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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더현대 서울 |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모르는 브랜드로 채워라”
3대 명품도 없이 시작부터 성공적인 데뷔를 한 더현대 서울의 등장으로 업계에 크게 회자된 말이다. 이 말 그대로 기존에 없던 브랜드들로 채워진 지하 2층 영패션(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의 획기적인 시도는 20~30대를 다시 백화점으로 이끌었고, 백화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의 공식이 달라지는 계기가 됐다.
빠르게 달라지는 소비자 트렌드, 더욱 다양해진 구매 채널의 등장으로 오프라인은 고객들에게 ‘와야 할 이유’ 만들어주는, 지루하지 않은 새로운 방식의 공간에 대한 고민이 필수가 됐다.
특히 오래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MZ세대 유입은 핵심이다.
주요점을 중심으로 백화점 1층은 화장품 같은 관행으로 굳어졌던 공식이 깨졌고 MZ세대가 오래 머무는 놀이터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신 명품으로 불리는 럭셔리 브랜드와 온라인 기반 두터운 팬덤을 확보한 스트리트·디자이너 브랜드, 핫플레이스 F&B, 이슈 팝업, 전시 공간, 휴식 공간 등이 평 효율 높은 핵심 자리에 배치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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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에 위치한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 |
더현대 서울 이후 달라진 영업 공식
복종, 조닝별로 구분 짓던 것도 무의미해지고 있다. 트렌드, 무드가 중심이 되며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 ‘하이퍼 그라운드’, ‘뉴 컨템포러리’ 등 층별 컨셉을 중심으로 경계 없이 다양하게 채워가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수도권 주요 상권뿐 아니라 더현대 대구, 신세계 센텀시티 등 지방 요지까지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담기 위한 변화 폭을 넓히고 있다.
롯데백화점 MD전략부문 관계자는 “이제는 기존 노하우는 의미가 없다. 경험해온 것 중 본질이 되는 것을 빼놓고는 감각 싸움이 됐다”고 말했다.
백화점 영업 공식의 변화는 패션 업체들에게도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매출=인격’이라고 했지만 매출과 평 효율이 좋아도 유통이 말하는 트렌드와 무드에 맞지 않는다면 매장을 유지해가고 늘려가는 힘이 되지 않는다.
새로운 콘텐츠에 자리를 내주고 철수되거나 효율이 더 낮은 위치 이동이나 정규매장 대비 정리가 쉬운 장기팝업 형태로 전환되는 일들이 더 잦아지고 있다.
코로나 기간 집객력이 떨어진 오프라인을 대신해 키웠던 온라인 매출 비중은 비중이 클수록 ‘발길을 이끄는 힘이 약하다는 증명’이 되며 정리 우선순위가 되고 있다.
닷컴 매출 의존하는 브랜드 ‘철수’
이번 추동 시즌에도 영패션 조닝 내 기성 패션 브랜드 대부분이 백화점으로부터 2~3개점의 축소 통보를 받았다. 앞으로는 아울렛 등 백화점 이외 채널도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SNS 등 온라인이 유통사가 브랜드를 발굴해 육성하는 창구가 되고, 기존에 오프에 없던 1호 매장 유치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에 기성 패션업체들도 온라인 발 브랜드 공식처럼 온라인에서 출발하는 영타깃 신규 브랜드를 런칭, 주요 점 팝업스토어를 병행하며 알리고 향후 오프까지 확장해가는 전략을 선택하는 곳이 크게 늘었다.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 관계자는 “인지도를 확보한 기존 브랜드로 요즘 니즈에 맞는 젊고 감각 있는 변화를 하는 것보다 ‘듣보잡’이라도 신규가 유통사의 관심을 끌 만큼 영 패션 시장 판도가 달라졌다. 대세는 변했고 과거와 같은 입지 회복은 불가능한 만큼 동일 조닝 내 다수 브랜드를 전개하는 경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졌고 신규 런칭에 있어서도 기존 방식과 다른 접근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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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 현대 판교점 팝업스토어 전경 |
하루 비용 1300만원? 팝업에 줄 서는 시대
젊은 층 홍보에 지방, 외국인까지 불러들여
과도한 비용 상승, 대형사 편중 불만도 쌓여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팝업 매출만 150억을 거뒀고, 1분기 이미 연말까지 팝업 일정이 꽉 찰 정도로 입점 경쟁이 치열하다. 팝업스토어 성지로 불리는 성수동은 주말 40개가 넘는 많은 팝업이 가동될 만큼 인기다.
무슨 팝업이 이슈인지 찾아보지 않아도 더현대 서울에 가면, 성수동에 가면 웬만한 핫한 팝업은 다 볼 수 있다고 알려지며 전국 각지는 물론 외국인 방문객들의 엄청난 발길을 모은다.
핫한 성수동 안에서도 특히 핫한 팝업은 하루 임대료 1,300~1,500만 원의 높은 비용에도 줄을 선다. 더현대 서울도 마찬가지. 2주보다도 짧은 1주만 운영돼도 웬만한 정규매장 인테리어 비용은 명함도 못 내밀 억 소리 나는 비용과 오픈을 위해 필요한 많은 물량까지 투자하며 열을 올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매출보다 더현대 서울이 가진 높은 트래픽으로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많은 소비자 접점이 확보되는 것은 물론 이후 유통망 확장에 있어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경쟁이 더 활발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도 “과거에는 투자비용 BP를 계산해 얼마만큼의 매출을 내겠다가 기준이었지만 지금은 매출이 나오지 않더라도 의미가 있다면 과감히 투자한다는 것이 큰 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다양성, 기회의 형평성 측면에서는 아쉽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유통사 메인 대형 점포와 성수, 한남 등 핫플 로드 상권들의 팝업 경쟁이 과열되면서 팝업 운영비용이 가파르게 상승, 명품 브랜드와 대기업을 비롯한 자금력 있는 기업들만의 판이 돼 가고 있어서다.
패션업체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다른 영역, 다양한 브랜드들이 재미있게 돌아가야 소비자도 즐겁고 자금력은 크지 않지만 성장성이 기대되는 브랜드들이 육성될 수 있는데, 규모 있는 곳들이 경쟁적으로 나서며 비용이 계속 더 올라가니 이런 공간을 확보하느냐 못 하느냐가 부익부 빈익빈 싸움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속 가능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시적으로 열렸다 닫히는 매장인만큼 금세 뜯어내야 하는 비용 낭비와 쓰레기 배출이 지속 가능과는 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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