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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위구르 강제 노동 방지 법안’ 통과...공급망 불안 가중 전망

발행 2021년 12월 29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위구르 면 사용 리스크 브랜드들

 

법안, 강제 노동 아니라는 입증 책임 기업에 맡겨

위구르 면 공급 루트 드러나며 103개 브랜드 노출

공급망 불안에 인플레이션, 감시 부담까지 3중고

 

중국 신장 위구르에서 강제 노동에 의해 생산되는 면과 관련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위구르 강제 노동 방지 법안(The Uyghur Forced Labor Prevention Act, UFLPA)'이 미국 상하원의 압도적인 지지와 조 바이든 대통령 서명으로 통과되면서 유례없는 파장이 예상된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에 이은 미국의 초강수로 미·중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법안의 내용이 신장 위구르 면과 관련 제품 수입의 경우 강제 노동에 의해 생산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할 책임을 기업에 떠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위구르 면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일단 미국 관세 국경 보호국(CBP)에 입건이 되면 해당 기업은 이를 입증할 수 구체적인 증빙 서류를 제출해 확인을 받아야 한다. EU와 영국도 미국과 유사한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CBP가 일본 유니클로의 남성용 티셔츠 수입 컨테이너 선을 압류했던 사례를 보면 앞으로 시행에 들어가게 될 새로운 법안 내용이 기업들에게 얼마나 부담이 될지 어림할 수 있다. 당시 유니클로는 문제의 티셔츠가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은 맞지만 면은 미국, 브라질, 호주 등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했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CBP는 15개 항목에 걸친 부적격 사항을 지적했다. 방적, 직조, 염색 회사 이름이 기재되지 않았고 의류 검사 보고서 내용과 날짜, 공장 주소, 인보이스 등이 불충실하다는 것이었다.

 

당시 CBP 단속은 미국 국토안보부가 제정한 인도 보류 명령(WRO)에 따른 행정 명령이었던 점이 새로운 법안과 구속력 면에서 비교된다. 소싱 하청 공장에서부터 위구르 강제 노동 면 사용을 차단하는 관리 책임이 한층 더 무거워지게 되는 것이다.

 

유니클로 사태 때와는 달리 최근 들어서는 국제 인권 단체 등에 의해 신장 위구르 산 면의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동선 윤곽이 파악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영국 셰필드 할람 대학 부설 헬레나 케네디 국제사법센터 보고서가 그 본보기다.

 

이 보고서는 신장 위구르 산 면, 원사 및 직물의 52%가 화후 패션, 리안파 섬유, 루타이 섬유, 텍홍 섬유, 웨이지아오 섬유 등 중국의 대형 5개 면방 업체에 의해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베트남, 필리핀, 홍콩,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인도, 파키스탄, 케냐, 에티오피아, 멕시코 등 12개국으로 수출돼 53개 중간 제조업체에서 세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월마트, PVH, 갭, 룰루레몬 등 103개 글로벌 브랜드가 알게 모르게 위구르 면을 사용하는 위험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미국의 한 인권 단체는 월마트, 메이시스 등 82개 업체에 위구르 강제 노동 면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 인권 단체가 위구르 강제 노동 면 사용 혐의로 자라 인디텍스, 유니클로, SMCP와 스케처스를 사법 당국에 고발한 것이나, 네덜란드의 C&P, 나이키, 파타고니아 고발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의 신장 위구르 관련 금지법 제정에 대해 중국 정부는 ‘세기의 가장 큰 위선’이라며 강력한 맞대응을 경고했다. 이어 전국 섬유연합위원회를 비롯 12개 섬유 관련 단체가 인권 문제를 앞세운 미국의 일방적 조치에 결연히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시장 원리, WTO 규정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섬유산업 서플라이 체인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미국의 UFLPA 법안은 180일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내년 6월 초까지 공청회 등을 거치며 시행 세칙 등이 마련될 예정이지만 법안의 골격이 바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또 6개월간의 법 집행 유예기간이 있지만, 서플라이 체인의 리드 타임을 감안하면 기업들은 지금부터 소싱 하청 업체들에 대한 수입 선 재점검 등 법 시행에 대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중국의 2021년 면 생산은 전년보다 3% 줄어든 570여만 톤. 이 중 위구르 산 면이 510만 톤으로 중국 전체 생산의 85%, 점유율이 89.5%로 오히려 늘었다. 원면과 관련 제품 수출 봉쇄에 따른 대책도 절실한 것이 중국 입장이다.

 

또 중국의 올해 10개월간 대미 섬유 의류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58.9% 증가한 257억 9,000만 달러로 미국 전체 수입의 27.6%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물량의 대부분이 미국 CBP 감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셰필드 대학 헬레나 케네디 국제 사법 센터가 지목한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12개국에 소싱을 의존해온 103개 글로벌 브랜드들도 CBP 감시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팬데믹으로 빚어진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가파른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미쳐 수습되기도 전에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을 타고 더 큰 파도가 다가오는 형국이다. 중국이 어떤 보복 카드를 들고 나올지도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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