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일상과 문화를 찾는 개별 자유 여행 증가
관광이 소비로 연결되는 '인바운드 수출' 급증
[어패럴뉴스 이종석 기자]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래객은 1,894만 명을 기록했고, 올해 7월 누적 방한객은 지난해 동기 대비 21.3% 증가한 1,280만 명으로 집계됐다. 연말에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2,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7월 누계 외국인 관광 소비는 48.3% 늘었다.
K소비재는 이제 컨테이너와 항공화물로만 국경을 넘지 않는다.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 국내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해 출국하는 관광 소비가 소비재의 중요한 해외 확산 경로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7월에만 209만3,223명의 외국인이 한국에 입국했다. 중국인이 약 77만7,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33만 명, 대만 26만1,000명, 미국 15만 명 순이었다.
관광객 증가는 국내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외국인 카드 지출액은 10조38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0.8% 늘었다. 외국인 카드 소비가 누적 10조 원을 넘어선 시점도 지난해 9월에서 올해 6월로 석 달 앞당겨졌다.
소비는 면세점에서 도심 상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성수와 명동, 한남은 해외 소비자의 취향과 구매 반응을 국내에서 먼저 확인하는 테스트 마켓이 되고 있다. 올리브영과 무신사 같은 전문점부터 백화점, 편의점, 약국, 피부과, 팝업스토어까지 관광객의 쇼핑 동선에 편입됐다. 고가 면세품을 한꺼번에 사기보다 여러 매장을 돌며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을 체험하고 구매하는 소비가 강해졌다.
이 흐름은 수출과 내수의 경계도 허물고 있다. 관광객이 국내 매장에서 제품을 체험한 뒤 귀국해 온라인으로 다시 주문하면 국내 매출이 해외 수요의 선행지표가 된다.
면세점 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면세점 이용객은 664만4,000명으로 2019년보다 30.9% 적었다. 1인당 매출은 870.5달러에서 506.7달러로 41.8%, 전체 외국인 매출은 59.8% 감소했다.
중요한 것은 관광이 곧 수출 플랫폼이 되는 시대가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이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의 2024년 주요 국가별 관광 산업 규모에 따르면 한국의 관광산업 GDP 기여액은 약 730억 달러로, GDP 전체의 약 3.9%에 불과해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WTTC 기준으로 2025년 세계 관광산업 전망치는 11.6조 달러, 세계 GDP의 9.8%까지 성장했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세계 평균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는 반대로 성장 여력이 상당히 크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WTTC 수치는 관광객의 직접 지출뿐 아니라 공급망 효과와 관광산업 종사자의 소비로 발생하는 간접·유발효과까지 포함한다. 그래서 패션·소비재 산업의 관점에서 한국의 관광산업 GDP 비중이 낮다는 것이 단순히 다른 나라에 비해 관광객 수가 적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은 이제 막 K-팝, 드라마, 뷰티, 푸드, 패션이라는 문화·소비재 콘텐츠가 선순환을 이루는 구조에 진입하면서 문화 콘텐츠 → 관광 → 소비 → 재구매 → 수출로 이어지는 시대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관광산업은 2024년 3,105억 달러, GDP의 7.7%로 한국의 약 2배다. 일본은 관광을 지역 → 음식 → 캐릭터(콘텐츠) → 쇼핑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한국 역시 성수·한남·도산 → K-패션/뷰티 → F&B → 팝업 → SNS → 해외 온라인 구매라는 새로운 관광 소비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형 '관광 소비재 모델'의 시작이다.
강남점 글로벌 패션, 한국을 '오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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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강남 플래그십 매장에 설치된 전통 궁궐 단청과 기와에서 영감을 이무기 조형물 /사진=권도이 기자 kdiphoto@appareln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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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패션 업계가 한국의 서울을 주목하고 있다.
성수·한남·도산·홍대·명동에 이어 최근 광장시장·북촌·서촌으로 주요 거점이 확장되면서 글로벌 패션의 아시아 첫 번째, 세계 최대 규모 타이틀이 붙은 매장이 앞다투어 들어서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은 한층 더 진화하고 있다. 한국 연예인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하고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을 넘어, 한국 문화를 반영한 매장과 상품, 작가·문화 공간 협업 등으로 범위를 넓히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에르메스'는 한국 단청 문양에서 영감을 받아 갤러리아 명품관 웨스트 매장의 외관을 선보였고, 내부에는 K-팝의 요소를 적용했다.
같은 해 신세계 본점에 선보인 '루이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 매장도 한국의 색동을 모티베이션했다. 루이비통은 청담에 '르 카페 루이비통 서울'을 열고 한국과 프랑스의 미식을 결합한 메뉴를 선보였다.
'디올'이 DDP에서 진행한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전시는 한국 작가 작품과 브랜드 아카이브, 쿠튀르 작품을 함께 구성했다. 올해 3월엔 '코스(COS)'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패션쇼를 개최했고, 5월엔 매년 전 세계 패션계가 주목하는 샤넬의 '공방 컬렉션'이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열렸다.
상품에 깃든 한국적 요소도 이제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아디다스'는 한국의 탈에서 영감을 받은 ‘삼바 탈’을 출시했고, 김장 조끼를 연상시키는 퀼팅 재킷을 선보여 히트를 쳤다. 아웃도어 ‘살로몬’은 섬 진도를, ‘베이프’는 서울을 테마로 한 컬렉션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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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오픈한 '에르메스' 갤러리아 웨스트점(왼쪽), 지난 4월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자크뮈스 X 뵈브' 클리코 샴페인 런칭 행사(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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