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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미디어 민주주의, 그리고 데이터 권력과 소비권력 < 上 >
김수진의 패션 칼럼 < 17 >

발행 2019년 08월 29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누군가의 인지구조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언제나 ‘큰 그림’과 함께 끝없이 ‘기준’을 만들어야 하며, 또 ‘실험’하고 애증이 될 정도로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

 

PC 환경에 이어 스마트폰에 익숙해짐에 따라, 초록색 네모 박스의 메인화면이 떠야만 인터넷이 연결되었거나, 브라우저가 작동한다고 인식할 만큼 우리에게 네모 박스는 디지털 인지 구조의 시작점이 되었다.


이 네모 박스는 한국인의 행동양식을 바꾼 기업이며, 언론사와 여러 사업자의 비즈니스 방식과 경험을 바꿨다. 겉으로는 네모 박스, 그 이면은 데이터 권력. 이것은 기존 체제의 종횡을 바꾸고, 무한한 서비스 확장성을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 이 네모 박스의 이름표에는 기술 플랫폼이라 적는다. 바로 ‘네이버’다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경지까지 도달하게 된 초록색 네모 박스의 과정, 이와 같은 경지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새로운 서비스들만이 그 고충과 속내에 공감할 것이다. 누군가의 인지구조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언제나 ‘큰 그림’과 함께 끝없이 ‘기준’을 만들어야 하며, 또 ‘실험’하고 애증이 될 정도로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오프라인의 행동양식이 디지털화될수록, 그리고 기술이 사람을 대신할수록 필연적으로 사라지는 업과 삶이 생긴다.


거기에 데이터 자본은 곧 권력이 되어 이들의 생태계에서 벗어나 다른 혁신을 도모하려는 반정서가 생기기도 한다. 그렇게 일부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발생된 것이 ‘반구글 정서’이다. 그 밑바탕에는 ‘국가의 핵심 역량인 지식 정보를 미국 기업이 독점하는데 따른 일종의 자기반성’이 깔려 있다.


그런데 네이버는 조금 다른 구석이 있다. 수없이 사람을 이해하려 해보고, 실험한 결과일까.


네이버는 생태계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트래픽을 만들기 시작했다. 유럽 진출 사례뿐 아니라, 투자문화, 스토어, 콘텐츠 판 등의 서비스 행보를 보아도 그들은 권력적인 ‘갑’이 되는 것이 전략적이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기존 생태계에 협력하고 연대하는 것이 그들의 패턴이다. 그들을 겪은 필자의 경험 또한 ‘실효 없이 얼굴마담이나 시키는’ 명분의 허상이 아니었다. 대기업이 갑자기 업에 들어와 돈을 벌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공생하여 함께 성장하는 사업모델이 무엇일지 고민한다.


또한 서비스와 데이터를 토대로 이용자들에게 리워드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공유경제를 만들겠다는 자처와 실천을 해내고 있다. 그렇게 경영에 있어 고정된 비전과 연간 매출 목표가 아닌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류에 ‘종’의 기준을 두어 ‘횡’이라는 플랫폼을 펼쳐낸다. 그들은 이렇게 기존의 행동 패턴과 패러다임에 변화를 중첩하여 쌓아내며 사람들의 인지와 행동을 변화 시켜왔다.


이들은 그렇게 트래픽과 데이터를 자본화 했다.


그렇다면 다른 플레이어들은 무얼 가져갔을까. 트위터는 ‘스낵 텍스트’를, 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유튜브는 ‘동영상’을 가져가며 트래픽과 콘텐츠를 자본화 시켰다. 그 결과, 킬러 콘텐츠 파편화, 개인화라는 시류, 즉 ‘미디어 민주주의’ 시대의 문이 열렸다.


미디어 민주주의는 한 명의 개인부터 거대 기업까지 모두가 각각의 미디어로서 ‘채널’화 되는 것이다. 이는 전통적, 독점적 미디어의 탑다운 방식으로는 메시지와 욕구에 신뢰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며, 트래픽, 욕구, 만족의 경험이 더 잘게 파편화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이를 배경으로 데이터 권력이 유효한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권력이 있다. 바로 ‘소비권력’이다. 두 권력은 같은 링 위에 있는 대립자일까, 아니면 서로 다른 종과 횡을 지닌 권력 생태계일까.


한국의 플랫폼 채널이 데이터와 트래픽 권력에 각각의 사업자를 얹혀 생태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면, IT 강대국이 된 중국은 이제 거꾸로 트래픽을 빌려오는 방법을 취해 소비권력을 플레이어로 둔다. ‘소비권력’과 ‘빌려오는 트래픽’. 아직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경지가 아닌 이 두 워딩이 어떻게 우리 삶과 연결되어 갈까. 그리고 이것은 패션 제조사에 어떤 패러다임을 요구할까. 다음 칼럼을 통해 짚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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