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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지금 가장 뜨거운 그곳, ‘성. 수. 동’

발행 2023년 01월 02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사진=대림창고

 

도시 재생을 통해 만들어진 독특한 공간이 그 시작

새로운 콘텐츠 시장, 변화의 에너지 응축되며 폭발력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압축성장을 자랑스러워하는 우리는 과거를 밀어버리고 새로 짓는 것에 익숙하다. 강남 등 대표적인 계획도시들이 그렇게 탄생했고, 도시는 그 건설의 빠른 속도만큼 이야기를 잃어갔다. 서울은 물론 전국 상권이 비슷비슷한 모습을 띄게 된 이유다.

 

그런데, 성수동은 달랐다. 성수동은 한국이 도시를 건설하고 부를 부풀리는 방식인, 재개발이 아닌 ‘재생’을 통해 만들어졌다.

 

원래의 성수동은 한국의 산업화 시대를 대표하는 공장 지대였다. 오래된 구두 공장과 자동차 정비소가 전부였던 거리에 카페와 공방, 작은 가게들이 들어선 것은 불과 5~6년 사이의 일이다.

 

시작은 ‘대림창고’였다. 1970년대 정미소, 1990년대 공장 부자재 창고로 쓰이던 공간이 젊은 아티스트들의 눈에는 달리 보였던 것일까. 텅 비었던 창고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2016년 카페로 변신한 이후 패션쇼, 런칭 행사, 전시회, 공연 등이 연일 이어졌다. 지금은 그 옆에 3층 규모의 갤러리 ‘컬럼’이 들어서 있다.

 

‘대림창고’가 불러온 나비효과는 상상 이상의 것이었다. 그와 같이 폐건물의 원형을 살린 크고 작은 매장들이 늘어나더니, 지금은 연 평균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서울 최고의 상권이 됐다. 낡은 건물은 그 자체로 이야기다. 다른 상권에는 없는, 성수동만의 매력은 거기서부터 출발한다.

 

성수연방 / 사진=어패럴뉴스

 

대림창고변신이 불러온 6년간의 나비효과

경험 중시하는 MZ세대의 SNS 성지로 부상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쿠시먼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22년 성수동 F&B 매장의 월평균 매출은 전년에 비해 96억 원이 늘었다. 패션을 포함한 리테일 매장도 46억 원의 매출이 증가했다. 코로나 기간 유일하게 성장한 상권이다. 작년 상반기 상권 전체 매출은 2018년 상반기 대비 105% 상승했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성수동 카페 거리로 유명했지만, 팬데믹 기간 패션, 럭셔리를 비롯한 다양한 컨텐츠가 크게 늘었다.

 

성수동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일명 SNS 성지로 부상하면서부터다. 텍스트 중심의 페이스북에서 비주얼 중심의 인스타그램으로 SNS의 주류가 바뀐 시점이기도 하다.

 

어니언, 대림창고, 성수연방 등 오래된 공장이나 건물을 그대로 살린 독특한 플레이스들이 SNS를 통해 알려진 것이 그 시작이다. 지금은 피치스도원, 아더에러 등의 개성 넘치는 공간들이 성수동에 자리를 잡았고, 명품 팝업스토어, 29cm와 무신사 등 플랫폼들의 오프라인 최우선 출점지가 됐다.

 

그래서 기업들이 성수동을 대하는 ‘태도’는 다른 상권과는 사뭇 다르다. 매출보다는 이야기, 사람들이 SNS를 통해 퍼트리고 싶은 매력적인 이야기의 공간을 만드는데 주안점을 두기 때문이다.

 

2022년 12월 기준 인스타그램 게시물 중 ‘성수동’은 180만 건, ‘성수동 맛집’ 66만 건, ‘성수동 카페’는 102만 건에 달한다.

 

(위) 비이커성수, 무신사 성수 사옥 (아래) 파타고니아 성수 직영매장, 팬암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성수동은 리테일 트렌드의 바로미터

유통 바이어들, 콘텐츠 발굴의 성지

 

SNS의 성지, MZ세대의 핫플레이스라는 타이틀은 성수동을 새로운 국면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되면서, 콘텐츠 발굴의 ‘성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성수동에 1호 헤어용품 매장을 작게 오픈한 장혜선 대표는 “국내 3사 백화점 바이어들이 모두 입점 제안을 해 왔다”고 전했다.

 

실제 요즘 유통 바이어들이 브랜드 발굴이나 시장 조사를 위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성수동이다. 유명세 보다는 희소성, MZ세대 인지도, SNS에서의 화제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는 판교에 이어 더현대 서울에 성수동 맛집과 카페를 대거 입점시켜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MD 전략이 전 유통 업계로 확산됐고, 맛집, 카페로 시작해 패션, 라이프스타일, 기프트숍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인기몰이 중인 코끼리 베이글, 누데이크, 포인트 오브 뷰, 헤븐센스, 톤28, 파인드엘리스쇼룸, 레어로우하우스, 투티에, 스탠드오일 등은 유통가의 캐스팅 우선순위에 올라 있다.

 

쿠시먼웨이크필드 정진우 팀장은 “성수동은 횡축 2km, 종축이 700m로 한국 대표 상권인 명동보다 크고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면적당 매장 수는 0.26개로 서울 핵심 상권 중 가장 적다. 신규 매장이 들어간 공간이 많다”고 말했다.

 

면적이 넓다는 것은 그만큼 건물의 개성을 표현하기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의 선호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성수동의 유명세가 국경을 넘어서며, 해외 패션 기업들의 첫 리테일 진출지와 본거지에 대한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이미 무신사, 젠틀몬스터,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SM엔터테인먼트,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핫’한 기업들이 성수동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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