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현의 ‘패션과 금융’

사진=OpenAI

최근 업종에 관계없이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가 지피티(GPT), 챗지피티(ChatGPT), 지피티포(GPT-4), 대화형 AI 등일 것이다. 모두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챗봇에 대한 것으로, 대부분 사용 경험은 없어도 매일 뉴스와 SNS에 등장하니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필자도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고, 투자 관점에서도 잘 모르는 분야는 검토하지 않다 보니 아마도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과 비슷한 수준의 이해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불과 1~2년 전 챗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의 서비스를 사용해본 적은 있는데 물론 용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챗지피티와 비교하면 말장난 수준이었다고 평가할 것 같다.

이렇게 단시간에 전 세계적으로 모든 산업에 큰 충격을 준 서비스가 또 있었을까 싶지만 챗지피티를 만든 오픈AI는 사실 2015년에 설립되어 2018년 GPT-1을 시작으로 매년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해 고도화 해왔으며 최근 이슈가 된 것은 GPT-3와 GPT-3.5이다. 구글, MS, 네이버 등 검색서비스 대형 플랫폼들과 그들이 내놓은 챗봇 서비스들이 있어 사실 그것들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은 그 이상의 어떤 니즈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픈AI는 기존과 다른 개념의 서비스를 개발하여 무엇이 더 필요한지 아니면 더 편리할 수 있는지 니즈 자체가 모호했던 일반 사용자들을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했다. 사용자들이 불편함이나 부족함조차 몰랐던 기존 검색서비스에서 뭔가 부족한 서비스였음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 새로운 서비스에 빠져들게 했고, 지피티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위에서 전문 분야가 아닌 이슈를 논한 이유는 경영자와 투자자로써 문샷씽킹(Moonshot thinking)의 마인드를 잊고 지낸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존 F.케네디 대통령이 ‘달을 더 잘 보기 위해 망원경의 성능을 높이는 대신 아예 달에 갈 수 있는 탐사선을 만들겠다’고 했던 것과 같은 얘기다.

이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일에 도전하도록 하는 사고 체계이며 10%를 개선하여 이익을 얻는 대신 혁신적인 성과로 10배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구글의 기업 정신이기도 하다.

필자도 경영자 이전에 투자자로 수많은 창업자들과 만나고 투자하면서 기존에 있던 서비스를 개선하여 편의성으로 고객 수를 늘리고 과금하는 모델보다는 약간은 현실화 가능성이 의심되지만 산업 생태계를 변화시킬 수 있겠다 싶은 사업에 끌렸다.

챗지피티는 지금보다 더 편리한 검색 플랫폼을 만들기보다, 전혀 다른 방식의 접근으로 산업 생태계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수많은 후속 서비스들이 개발되어 사용자들의 편의성까지 크게 올려줄 것으로 생각되니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기업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몰입하여 성과를 내는 것도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그러므로 경영자로서는 이익률을 개선하고, 기업을 차근차근 성장시켜가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가끔 위와 같은 새로운 이슈 탐구를 통해 현재에 매몰되어 있는 자신에게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것을 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만 산업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