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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김소희의 트렌드 레터<42>
2019년 ‘모순을 극복하고 통합하는 해’가 되기를

발행 2019년 01월 0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특별기고 - 김소희의 트렌드 레터<42>

 

2019년 ‘모순을 극복하고 통합하는 해’가 되기를

 

어디서 출발해야 할지 모르기에 버리지 못해선 안 되는 것이거든요. 버리기로 마음먹고, 어렵지만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하는지를 이제 고민해야 합니다. 다행히도 우리가 진정 경력이나 노하우로 단련된 체질이라면 분명 이 어려운 답도 어떻게든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다사다난했던 무술년이 지나고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밝았네요.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해라고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재복이 넘치는 한해가 될 거라고도 하죠. 우리가 올 한해 꼭 이뤄야 할 목표가 있다면 무얼까요. 60년 만에 돌아오는 강한 재운을 잡아 돈을 벌어보는 것도 좋겠지만, 저는 다른 무엇보다 60년 묵은 패션계의 모순들을 비로소 극복하고 통합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이라고 하면 1959년이죠. 이 시기쯤 한국에는 ‘비너스’(1956년), ‘비비안’(1957년), ‘마담포라’(1958년), ‘엘칸토’(1957년) 등이 런칭되었습니다. 한국 패션의 태동기였고, 우리는 섬유수출을 기반으로 오늘날의 패션 생태계를 이루었습니다. 


수출이라는 기반은 우리에게 빠른 부유함을 가져다주었지만 OEM이나 ODM 기반위에 구축된 산업은 태생적으로 기획으로부터 소외되었고, 초기 한국 패션계는 섬세한 감수성보다는 생산, 제조 중심의 사고에 젖어 있었어요.


이 틀에서 벗어나 우리는 90년대에 이르러 비로소 브랜드 황금기를 맞았죠. 이 때 우리는 섬세한 감수성이 충만하다고 자부했지만, 돌이켜보면 이 당시의 섬세한 감수성이란 ‘해외출장’을 필수로 하지 않으면 갖추기 어려운 것이었어요. 쉽게 말해 패션산업은 여전히 본질적인 창의성과는 여전히 거리가 먼, 무언가를 보고 빨리 알아채는 능력을 중시하는 풍조에 젖어들었죠. 이 기이한 구조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은 인터넷이 보급되고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통합이 된 후 부터에요.


지금은 해외에서 무언가를 알아챈 다음 한국에서 펼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에서 창의적으로 생산한 제품들을 해외에서 펼쳐 팔아야 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해외 시장은커녕 한국 내수 시장조차 지키기 버거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어요.


다행히 우리는 다양한 비즈니스 스킬을 발전시켜서 이런 시기에도 어떻게든 매출을 끌어내고 판매를 유지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사업 환경은 우리에게 자꾸 같은 질문을 던져오죠. 당신의 마진은 대체 어디 있느냐고 말입니다.


점점 기업의 비용은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인건비는 물론이고, 고용관리에도 점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며, 익숙치 않은 이커머스를 포함해 꼭 해야 할 디지털 투자는 마치 빚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산업 구조를 다시 고마진으로 이끌지 않으면 미래엔 생존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박리다매의 저마진 구조로 전 세계 수천 개 매장을 가진 SPA들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건 지난 20년간 우리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익히 깨달은 바에요.


패션산업의 본질은 원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죠. 우리가 하는 건 예술은 아니지만 예술과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그림 그리는 데 드는 종이나 물감 값으로 그림 값을 매기지 않는 것처럼, 패션은 예술적 영혼이 있어야 고마진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 60년간, 돌이켜보면 한국의 패션은 이 작은 나라에서 참 많이도 팔렸습니다. 또 적어도 20년 전까지는 비교적 고마진을 인정받을 수 있었지요.


우리가 모르는 건, 20년 전이 아니라 바로 지금 2019년에는 어떻게 하면 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누구도 2019년을 미리 살아보지 않았으므로, 과거의 공식대로 하면 안 됩니다. 그 어떤 베테랑이라도 새로 학습하고, 새로 시도하고, 새로 실패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답이에요. 


과거를 버린다는 건 우리를 당황스럽게 만들죠. 경력이나 노하우들을 부정한다면 과연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걸까요?

이 질문은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어디서 출발해야 할지 모르기에 버리지 못해선 안 되는 것이거든요. 버리기로 마음먹고, 어렵지만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하는지를 이제 고민해야 합니다. 다행히도 우리가 진정 경력이나 노하우로 단련된 체질이라면 분명 이 어려운 답도 어떻게든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2019년, 여러분 모두가 멋진 답을 찾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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