 대한 리스크 분산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멘트 - 김한흠 크리스에프앤씨 대표

 

김한흠 크리스에프앤씨 대표

 

“생산 관리에 왕도 없다, 발품이 답”

 

생산은 앉아서는 답이 없다. 누가 발품을 많이 파느냐에 따라 생산의 안정도는 달라진다.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웬만한 제3국 생산현장은 다 발로 뛰며 경험했다. 현재 국내 패션기업에는 베트남만큼 적정한 생산기지는 없다. 미주나 유럽 등의 대형 브랜드들은 미얀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다국적으로 확장돼 있지만, 국내 패션기업들의 규모에서는 베트남이 최적이다. 공장의 규모부터 품질, 인건비, 물류비, 관세 등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가장 합리적인 곳이다.

 

관건은 각 기업의 컨디션에 맞는 공장들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케파가 크고 유명 브랜드들의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서, 우리에게도 좋은 공장일 것이라는 판단은 위험하다.

 

중요한 것은 공장의 규모가 작더라도 우리 기업이 1순위인 공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우리 물량을 1순위로 생산해야 자가 공장처럼 관리할 수 있다.

 

우리 기업이 1순위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50% 이상의 케파는 책임져야 한다. 그렇다고 100%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브랜드 메이커에게도, 공장에게도 리스크가 크다. 50~60%의 케파를 책임질 수 있는 공장이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이러한 공장을 하나둘씩 확보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산 인프라는 안정이 된다.

 

인프라의 다각화도 중요하다. 베트남 내에서의 다각화는 물론이고, 중국이나 국내 생산 공장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미얀마의 쿠데타나 베트남의 코로나 재확산 등 국가별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각화된 생산 인프라 구축은 필수다.

 

크리스에프앤씨는 티셔츠는 베트남 50%, 중국 40%, 한국 10% 등 3개국으로 나눠 생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 베트남 호치민 락다운에도 큰 차질 없이 생산이 이뤄진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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