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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의 ‘리복’ 매각...‘뜻밖의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발행 2021년 01월 07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래퍼 마스터 P, NBA 출신 배런 데이비스 공동 인수 나서
美 VF코퍼레이션·中 안타스포츠와 3파전 예고
‘뮤직·스포츠 등 미국 문화와 접목’ 발상에 관심 증폭

 

[어패럴뉴스 장병창 객원기자] 독일 스포츠웨어 아디다스가 내놓은 ‘리복’ 인수전에 뜻밖의 다크호스가 나타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마스터 P로 불리는 미국 음악계의 거물 래퍼 퍼시 밀러(Percy Miller)와 전 NBA 올스타 경력의 배런 데이비스(Baron Davis)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이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최근 슈프림을 인수한 VF코퍼레이션, 세계 3위의 안타스포츠와 ‘리복’ 인수 3파전을 벌이게 된 것이다.


이들은 인수 가격 24억 달러를 제시하며 적극 협상에 나섰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원화 약 2조6,112억 원이다. 


VF코퍼레이션이나 안타스포츠가 ‘리복’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만 퍼시 밀러와 배런 데이비스의 등장은 전혀 예상 밖 시나리오다. 통상 비슷한 업종 아니면 사모펀드 등 투자회사가 나섰던 지금까지의 관례를 벗어나 있다. 두 사람이 기업인이 아니고 음악, 스포츠계 유명 인사로 성공 가도를 달려온 블랙 아메리칸이라는 점도 관심을 더하고 있다.  

 

 

왼쪽부터 퍼시 밀러, 배런 데이비스
왼쪽부터 퍼시 밀러, 배런 데이비스

 


하지만 밀러, 데이비스 듀오의 ‘리복’ 인수 추진을 시장 전문가들이 높이 평가하는 또 다른 이유는 두 사람이 그리는 ‘리복’ 성공 전략이 미국 뮤직, 스포츠와 문화를 바탕으로 한 아프리카-아메리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구상은 아디다스가 2005년 라이벌 나이키의 텃밭 미국 시장에서 나이키와 겨루기 위해 거금을 들여 사들인 ‘리복’이 지난 15년간 실패를 거듭해 온 원인을 찾아보면 쉽게 이해된다.


독일 매체들은 아디다스의 ‘리복’ 매입을 아디다스 창립 이래 ‘최대의 실수’로 꼽는다. 또 실패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아디다스가 미국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뿌리를 내리지 못해왔던 점을 지적한다. 퍼시 밀러와 배런 데이비스는 바로 이 아픈 지점을 반면교사로 내세우고 있다.


아디다스의 부흥을 이끈 하버트 하이너로부터 2015년 바통을 이어받은 현재의 CEO 카스퍼 로스테드의 취임 일성은 ‘리복 매각은 없다’였다. 


‘리복’은 한때 아디다스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점할 때(2007년)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현재 6.9%, 로스테드 취임 이후에도 2016년 1,770억 유로, 2019년 1,748억 유로로 아디다스그룹 성장의 발목을 잡아 왔다. 지난해 2분기에는 팬데믹 영향으로 매출이 44%나 곤두박질쳤다. 


4년 전에는 애틀란타에 최신 자동 설비의 스피드 팩토리를 건설, 소비자들과의 밀착 서비스로 실적 만회를 꾀하기도 했지만 이것도 실패로 끝났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등은 퍼시 밀러와 배런 데이비스의 성공 가능성을 카니예 웨스트, 드레이크와 퍼렐,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협업 사례에서 찾는다. 

 

 

 


‘리복’의 경우도 지난 2004년 아디다스 인수 1년 전 매출이 전년 데비 17%나 증가했던 기록이 있다. 유명 래퍼 제이 지(Jay-Z)와의 콜라보 ‘S 카터 슈즈’ 등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성공의 원동력으로 회고된다.  


퍼시 밀러, 배런 데이비스와 함께 ‘리복’ 인수 유력 후보로 꼽히는 VF코퍼레이션은 슈프림 인수에 이은 그룹 포트폴리오의 보강이라는 측면에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중국 안타스포츠는 또 다른 경우다. 휠라, 데상트 등의 중국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안타스포츠는 지난해 핀란드의 살로몬, 윌슨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에이머스포츠(Amer Sports) 지분 58%를 53억 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교두보가 절실한 안타스포츠에게는 ‘리복’이 이상적인 M&A 대상이 될만하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조차 나이키와 아디다스에 시장 점유율이 뒤져있는 안타로서는 ‘리복’ 인수가 이를 역전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디다스는 15년 전 ‘리복’을 38억 달러에 인수했지만 지난해 장부 가격은 9억9,500만 달러로 전년보다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매매 가격 24억 달러가 호가되고 있는 것은 앞날의 성장 잠재력 때문일 것이다. 


아디다스는 과연 누구에게 ‘리복’을 넘길 것인가. 중국 안타스포츠에 넘기는 것은 중국시장에서 호랑이를 키우는 격이 되고 퍼시 밀러와 배런 데이비스 듀오에 넘기는 것도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자를 맞게 되는 꼴이 된다. 아디다스로서는 매매 가격보다 더 중요한 선택의 고민일지도 모른다. 


아디다스는 오는 3월까지 ‘리복’ 매각을 끝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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