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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여성복의 하향평준화, 한계가 왔다

발행 2022년 03월 07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백화점 여성 영캐주얼 조닝

 

“중저가 여성복 브랜드들이 4~5년 전부터 사입 비중을 급격히 많이 키우며 배수와 판매를 일으켰습니다. 처음 2~3년은 좋았을 테지만 결국은 경쟁력이 상실되는 결과를 가져왔죠.”

 

최근 만난 여성복 업계 관계자와 백화점 내 영캐주얼 입지 축소 얘기를 나누던 중 나온 얘기다. 백화점 내 SPA, 동대문 발 바잉 브랜드들(여성 영 스트리트 조닝)의 등장, 온라인 마켓으로의 이탈 등으로 부진이 심화되면서, 당장 판매율과 매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바잉을 계속 늘린 것이 패착이었다고 지적했다.

 

가격경쟁에 치우친 브랜드들의 판매단가가 장기침체로 할인 폭이 커지며 5년 전보다 낮아졌고, 하향 평준화되며 무너진 가격 선으로 제조 비중을 다시 키우기엔 역부족인 곳들이 많다는 것. 원부자재, 임가공비의 급격한 상승세로 생산하고 싶어도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백화점 등 대형유통사들은 내셔널 비중을 축소하면서 바잉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를 우선으로 정리하고 있는 상황이라, 제조 역량이 떨어진 브랜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지고, 결국 머지않아 전개 중단에 놓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잉 환경도 더 나빠졌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동대문 위축, 광저우 등 중국 바잉 차질이 길어지며 선택할 수 있는 샘플 수도 현저히 줄었다. 선택 폭이 적은만큼 다양성을 보여주기 어렵고 ‘거기서 거기’인 상품이 태반이다.

 

지금 소비자들은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나 SNS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상품을 자주 접하고 비교하면서 ‘패션 회사 직원보다 소비자가 더 많이 시장 조사를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똑똑해졌다. 바잉 제품인지 아닌지 구별해내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는 판매현장 매니저들의 얘기가 이를 실감하게 한다.

 

결국 기본이 되는 상품력과 차별성을 지켜가지 않는다면, 브랜드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아직 여력이 있다면 늦기 전에 중기적으로 ‘다름’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중저가 브랜드는 더욱 그렇다.

 

다년간 바잉을 늘리며 디자인실 인원이 줄고 약화된 상황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디자인 기획 담당자 대부분은 디자인실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 드러내고 지키는 역할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하고, MD를 통해 ODM이 가능한 완사입 업체를 적절히 활용해 브랜드 컨셉에 맞는 아이템을 기획으로 가져가는 등 시장 바잉 비중은 줄이고 판매율과 매출을 끌고 갈 수 있는 효율적인 창구를 확대해가야 한다고 말한다.

 

선기획력을 키우는 것도 필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오너들이 변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여전히 근접기획과 스팟을 늘리라는 주문이 계속되는데, 갈수록 녹록하지 않은 생산환경과 납기여건 속에서 ‘근접기획과 스팟 확대=시장 바잉 확대’이기 때문이다. 눈앞의 당장의 이익보다 멀리 보는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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