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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미디어 민주주의, 데이터 권력과 소비권력 < 下 >
김수진의 패션 칼럼 < 18 >

발행 2019년 11월 04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김수진 패션 디자이너

 

'절대적 정보 권력'을 통해 빅 브라더가 세상을 지배 해 갈 것이라는 추측과는 달리, 미디어 민주주의 시대에 도래한 우리에게 가장 큰 변화는 '데이터 권력자'와 함께 링 위에 서게 된 '소비권력'의 등장이었다.

 

이 배경에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기 다른 미디어 도구를 내세운 SNS 플레이어들이 지평을 연 '파편화와 개인화', 그리고 '공유'라는 설계도가 있었다. 이는 일 방향의 정보전달이 아닌 동시다발 적 데이터 네트워크가 구조화되면서 그 안에 고스란히 담기게 되는 콘텐츠와 이를 소비하는 사용자라는 생태계로 실현되었다.

 

전통적 미디어는 독점적으로 옳고 그름, 선하고 악한 것, 아름답고 추한 것을 지목해왔다. 저 깃발만이 유일한 동경이 되는 방식에 사실 대중은 알고 있었다. 나와는 너무 먼 당신이라는 것을. 정보의 권력은 혼자서는 자정작용을 거칠 수 없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저 깃발만이 정말 진실인가'라는 적극적 의문을 품는가 싶더니, 급기야 밀레니얼 세대에 와서는 '관심 없음'으로 외면했다.

 

개인의 일상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일부만을 위해 존재하는 특권이 아니게 된 순간부터 이 일상을 소비하는 사용자들은 '나와 별다를 게 없는 조건, 환경' 등에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내 일상을 대입하고, 소비하고, 위로 받기 시작했다.

바로 '소비권력'이 작동하는 계기의 핵심은 '슈퍼노멀'이다.

 

전통적 미디어가 광고를 해대는 영업사원 이라면, 이 새로운 소비권력은 디지털 세상의 '지인'이다. 범접할 수 있을 정도의 동경과 함께 '나는 그 인물을 잘 알고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이 만들어내는 신뢰 말이다.

 

이렇게 게임의 구도가 바뀌자, 각각의 수많은 개인들은 미디어로서 채널화 되었고, 이를 소비하는 사용자들의 만족감과 욕구의 형태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졌다. 판매 랭킹 1등 상품보다 나와 비슷한 환경의 사람이 건네는 리뷰가 더 중요해 진 것이다.

 

이제 내가 믿을 수 있는 정보란 나와 유사한 또는 내가 그래도 범접할 수 있는 일상을 누리는 개인을 통해 그들과 공명하며, 그 공감이 보이는, 들리는, 맛보는 형태로 전달되는 정보이다. 그리고 이것을 곧 생활 안에 들여놓음으로써 우리는 소비한다.

 

상품을 통해 공감하고 싶은 타인과의 접점을 만들고, 이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증명해 나간다.

 

이미 우리는 인플루언서, KOL(Key Opinion Leader), 왕홍이라 불리우는 영향력을 가진 개인에 대해 수없이 들어왔다. 그렇다면 모바일 이커머스에 있어서 선두에 서고 있는 중국은 과연 이 '소비권력'이 어떠한 구조로 존재하고 있을까.

 

'따이옌전슈엔','대언진선'이라는 뜻의 폐쇄형 커머스는 B2B2C 플랫폼이다. 이곳은 웨이상을 플레이어로 십만을 두고 플랫폼이 철저하게 검증한 해외 상품만 판매한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2년만인 2017년 나스닥에 상장하더니, 그 다음해 타오바오, JD.com에 이어 중국 3번째 이커머스 앱으로 랭크가 되고, 2018년 거래액 68.6빌리언 달러 달성, 3년간 1,333% 성장한 회사가 있다. 바로 '핑두오두오(Pinduoduo)' 또한 B2B2C 플랫폼이다.

 

대신해서 좋은 상품을 알려주는 이가 플레이어로 담긴 플랫폼. 그저 단순히 인플루언서가 광고비를 받고 광고를 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판매를 하는 플레이어로서 책임을 가지고 판매수익을 가져가는 형태다.

 

즉 플랫폼은 '트래픽'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트래픽'을 빌려옴으로써 존재한다.

 

앞서 칼럼에서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데이터권력'과 '소비권력' 이 둘은 같은 링 위에 있는 대립자일까, 아니면 서로 다른 종과 횡을 지닌 권력 생태계일까.

 

패션 제조사들은 그저 남들 다하니,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해야 하는 걸까. 과연 '소비권력'과 '데이터권력'이 만나는 접점, 이 그라운드를 먼저 선점하는 곳은 어디가 될 것인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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